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기록은 성령으로 시작됐다. 성경의 문자가 마음에 박혀 이해되게 하는 것도 성령의 역사다. 따라서 성경을 보기 위해선 먼저 성령의 사람이 돼야 한다. 그러나 이보다 선행돼야 할 것이 있다. 성경이 기록된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배경, 그 의미를 사실 그대로 보고 오늘에 비추어 봐야 한다는 것이다.

2009년 ‘바울의 길 나의 길’로 이름을 알린 이백호 목사가 신간 ‘순례자의 길(부제 성지 이스라엘을 찾아서)’를 펴냈다.

앞선 책이 바울의 선교지 60여 곳을 조명하고 있다면, 이번에는 이스라엘을 11일 동안 집중적으로 순례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발자취를 그대로 담아냈다.

예수님의 고향 나사렛에서부터, 갈릴리·사마리아·거라사·베들레헴·베다니·여리고·골고다 등 성경 속 성지(聖地)로 초대한다. 독자들로 하여금 책에 실린 사진과 설명만 봐도 기독교의 역사를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책에 담긴 사진만 8백여 장이다.

“여기가 갈릴리야, 갈릴리! 어느새 내 곁으로 다가온 말씀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시고, 흉흉한 바다를 꾸짖으시며, 물 위를 걸으신 현장으로 나를 데려간다.”

이백호 목사는 “(성지순례를 통해) 성경이 허구나 신화가 아닌, 실제적 역사임을 알리고 독자들이 최대한 성지순례에 대해 글과 사진으로 경험할 수 있게 꾸몄다”고 전했다.

이번 답사 여정 가운데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그는 단연 나사렛 산이었다고 했다. “회당에 있는 자들이 이것을 듣고 다 크게 화가 나서 일어나 동네 밖으로 쫓아내어 그 동네가 건설된 산 낭떠러지까지 끌고 가서 밀쳐 떨어뜨리고자 하되 예수께서 그들 가운데로 지나서 가시니라”(눅 4:28~30) 이 목사는 이 구절을 읽을 때마다 생각했다고 한다. 다른 모든 것은 다 변했을지라도 자연은 변하지 않기에 예수님을 밀쳐 떨어뜨리려 했던 낭떠러지는 그대로 있을 것이라고.

그 길은 비교적 완만했다. 벼랑에 깔려 있는 바위들은 세월의 풍설(風雪)에 시달리며 하얀 대리석으로 변했다. 저자는 “나사렛 사람들이 예수님을 죽일 작정으로 이곳으로 끌고 온 것을 보면 이곳 사람들이 참 잔인했다는 생각에 치가 떨린다”고 했다.

이 책은 ▷성서의 고향을 찾아서 ▷족장의 길목에서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그리운 갈릴리의 회상 ▷긴장이 감도는 예루살렘 등 총 5부로 구성돼 있다. 책은 올 컬러로 제작됐고 성지로 향하는 순례객이 활용할 수 있도록 포켓용으로도 따로 제작했다.

강영석 목사(성화장로교회)는 출판기념회에서“이 책은 성경을 증거하고, 변호하고, 나타내는 안내서다. 예수가 역사의 중심이라고 말하는 책이다. 예수가 메시야라고 선언하는 책이다. 예수가 성육신하신 하나님이라고 발언하는 책이다. 예수님의 발자취와 흔적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산 증거이므로 값지다”고 표현했다.

한편, 이백호 목사는 1971년 한국대학생선교회(CCC) 간사로 헌신하다가 1985년 미국으로 이민와 뉴욕 동산 장로교회 전도사와 LA 갈보리중앙교회 담임목사를 역임했다. 1995년 심장개복 수술에 이어 2008년 대장, 소장, 맹장에 퍼진 암을 제거하는 수술 등 여러 차례 병마와 투쟁하면서도 기록에 대한 뜨거운 사명감으로 목숨 건 순례의 길을 이어왔다.

이백호 지음. PCMG. 문의 (310) 329-27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