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기쁨이란 생소한 말이 될 수 있다. 존재의 기쁨에 대하여 알아보려면 존재의 순간이란 말에 대하여 알아보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쁨을 느끼려면, 오늘날 자신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순간을 갖고있음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존재하지도 않으면서 기쁨을 맛본다는 것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노인이 된 몸과 마음을 갖고는 있지만, 아직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되면 바로 기쁨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있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 존재의 순간은 물론 존재의 기쁨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인생 전반부인 50년은 20년 동안의 배우면서 크는 시기를 지난 후, 한 세대인 30년 동안의 활동을 거친 나이라는 이해는 필요하다.

사람들은 인생 50이면 배울 것 다 배우고 또 해 볼 것 다 해 보았다고 여기게 된다. 그러나 이 기간동안 장수와 건강이라는 개념은 상당히 흐려져 있었던 시기이다. 열심히 살아 오다보니 50세가 된 것이다. 장수와 건강에는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남자나 여자나 나이 50이 되면,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갱년기를 심각하게 맞이하기도 한다.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면서, 갑자기 본인이 늙었다는 사실에 대한 새삼스러운 확인을 하면서 당황하게된다. 여기에 조기은퇴라는 새시대의 조류까지 겹치게 되면 몸도 늙어가지만 사회적으로도 늙어간다는 실감에 젖게된다. 젊은이들을 상대로 경쟁하기에는 벅차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나이에 도달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 50이 되기 전에는 50 이후의 인생에 대한 생각을 해 보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생각하기 싫을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저물어 가는 세월이라고 여길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사회의 모든 문명은 젊음이 선이고, 젊음이 아름다움이며 젊음이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채색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젊음의 생각 속에 50세 이후의 인생을 넣기도 싫었던 것이다.

그러나 50세 이후에도 인생은 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인생 50세 이후에도 젊음에 못지 않은 역동적이고 생산적인 삶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계획하기에 달렸고 또한 추구하기에 따라서 모든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깜짝 놀라게 되면서 영국 작가인 버지니아 울프가 말한 존재의 순간(moment of being)을 느끼게 될 것이다.

진정한 인생은 50으로부터 시작이고 이에 대하여 알아보고 난 후에 대비를 해야한다.

인생 후반기는 인생 전반기에 투자해 놓은 자산으로 꽃을 피우는 시기이다. 인생 3막이 시작되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 인생 3막을 계획된 은퇴생활을 하면서 조용히 사라지는 길을 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생 3막은 그 동안 쌓아 온 모든 것을 바쳐 불을 태우면서 꽃을 피워보는 시기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존재의 순간을 맛보면서 존재하고 있음에 대한 기쁨을 만끽하면서 인생 후반기를 불태우려는 삶을 그려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