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40 대의 목사 사모입니다. 결혼하면서 남편이 바로 신학교를 갔습니다. 저희는 결혼하면서부터 신앙의 칼라가 다르다는 이유로 많이 싸웠습니다. 남편은 공부하는 사람이고, 아내인 저는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사람입니다. 돌아보면,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살 수 없는 날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오랫동안 참고 기다렸지만, 남편은 저의 신앙을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내가 분별이 없어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겠지마는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남편은 너무 외골수적이어서 책에서 나오지 않은 것은 인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서로 다른 면이 도움이 될 때도 있었지만, 자기를 주장하고 나갈 때는, 곧 싸움으로 이어집니다. 저는 더 이상 살 수가 없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은혜스럽게 헤어져야 하는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말의 뜻과 의미도 알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듣기 좋아하는 소리만 듣기 원하는 남편에게는 더 이상 희생도 헌신도 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내 남편이 갖고 있는 그 책이 바로 남편의 우상입니다. 언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헤어져야 할지 가르쳐 주십시오.

A: 결혼하고 나서 남편께서 바로 신학교를 가셨다고 하니, 그 동안 남편의 뒷바라지로 많이 힘드셨겠습니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볼 때,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살 수 없는 날들이 너무 많으셨다니, 사모님의 외로움이 깊이 느껴집니다. 기도하면서 얻은 신앙의 세계를 이야기해도 남편이 잘 이해하지 못할 때 많이 답답하고 안타까우셨겠습니다. 이제 더 이상 견디기가 어려워 남편과 헤어질 것을 생각하고 있으시다니, 저 역시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가 없습니다.

얼마나 지치고 힘드시면 그런 생각까지 하게 되셨겠습니까마는, 결론적인 말씀부터 드리자면, 하나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임의로 나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두 분은 일반인이나 평신도가 아닌 목회자 부부입니다. 목회자 부부는 하나님의 특별한 목적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맺어 주셨다고 믿기 때문에, 사람이 임의로 헤어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성경이 허용하고 있는 이혼은, 남편이나 아내가 성적인 부정을 저지를 때입니다. 또한 매우 드문 경우로, 남편이나 아내가 불의의 사고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거나, 심각한 정신 장애로 더 이상 목회 활동을 할 수 없는 경우들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합의에 의해서 은혜 가운데 헤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목사님과 사모님의 경우는 전혀 다릅니다. 단지 목사님께서 세상 물정을 잘 모르시고 고지식할 뿐만 아니라, 기도보다는 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 사모님과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 점입니다. 편지 글에서 느껴지는 것은, 사모님은 신비주의자는 아니지만,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 앞에 더 가까이 나가시려고 하고, 하나님 앞에서 주의 일을 하려고 하시는데, 어떤 일로 남편과 보는 시각차가 커서 다툼이 일어날 때, 더 이상 그것을 감당하기 어려우신 것 같습니다. 제가 느껴지는 것은 사모님께서 지치고 힘들어서 헤어짐을 생각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목사님을 미워하는 것은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오히려 남편의 영적 미숙함 때문에, 더욱 안타깝게 느끼실 뿐이라고 여겨집니다.

사모님께 몇 가지 권면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신앙의 깊은 경지에 들어간 사람들도, 개인적인 성격차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하는 사람들 중에도 어떤 사람은 성격이 급하고 다혈질인데, 어떤 사람은 말이나 동작이 느리고 우울증적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성경에서 대표적인 경우가 베드로와 예레미야나 엘리야를 들 수 있습니다. 베드로는 다혈질의 사람이고, 예레미야나 엘리야는 우울 기질을 갖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둘째, 목사 안수를 받은 목회자라고 해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목회자 역시 인간적인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성경의 많은 인물들처럼, 우리 목회자는 때때로 실수하고 실패하고 좌절하고 절망합니다. 다시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은 깊은 수렁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다시 일어나서, 부족하지만 목회 사역을 감당하는 것입니다. 셋째, 사랑의 문제입니다. 사모님께서 목사님께 느끼시는 것이 어쩌면 사랑의 결핍인지도 모릅니다. 남편께서는 분명히 공부도 많이 하시고, 가정이나 교회에 대한 책임감도 뚜렷한 분인데, 어딘가 메마르고 차가운 느낌이 든다면, 그것은 사랑의 결핍일 것입니다. 목사님께서 성장 과정 가운데, 풍부한 사랑을 공급 받지 못하셨거나,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랑을 전수 받았다면, 목사님께서 사랑을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으실 것입니다. 어떤 경우든지, 사모님께서 생각하시는 것보다 목사님 역시 외롭고 두려워서 자기 울타리내지 자기 방어의 벽이 강한 분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와 같은 사실들을 사모님께서 조금만 더 이해하시고 기도하시며 인내로써 대화하시면, 남편께서도 점점 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모습으로 변화되어 가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