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캘리포니아 브롤리 유니언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연설하는 브룩스 햄비.
지난 6월 캘리포니아 브롤리 유니언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연설하는 브룩스 햄비.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고등학생이 졸업식 연설에서 기독교적 언급을 하는 것을 금지 당해 논란이 일어난 가운데, 지역 교육 당국이 이러한 조치에 대해 사과하는 대신 자신들은 "특정 교파에 대한 거론을 막을 의무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브롤리 유니언 고등학교(Brawley Union High School) 출신의 브룩스 햄비(Brooks Hamby)는 지난 6월 졸업식에서 연설을 전하며, 기독교적인 표현을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캘리포니아 교육 당국의 지침을 어기고 개인의 신앙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자신의 기독교적 신념을 주제로 연설해 미 전역에서 화제가 됐다. 그가 연설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은 한달이 지난 지금도 온라인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햄비를 변호하고 있는 법조 단체인 리버티 인스티튜트측은 캘리포니아 교육 당국이 그에게 연설 내용에 대한 제재를 가한 점을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또한 향후 공립학교 졸업식에서 연설하는 학생들이 햄비와 같은 종교적 제재를 당해서는 안된다며 정책을 바꾸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교육 당국의 변호인단은 15일(현지시간) "공공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정교분리의 원칙에 따라 세속적 성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제재가 의무사항"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들 변호인단은 10쪽 가량 분량의 서한에서 "제9순회항소법원과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서는 공립학교의 연사로 나서는 학생은 기도를 인도하거나 특정 교파적 표현이나 개종에 관한 내용을 연설할 어떤 헌법상의 권리도 없다는 점이 인정되고 있다"며, "교육 당국이 햄비의 연설에서 기도나 교파적이고 개종을 유도할 수 있는 내용이 배제되도록 한 것은 이들의 합법적인 의무로서 국교 금지 조항의 위배를 피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리버티 인스티튜트의 제레미 디스는 브레이트바트 뉴스(Breitbart New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역 교육 당국이 햄비와 그의 변호인들이 사과를 요구하며 보낸 서한에 대해 외부 법조 회사의 도움을 받아서까지 대항하고 있다는 점에 놀랐다"며, "특히 당국이 이 회사와 최소 3년 이상인 계약을 했다는 점은 더욱 믿을 수가 없다. 마치 긴 여정을 미리 염두에 둔 듯하다"고 말했다.

디스는 햄비에 대해서는 "그는 매우 훌륭한 학생이다. 나는 그가 앞으로 큰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햄비는 최근 18세가 되었으며 다가오는 가을부터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학업을 이어가게 된다.

리버티 인스티튜트는 지역 교육 당국에 맞서 소송을 이어갈지의 여부를 햄비와 함께 고려 중에 있다고 밝혔다. 햄비는 지역 언론들에 자신이 "충격을 받았으며 놀랐다"고 밝히면서, "이러한 상황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리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디저트 리뷰(Desert Review)에 "이 모든 상황이 나에게는 좋은 배움의 경험이 되고 있다"며, "이 일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종교자유를 지키는 일에 나서는 것이 옳은 일이며, 교육 당국이나 학교의 제재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신의 신앙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역시 옳은 일임을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 학교측이 우리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이러한 행동들이 합법적이지 않다는 것이고, 이는 불행한 일이다"고 밝혔다.

햄비는 자신이 전한 연설에서 동료 학생들에게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지키는 일에 나설 것"을 격려했다. 그는 학교측에 연설문 초안을 세 번 제출했지만 모두 제재를 당했고, 연설에서는 네 번째로 작성한 초안에 따라서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살아가면서 우리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요구 받을 때가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의 양심과 옳은 일을 하기 원하는 마음을 저버리는 일을 하도록 요구 받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땅의 소금이 되자. 더욱 굳건해져서 우리의 신념을 위해서, 옳은 것을 위해서, 윤리를 위해서, 도덕을 위해서, 그리고 신성한 믿음을 위해서 수호자의 자리에 서자.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선한 것을 지켜는 일에 나서자"고 연설 당시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