두 주 전에 가까운 메릴랜드 베데스다 콩그레셔널 컨트리 클럽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경주 선수가 이번 주에도 브리티시 오픈에서 선두권을 유지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AT&T 내셔널의 우승이 최경주 선수에게 첫 번째 우승도 아니고 대회가 메이저 대회도 아니었지만 최경주 선수는 평소와 다른 특별한 미디어의 조명을 받았습니다. 주요 신문들이 최경주 선수의 배경을 소개하는 글을 싣고 스포츠 채널에서 생방송 인터뷰를 방영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 미국에 진출한 한국 운동선수들의 활동이 많이 눈에 띕니다. 특히 여자 프로 골퍼들의 숫자가 늘어서 때로는 상위 그룹의 대부분을 한국 선수들이 채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좋은 성적을 내고 우승을 한국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하는 일도 있습니다. 천재 틴 골퍼로서 여자 타이거 우즈라고 불리는 한국계 선수가 활동하고 있기도 합니다. 골프 뿐 아니라 프로 야구에서 먼저 한국 선수들이 활약을 보여 미국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최근 들어 한국인 프로 운동선수들이 미국 대중의 눈에 띄고 활약상이 주류 사회의 주목을 받는 중에서도 유독 최경주 선수의 부각은 남다른 점이 있습니다. 최경주 선수는 단순히 경기 기록에서 앞서서 우승을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쟁쟁한 동료 선수들과 미국 대중에게서 존경을 받는 선수가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식축구나 야구 같이 미국의 중산층이 가족과 함께 즐기는 스포츠에서 스타로 인정받는 것과 프로 골프에서 존경 받는 선수가 되는 것은 전혀 종류가 다릅니다. 골프에 가장 열광하는 집단은 미국 사회에서도 지도층이며 상류층이기 때문에 성실함과 좋은 성적을 넘어서는 어떤 것을 보여 주지 않으면 결코 진정한 존경을 얻지 못합니다.

최경주 선수는 동료 선수들에게 항상 좋은 평판을 받아 온 선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실하고 겸손한 자세에도 불구하고 결코 불편을 주지 않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로 함께 경기에 임하는 동료 선수들 뿐 아니라 경기를 개최하는 최고급 클럽 회원들과 프로앰 게임을 통해서도 항상 좋은 평을 듣고 있는 선수입니다. 적극적으로 영어를 익혀서 당당하고 성실하게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도 언론과 스포츠 계 인사들에게 좋은 평을 얻게 합니다. 이번에 우승을 하고 난 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인터뷰에서도 자연스럽고 당당하게 신앙의 이야기를 펼치고 반복해서 "주님"을 언급하는 바람에 대담자가 개인적인 신앙 체험에 대한 질문을 하게 만들었던 것도 최경주 선수가 얻은 존경의 수준을 보여 줍니다. 미국 언론 문화에서 개인적인 신앙을 언급하는 것을 절제하는 분위기에서 신앙 배경에 대한 질문을 한 것 자체가 최경주 선수를 자신들의 기준으로 평가하지 않고 이제 최경주 선수의 기준으로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사는 한인들도 최경주 선수에게서 교훈을 배워야 합니다. 잘 사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력을 과시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자식들 좋은 대학 보내고, 성공한 이민자의 신화를 쓰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살면서 존경 받는 일을 해야 합니다. 미국의 주류 사회와 미국의 지도층 사람들을 흉내 내면서 그들을 따라 잡으려고 하는 노력에서 이제 한 걸음 더 나가서 존경받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실력 없이 되지 않는 일이지만 실력만 있다고 되는 일도 아닙니다. 품위를 지킬 줄 알아야 하고, 정직하고 솔직하게 진정을 표현하여 인간적인 신뢰를 얻어야 하며, 자신 만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유익을 구하고, 세속적인 가치를 뛰어 넘는 고구한 가치 추구를 보여 줘야 합니다.

얼마 전에 김미현 선수가 우승하자마자 자신의 상금의 절반을 토네이도 희생자들을 위한 성금을 쾌척했을 때 기자가 물었던 첫 번째 질문은 피해 지역과 연고가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런 연고가 없다고 하지 더욱 의아해하면서 그 동기를 물었던 기자에게 신앙적인 이유를 대면서 미국에 대한 감사한 마음에서 했다는 말을 들려주었을 때 여자 골프 계 뿐 아니라 미국 사회 전체가 큰 감동 (결코 잔잔한 감동이라고 표현하고 그칠 수 없는)을 느꼈습니다.

우리 교회 성도들이 신앙인으로서, 미국의 시민으로서 존경 받는 삶을 보여 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교회가 그저 자랑스러운 교회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존경받는 교회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실력과 능력 없이 될 수 없는 일이나 실력과 능력만으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존경받을 만한 일을 이루는 교회가 되기를 기대하고 소원해 봅니다.

/글 장세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