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중형교회로 발돋움하며 잘 나가던 T 교회가 하루아침에 두 조각으로 갈라졌다. 불씨가 된 건 담임목사의 불륜문제지만 다른 복잡한 사건들까지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교회는 순식간에 무서운 화염 속으로 빠져 들어갔고, 와중에 수많은 교인들이 다치거나 중화상을 입었다.

대형 사고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 “목사도 인간인데, 사실이든 아니든 덮고 넘어가자” 며 감싸는 쪽과, “더 이상 은혜가 안 되는 설교를 들어 줄 수 없다” 며, 극력 반발하는 쪽의 첨예한 대립이 팽팽히 맞서면서 마침내 둘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기어이 건너고 말았다.

“성직자의 불륜문제”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그래서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이 교회 말고도 유사한 문제로 아직도 내부 전쟁 중이거나, 깨지기 일보직전, 아니면 금방이라도 문을 닫게 될지도 모르는 위태위태, 조마조마한 교회들이 여럿 있다는 건 해당교인들 말고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안 그래도 “한국이 포르노 산업 매출 세계 제1위” 라는 뉴스위크지의 최근 통계(한국일보 2월7일)까지 나온 판국에, 그릇된 성(性)문화를 바로 잡아주고 선도에 앞장서야 할 성직자 자신이 한술 더 뜨는 저질행동 때문에 같은 목사신분 이라는 게 너무 부끄러워 세상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싶은 심정, 어찌 필자뿐이랴!

성직자라고 다른 남자들과 다를 리 없고, 더구나 이성에 대한 생각은 목사의 신분으로서가 아니라 한 남성으로서 가지는 생리현상인데 성불구자가 아닌 사람이 아무 감정도 못 느낀다면, 그게 어디 인간이며 한 여자의 남편일수가 있겠는가. 다만 순간적으로 불륜 성을 생각하고 마음속에 품었다가도 지체 없이 다시 털어내고 씻어 낼 줄 아는 게 목사요, 이게 바로 보통사람들과 성직자의 다른 점이란 걸 세상도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아니고서야 목사를 어떻게 믿고 교회를 다니겠는가?

문제는 이런 영혼정화(靈魂淨化) 에 대한 화급한 노력이 절대 미흡하거나 무시하거나 했을 때, 행동은 즉시 불륜성의 지배를 받게 되고, 그러면 제 아무리 목사요 성직자라도 보통 사람들과 똑같은 몸짓으로 금방 구설수에 오르게 된다는 사실이다. 지금 S목사의 스캔들 이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가 안 보이는걸 보면 그 때문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은 바로 그래서다.

“성직자의 불륜문제” 당사자가 무덤까지 가지고 갈 작정으로 결정적인 고백을 하지 않는 한, 무성한 소문에도 불구하고 그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하나님 한분 말고는,.... 하지만 담임목사의 부도덕한 처신문제로 교회가 산산조각 나고 상처받은 양들이 뿔뿔이 흩어져버린 불행한 사건은, 앞으로 여성교인들을 대하는 목사들의 마음가짐이나 행동거지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크게 경고해 준 좋은 사례로 남을 것이다.
2011년 2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