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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선교단 이영선 단장.ⓒ이재학 기자 | | | |
장애를 가진 이영선 단장, 그의 신앙과 사역
장애인을 섬기고 돌봐야 하는 자리에 있는 이영선 단장 또한 가슴 윗부분만 움직일 수 있는 중증 장애인이다. 이런 그가 장애인 사역을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
“81년도 주재원으로 미국에 왔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장애인이 됐습니다. 회사의 배려로 장애를 가졌지만 고위직에도 오르고 이사까지 됐다가 조기퇴직 했죠. 남가주에는 쉬면서 신학을 공부하고 싶어서 왔는데, 밀알선교단 이사로 섬기고 있다가 7년 전 하나님의 강권적인 역사로 밀알선교단 단장직을 맡게 됐습니다.”
-장애를 갖고 장애인사역을 하는데 어떤 장단점이 있나?
“우선 장애여부가 장애인사역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하나님 앞에 어떤 부르심과 소명을 받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장애를 갖고 있으니 일단 장애인들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다. 반면 심방이나 외부적 활동을 많이 할 수 없다. 비장애인라면 고민도 안될 일이지만 내가 한번 심방을 가려면 그 집에 문턱은 높은지, 휠체어를 타고 들어갈만한 곳인지 고민이 된다.
장애인사역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장애를 가졌는가 보다는 ‘내 안에 상처가 치유됐는가, 내 안에 주님께서 주시는 평안이 있는가’라고 믿는다. 자기 상처를 안고 힘들어 하면서 다른 이들을 돕는다고 나서는 이들이 있다. 치유 없는 사역은 하나님께서 원하시지 않는다. 상처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역에 그것이 묻어 나올 때 문제가 생기곤 한다”
이영선 단장은 ‘장애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은혜의 대상’이라고 단정지었다. 세상에는 장애를 극복하고 훌륭하게 자기 삶을 사는 이들이 많지만, ‘극복’했다고 그들 안에 진정한 ‘평안’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평안’을 얻을 수 있을까? 이영선 단장은 “예수님과 함께 할 때 진정한 평안이 내 안에 찾아온다”고 답했다. 사고를 당하고 10년간 방황했다는 이 단장 또한 그리스도께서 허락하신 평안을 얻기까지 수많은 갈등과 마음의 아픔이 있었다고 한다.
“저는 비록 사고를 당해 장애인이 됐지만 세상적으로는 부러울 게 없는 조건이었습니다. 직장에서도 여전히 고위직에 근무했고, 많은 장애인보다 앞서 나가는 모본 같은 사람이었죠. 하지만 제 안에 평안을 찾기까지는 10년이 걸렸습니다. 요한복음 14장 27절이 제게 해답이 됐습니다. 예수께서 허락하신 평안은 세상에서 주는 행복의 조건이 아니라 그분 안에서 누리는 기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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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선교단 사역자. (윗줄)이은하 간사, 김선미 간사, 임광선 장로 (아랫줄) 이영선 단장, 구자혁 실장.ⓒ이재학기자 | | | |
남가주밀알선교단의 사역현황
최근 남가주밀알선교단은 LA, 오렌지카운티, 동부LA지역에 이어 얼바인에도 사랑의교실을 열고 발달장애인 섬기는 사역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밀알선교단의 사역에 대해서 들어봤다.
-‘사랑의교실’은 어떤 프로그램인가?
“사랑의교실은 발달장애아동을 돕는 데이케어 프로그램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4시까지 봉사자들이 일대일로 장애아동을 돌보고 이들에게 맞춰 전문적인 교육을 체계적으로 합니다. 이들을 돌보면서 가족의 신앙과 아픔을 위로하고 커뮤니티의 사랑을 나누고 있습니다. 또 전문적인 세미나와 신앙적인 부분을 동시에 제공해 신앙을 잃고 마음의 평안이 없는 가족을 교회와 연결시켜주는 다리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오픈한 얼바인 사랑의교실은 얼바인지역 부모님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사랑의교실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해서 생겼습니다. 한 지역에서 10가정 이상이 모여 요청하면 교사와 간사, 자원봉사자를 보내 사랑의교실을 만들어 주는데, 엄마들은 아이들을 태우고 프리웨이를 타지 않아도 되고, 부모님들이 사랑의교실의 든든한 지원자가 됩니다. 이렇게 밀알선교단은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언제든지 달려가 섬기는 일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어떤 사역을 하고 있나?
