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10시 조지아 주청사 앞에는 애리조나식 법안 HB 87과 SB 40에 반대하는 1만여 명의 시위자들이 운집했다.

반대의견을 전달하고자 한인회와 한인상공회의소에서도 참석했으며, 많은 연설자 가운데 김의석 조지아상공회의소 회장도 연설했다.

특히 오후 1시경에는 일정에 없던 존 루이스 의원(민주, 조지아)이 깜짝 등장해 연설하면서 모든 시위자들을 놀라게 했다.

마틴루터킹Jr. 목사와 함께 흑인민권운동에 앞장섰던 루이스 의원은 “불법인 인류는 없다. 만약 누구라도 불법이라면, 우리 모두가 불법이다. 만약 누구라도 체포된다면, 나도 여러분과 함께 체포되겠다. 미국의 감옥은 우리 모두를 수용할 만큼 크지 않다”고 말하며 반이민법 시위를 지지했다.

이날 은종국 한인회장은 “불법체류자를 옹호하기 위해 무조건 반대할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이것은 인간의 외모로 평가하는 법을 방치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모두 하나님의 창조물로서, 피부나 겉모습을 가지고 판단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 애리조나에서 이미 증명됐듯이 경제적으로도 조지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인 민세원 씨는 “미국에서 태어나 이제까지 살고 있지만, 아시안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하는 법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해서 시위 자리에 나왔다”고 했다.

▲24일 애리조나식 법안 반대를 위해 조지아주청사에 운집한 1만여 시위대.
조지아라티노인권단체 ‘GLAHR’과 조지아 이민자 및 난민인권협의회 ‘GIRRC’에서 주관한 시위인 만큼 대다수의 시위자들은 히스패닉 계였으며, 연설자의 대부분도 히스패닉계 목회자 및 종교지도자들이었다. 히스패닉인들도 겉 모습으로 불법체류자로 여겨지는 인종차별적 법안에 강한 반대의사를 표출했다.

시위에 나온 히스패닉 계인 오스카 멜라라 씨는 “HB 87법안 반대를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이 법안은 모든 라티노는 불법체류자라는 전제를 두고 있다. 합법적 신분을 가지고 있어도 라티노라는 겉 모습 만으로 불법체류자라는 의심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반대의견을 밝혔다.

이번 HB 87법안 반대를 위해 ‘The Battery Community Empowerment’단체를 조직한 매릿자 데매인터논 씨는 “이 법이 통과되면 홈리스는 늘어나고 범죄도 늘어날 것이며, 경제적 도덕적으로 악 영향을 끼칠 것이 자명하다”며 “조지아 의원들의 이 같은 법안의 빠른 처리는 홀로코스트를 연상하게 한다. 특정 그룹을 희생양으로 내몰고, 미움을 발산하는 법안이다. 의원들이 더 큰 그림을 봐야 한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인권단체 ‘AFSCME(America Federation State County Municipal Employees)’에서 나온 쉐리 롸이트 씨는 “이민, 인권, 노동권, 경제는 모두 연결돼 있다. HB 87은 연방정부 법안에 반하는 위헌적인 법안”이라며 “이 법안이 통과된다 해도 계속해서 발효되지 못하도록 싸울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 20일 이뤄진 한인 교회 서명운동은 이번 주 금요일까지 한인회로 모아 전달할 예정이다. 아직 정확한 서명 개수는 계수되지 않았지만, 연합장로교회에서는 800여 명, 천주교회의 경우 300여 명의 서명이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인회 차원에서는 한국 지상사협의회 소속 대기업 20여 회사 대표들의 서명을 받아 조지아 주정부에 전달해 법안 반대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