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장학헌금을 드립니다. 우리 교회는 오래 전부터 년 일회 장학헌금을 드려 그 기금으로 2세 목회를 위한 인재를 길러 왔습니다. 한인 2세를 위해 목회할 인재가 많지 않다는 현실을 안타까이 여겼던 것입니다. 과거 몇 년 동안 2세 중에 마땅한 후보가 없어서 1세 신학생 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 왔습니다. 지난 해, 장학위원회는 다시금 본래의 취지로 돌아가 2세 목회를 위해서 헌신할 사람들을 지원하기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우리 교회는 지난 4년 동안 교회 학교를 전담하는 목회자 없이 지내왔습니다. 전임 목회자를 찾으려고 많은 노력을 했으나 마땅한 사람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훌륭한 평신도 교사들이 많이 있어서 교회 학교 운영에 별 지장을 받지 않았지만, 그로 인해 교사들은 지나친 짐을 짊어 져야 했습니다. 그만큼 어린이 혹은 청소년 목회에 전문적인 준비를 한 목회자들이 적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실력 있고 영성 깊은 목회자를 찾는 것은 별을 따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런 현실을 생각하시고 장학 헌금에 마음을 담아 참여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때로, 교우들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 아이가 너무 교회에 빠져서 혹시나 신학교에 간다고 할까 싶어 걱정했습니다.” 능력 있고 실력 있는 목회자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도, 막상 자기 자녀가 신학교에 가겠다고 하면 머리를 싸매고 말립니다. 만일, 자기 자녀가 목회자가 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되어 반대했다면 잘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네 실력 가지고 목회자가 되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말을 목회자가 하면 곧이 듣기지 않겠지만, 한 번 주어진 인생을 의미 있게 살아가는 데 있어 목회는 가장 좋은 길 중 하나입니다. 믿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만, 적어도 믿는 사람이라면 아니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목회자가 대접 받고 높임 받는 시대는 이미 끝났습니다. 물질적으로 보면 가장 보수가 적은 직업 중 하나입니다. 때로 말할 수 없는 괴로움을 겪기도 하고, 억울한 모욕을 당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그리고 온 우주보다 더 큰 영혼을 위해 섬기는 일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고 보람이 있습니다. 목회가 이렇게 중요하기에 탁월한 인재들이 필요합니다.

만일 여러분의 자녀가 신학교를 가겠다고 하는데, 자질도 부족하고 실력도 부족하다고 생각된다면, 그런 준비가 될 때까지 말리십시오. 만일 여러분의 자녀가 신학교를 가겠다고 하는데, 그 실력과 자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면, 눈 질끈 감고 지원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헌금도 필요하지만, 여러분의 자녀를 주십시오. 그 실력과 자질이 가장 유익하게 사용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강요하지는 마십시오. 그렇게 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다만, 이렇게 기도하십시오. “주님께서 제 아이를 원하시면 기꺼이 내 놓을 수 있도록 제 마음을 준비시켜 주옵소서. 제 아이가 주님 눈에 합당하다면 쓰시옵소서.” (2011년 2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