“발달장애아동을 위해서는 사랑의교실을 운영하고 있고, 지체장애인들을 위해서는 ‘동기부여’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매년 장학금을 수여해 자신의 문제를 딛고 일어나 성숙하도록 돕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각 지역에서 정기모임으로 예배를 드리고, 일년에 한번씩 밀알의 밤과 사랑의 캠프를 엽니다. 이외에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수어교실과 수어찬양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열렸던 사랑의 축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되는 흥겨운 잔치로 남가주지역에서 장애인을 섬기는 단체와 교회들이 연합해 펼치는 축제의 장입니다.”
한인장애인은 한인사회가 품고 섬겨야 한다
처음 장애인 사역을 시작할 때만 해도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거의 없어 쉽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는 어떻게 또 얼마나 변화됐을까?
“미국주류사회는 14.9%가 장애인이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미주 내 한인사회는 7.5%가 장애인으로 통계가 나왔습니다. 이민초기 건강한 사람이 중심이었기 때문에 미국 내 한인장애인은 주류사회에 비해 적었습니다. 하지만 이민 2세대가 늘면서 발달장애인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미국의 장애인 복지혜택을 받고자 이민을 택하는 장애인들도 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면 미주 한인사회 장애인비율도 주류사회와 비슷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인사회 분위기는 굉장히 보수적이고 유교적입니다. 신앙생활을 해도 신앙과 괴리된 또 다른 유교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유교에서는 ‘불효’가 가장 큰 죄악인데, ‘장애는 불효’라는 잘못된 인식이 여전합니다. 또 체면 때문에 장애를 가진 자녀가 있는 경우 쉽게 공개하지 않습니다. 장애를 죄의 대상으로 보면 해답이 없습니다. 사회에서 장애를 대하는 시각이 바뀌어야 합니다. 또 신앙공동체에서 먼저 장애인들을 품어 더 이상 소외되지 않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영선 단장은 부모가 더 이상 장애인 자녀를 돌보지 못할 때 이들을 돌봐야 하는 책임은 한인사회에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모들부터 자녀들에게 변호사와 의사만 되라고 할 것이 아니라 자녀들이 사회복지사나 특수교육자 등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 한인전문인력으로 성장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이끌어 줘야 한다는 게 이 단장의 생각이다.
“하지만 점점 한인교회와 부모들의 생각이 변화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모임을 하고 싶어도 교회에서 쉽게 장소를 허락하지 않으셨는데, 이제는 먼저 열고 연락해오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교회에서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으신 분들이 도움의 손길을 보내옵니다. 최근에 열렸던 사랑의 마당축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여 함께 어울리고,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고치는 계몽의 자리로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다음세대로 이어줘야 하는 과도기,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감당해 나갈 것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영선 단장은 “지금까지 한 것에 비해 하나님께서 많이 채워주셨습니다. 1세 중심의 사역에서 이제 1.5세 2세로 넘어가야 하는 과도기를 맡았는데, 이것이 큰 과제이지만 지나온 사역도 하나님께서 인도해주셨듯 앞으로의 사역도 하나님께 맡기고 주어진 만큼 충실하게 감당해 나갈 것입니다”라고 고백했다.
끝으로 이영선 단장은 “미국이 한국에 비해 복지혜택이 좋기 때문에 신분이 안정적인 장애인 같은 경우 동기부여가 잘 안됩니다. 자신이 받은 은혜만큼 나누는 것에 앞장서야 묵어지지 않고 발전합니다. 신앙적으로 정체성을 찾고, 롤 모델로서 많은 이들에게 도전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라며, 장애인들을 향한 아낌없는 배려와 사랑을 나타냈다.
<남가주밀알선교단은 1997년 창립되어 현재 140여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다. 주소는 7212 Orangethorpe Ave. Ste. 7A Buena Park, CA 90621 문의전화는 714-522-4599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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