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 그래함 목사. ⓒ빌리그래함전도협회(BGEA).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 ⓒ빌리그래함전도협회(BGEA).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가 "미국이 크리스마스를 둘러싼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함 목사는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빌리그래함전도협회(BGEA)가 발간하는 월간 디시전(Decision)의 12월호에 낸 특별기고를 통해서 "미국의 사회문화적 환경이 기독교와 크리스마스 정신에 적대적인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며 반기독교적인 환경 가운데서 크리스마스의 본질을 수호해야 하는 상황을 "전쟁"에 비유했다.

그래함 목사는 특히 크리스마스에서 기독교적 색채를 없애려는 무신론 단체들의 움직임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지난 수십년 동안 크리스마스에 적대감을 표출하는 사례들이 점차 증가해 왔고 이러한 공격이 최근 들어서는 전쟁의 양상을 띠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래함 목사는 "크리스마스 전쟁의 핵심은 크리스마스 그 자체가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에 관한 것, 그리스도와 그를 따르는 교인들에 대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렇기에 그는 이러한 공격은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한 배타적 진리에 대한 증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짚었다.

최근 거세지는 무신론 단체들의 공격 속에서 공립학교를 포함한 공공기관에서는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크리스마스를 기독교적으로 기념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크리스마스를 언급하거나 관련 행사를 열 때도 기독교적 표현들을 모두 빼고 단지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휴일의 의미만이 부각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그 예로, 피츠버그 시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스파클 데이(sparkle day)'로 바꿔 부르고 있고, 미네소타 법원에서는 기독교적 상징이라는 이유로 크리스마스에 붉은 포인세티아 장식을 다는 것이 금지됐다. 메릴랜드 교육 당국은 지난 11월 투표를 통해서 공립학교 달력에서 크리스마스 표기를 빼기로 했다. 지역 무슬림 지도자가 이슬람 축일은 표기하지 않으면서 기독교 축일만을 표기하는 것에 반기를 든 데 따른 결정이라고 학교측은 설명했다. 또한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지역 교육 당국은 그래함 목사가 이끌고 있는 국제 구호단체 사마리아인의지갑(Samaritan's Purse)과 매년 크리스마스에 함께 진행해 온 해외 아동 지원 프로그램을 작년부터 중단했다. 사마리아인의지갑이 기독교 단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래함 목사는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지역 사회와 학교, 상점 등이 크리스마스에서 기독교적 색채를 제거해야 할 수많은 이유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며, "예수 그리스도와 관련이 있는 기독교의 노래, 기도, 그리고 다른 모든 영적인 활동들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많은 무신론 단체들은 공공기관과 공립학교들의 행사에서 기도나 성경구절의 사용 등 기독교적 활동을 문제 삼으며 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압박을 가해 왔다. 기독교인들의 권익을 옹호하고 있는 법률단체 미국자유수호연맹(ADF)는 최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미국 전역의 1만3천여 지역 교육 당국들에 '크리스마스 정신의 표현은 지극히 합헌'이라는 점을 설명하는 서한을 보냈다.

단체는 이 서한에서 "지금껏 그 어떤 법원에서도 미국 헌법이 공립학교에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고 축하하는 일을 금지하는 결정이 내려진 적이 없다"며, "모든 학교가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것을 허용받아야 하고 또한 크리스마스 정신에 따라 가난한 이웃을 도울 수 있는 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독려했다.

한편, 크리스천포스트는 이달 초 미국 주요 무신론 단체 중 하나인 미국의무신론자들(American Atheists)이 기독교 영향이 강한 남부와 중서부 '바이블 벨트(Bible Belt)'에서 크리스마스를 부정하는 내용의 옥외광고 캠페인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내건 광고판에는 산타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쓰는 어린이의 사진과 함께 "산타 할아버지께, 이번 성탄절에 받고 싶은 선물은 교회 빠지기예요! 동화 들을 나이는 지났거든요(Dear Santa, All I want for Christmas is to skip church! I'm too old for fairy tales)"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러한 캠페인은 멤피스, 내슈빌, 세인트루이스, 포트스미스 등지에서 시작해 밀워키 쪽에서도 이 지역 무신론 단체인 자유사상가들(Freethinkers)가 지지 아래 전개되고 있다. 특히 광고판은 학교나 교회와 가까운 주택가 쪽에 집중적으로 설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번 캠페인의 주요 대상이 미국의 기독교 가정들이라는 점을 보여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