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고 걱정하지 말아라. 이 모든 것은 모두 이방사람들이 구하는 것이요, 너희의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아신다.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여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여 주실 것이다.”(마 6:31-33)

예수님의 말씀 중 가장 잘 알려진 말씀이요, 또한 가장 많이 사랑받는 말씀입니다. 먹고 마시는 문제에 붙들리지 말고, 하나님의 나라를 보고 하나님의 뜻을 찾으며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사는 것을 삶의 목적으로 삼으라는 말입니다. 그렇다고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무관심하고 무책임하게 행동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땀 흘려 일하는 목적이 더 좋은 것을 먹고 더 비싼 옷을 입으려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먹고 마시는 문제에 대해서는 ‘필요’를 채우는 것에 만족하라는 뜻입니다. 그 정도는 하나님께서 알아서 공급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욕심을 가지면 만족할 수 없고, 만족하지 못하면 그것이 삶의 목적이 되어 버립니다.

그런데 다른 각도에서 보면,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 좋은 것을 먹고 싶어서 걱정하는 것은 죄입니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 그리고 식량 문제와 환경 문제를 위해 무엇을 먹고 마실까 고민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기뻐하실 일입니다. 흔히들, “먹는 것이 남는 것이다”라고 농담으로 말하지만, 먹는 것이 손해 보는 것일 경우가 있습니다. 독일 속담에 “먹는 그것이 바로 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입에 좋은 것은 몸에 좋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건강을 지키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입맛을 다스리는 일입니다.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먹는 것이 아니라 몸을 위해서 먹어야 합니다. 또한 나의 식습관이 인류의 식량 위기와 환경 문제에 직결되는 것이므로 고민해야 합니다.

무엇을 입을까, 어떤 차를 탈까, 어떤 집에서 살까, 가전제품은 어떤 것을 살까?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된 우리는 이 모든 질문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더 좋은 옷과 집과 차를 가지지 못해 분심한다면 욕심에 빠진 것이요 믿음의 눈이 흐려진 것입니다. 그런 것으로 자신의 에고를 만족시키려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과시하려 한다면, 죄에 빠진 것입니다. 그런 것에 지나친 소비를 함으로 인해 하나님의 거룩한 일을 위해 그리고 이웃을 돕는 일에 인색해진다면, 그것 역시 회개할 일입니다. 자신의 수입 수준에 맞고 원하는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래서 무엇을 구입하기 전에 항상 그 문제를 두고 깊이 기도하라고 권면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의 씀씀이가 우리의 욕심을 따라가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는 말되, 고민해야 마땅합니다. 그것이 부유한 나라에 사는 그리스도인의 미덕입니다. (2011년 2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