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간된 저서 ‘위대한 설계(The Grand Design)’을 통해서 신의 존재를 부정했던 스티븐 호킹 박사가 이번에는 “천국과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은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동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15일(현지 시각)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 호킹 박사는 또한 “인간의 뇌는 부품이 고장나면 작동을 멈추는 컴퓨터와 같다”며 “고장난 컴퓨터에는 천국이나 사후 세계는 없다”고도 언급했다.

이렇듯 죽음 이후의 삶을 부정한 호킹 박사는 따라서 천국이나 사후 세계와 같은 것에 대한 생각을 멈추고, 죽음 이전의 삶을 최대한 영위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살아야 하냐는 물음에는 “우리의 행동이 최대의 가치를 갖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호킹 박사는 이 인터뷰에서 21세에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후 약 49년 동안 조기 사망의 가능성을 안고 살았지만, 이로 인해 “인생을 더 즐길 수 있었다”며 “죽음이 두렵지 않지만 빨리 죽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 전에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호킹 박사의 이번 인터뷰는 지난 해 ‘위대한 설계’ 출간 후 빚어졌던 종교계와의 갈등을 또다시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이 책에서 “우주는 중력의 법칙과 양자이론에 따라 무(無)에서 스스로 창조됐으며, 이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 신의 개입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해, 종교계의 반발을 낳았다. 당시 영국 현지와 미국을 비롯해 세계 종교계는 호킹 박사가 “과학의 역할을 망각한 채 신학의 고유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며 비판했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호킹 박사는 “우주는 과학에 의해서 지배받는다”며 과학의 완벽함을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