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에피소드는 익명성을 위해서 당사자들의 신분과 이름, 상황 등은 각색이 되었음을 알림)

황연숙씨는 50대 초반의 전문직업을 가진 여성이다. 남편과의 관계가 안정치 못하고 좋을 때와 나쁠 때의 기복이 너무 심하여 정말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과 피곤한 생각이 너무도 많이 든다. 남편도 자기의 전문직업이 있어 각자 직장생활을 해 온 지가 25년여 정도의 시간이 넘는다.

각자 자기 일을 하는 전문인이라 함께 벌어 두 사람의 재정적 수입은 넉넉한 편이었고, 재정지출 문제를 돌보는 일들도 공평하게 나누어서 합의된 대로 지출을 해서 별 문제가 없다. 허나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없어 자녀양육과 관련한 재미도 없었고, 그와 관련한 여려움도 경험한 기억이 없다. 게다가 어떤 일들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에서 자기 주장을 하는 일들이 신혼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여전히 갈등의 평행선으로 이어오고 있다.

지금에 와서 이혼하고 어떻게 해야 하겠다는 무슨 특별한 계획이나 다른 사람을 만나겠다는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부부관계는 그저 명목상이고 각자 상대방을 이해할 수 없다고 포기해 버린 마음의 상태는 무미한 관계를 이어가게 할 뿐이었다. 큰 집에 살면서도 소위 편의를 위해서 각 방을 써 온지도 오래 되었다. 이 지겨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으로 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혼자서 상담실을 찾았다. 상담자의 질문에 대한 연숙씨의 첫 응답은, ‘ 어쩜 사람의 생각이그렇게 다를까요?’였다.

연숙씨의 부부관계는 상대방과의 차이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상당히 자주성이 강한 두 사람이 조화나 양보보다, 자기 주장만 되풀이하며 고집하여 불편한 관계를 굳혀 버린 상태였다. 서로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상대방, 자기생각에 사로잡힌 상대라는 상대방에 대한 인상만을 갖고, 극복할 수 없고 무의미한 관계의 연장같은 부부관계를 25년 정도를 계속해 온 것이었다. 각자 자기의 직장의 전문적 영역이 있어 그 일들에만 매달렸고, 부부는 기계적인 상태, 형식적인 관계만을 유지해왔고, 자식이 없으니 무슨 일들을 함께 협력하고 머리를 맞대고 풀어온 공통의 경험들이 없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실상 연숙씨 부부의 문제는 남녀의 차이를 잘 이해하거나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일이 너무도 미숙하여서 조화를 이루고 좋은 의미에서 타협들을 도출해 내는 일이 어려웠던 삶을 살아왔던 것이다. 사실 남자와 여자는 상당한 차이점들을 가진다. 일반적으로, 남자는 가정을 돌보되 보호하고 필요를 제공하며, 주요한 일들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당사자가 되는 한 편에, 여러 가지 세세한 일들에 주의를 기울이고 돌보는 섬세한 면이 통상 약하고, 직선적이며, 충동적이고, 실행적이다. 반면에, 여자는 남자들의 전통적 특성들에 따라 제공되어지는 것들과 보호아래, 가정의 안정성을 도모하고, 세세한 일들을 돌보며, 유지 관리한다. 허나, 감정상 무드에 민감하고 정서상으로 예민하며, 다소 피동적, 수용적, 추종적인 특성들을 통상 보인다고 이해된다.

물론, 이런 특징들의 묘사는 개인이나 관게의 양상에 따라 현저하게 다를 수 도 있거나, 전혀 반대가 되는 경우들도 있을 것이다. 개인차이는 더더욱 다양한 것이어서 결국 한 개인을 놓고, 판단을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상기의 특징들을 생각해 보는 일은 남녀가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한 실마리들을 제공한다. TV의특정프로그램이나 스포츠경기에 빠져 있는 남편을 향해 중요한 대화를 하려고 하는 것이 얼마나 지혜롭지 못한(?) 일인지, 아내의 기분은 안 살피고 어떤 요구만하고 기대하는 일이 얼마나 둔감한(?) 일인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정작 우리들의 문제들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함께 이해하고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태도만 있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문제의 크기보다 그리 심각하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다. 매사를 바라보는 우리의관점의 자리를 잠깐 바꾸면 정말 세상이 달라져 보인다.

우리는 남들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일들과 우리들 자신들을 이해하는 일들에 있어 얼마만큼 효율적일까? 개인적인 대인관계에서든, 부부관계에서든 상대방의 독특한 점들을 얼마나 이해하고 수용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