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어느 교우께서 새해 인사와 함께 교회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이메일로 전해 오셨습니다. 여러 교회를 방황하다가 몇 달 전부터 우리 교회에 나오시는 분입니다. 저 혼자만 읽고 말기에 아까워서 그 일부를 여기에 소개합니다. 지면상 일부를 생략했고, 이해를 돕기 위해 약간의 손질을 했음을 밝힙니다.

……이 지역의 한인 교회들을 보면서 백화점을 생각해 봅니다. 물론, 교회가 백화점은 아니지만 굳이 비교해보면 이렇습니다. 백화점 1층에는 보통 가장 비싸고 귀하며 시선을 끌수 있는 상품을 진열합니다. 교회도 ‘구원’이라는 가장 중요하고 보편적인 가치를 1층에 구비합니다. 누구나 이 구원이라고 하는 제품(죄송합니다 별달리 다른 말이 생각나지 않아서)을 보고 구입할 수 있도록 그렇게 배치를 해 놓은 것입니다.

그 다음부터가 문제입니다. 보통 백화점이야 2층부터5층까지 매출이 좋은 여성용품을 배치하지만, 교회야 그럴수 있나요. 교회라는 백화점의 주인은 의로운 분이라, 매출 보다는 손님에게 꼭 필요한 물품, 손님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줄 물품을 2층부터 5층까지 배치하길 원하고 또 그렇게 직원들을 교육시켰습니다. ‘헌신’과 ‘희생’ 그리고 ‘섬김’과 ‘자기비움’ 같은 제품이죠. 이 제품들은 가격도 얼마 비싸지 않고 의로운 백화점 주인이 일정 비용까지 대주며 구매를 독려합니다. 이 제품들은 부작용이 전혀 없고 쓰면 쓸수록 가치가 올라갑니다.

그런데 주인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 직원들이 이 제품들을 다 치워 버리고 그 자리에 ‘축복’과 ‘성공’ 그리고 ‘행복’이라는 제품들을 배치해 놓았습니다. 이 제품들은 사용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의로운 백화점 주인은 이 제품들을 상층부에 진열하길 원하십니다. 뿐만 아니라, 이 제품들에는 ‘잘못 쓰면 패가망신합니다’라는 경고문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직원들은 이 경고문까지 모두 임의로 잘라버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제품들을 파는데 혈안이 되어있죠. 이 제품들을 팔면 백화점이 빨리 성장하고, 그렇게 되면 백화점 주인이 기뻐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성과급이 늘어날 것이라고 믿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6층과 7층에 구역 모임과 친교 같은 제품들을 배치해 놓고, 꼭대기 8층에, 그것도 맨 구석, 눈에 잘 띄지도 않는 곳에 ‘헌신’과 ‘희생’ 그리고 ‘섬김’과 ‘자기비움’ 같은 제품들을 쳐박아 놓습니다…….

이 글을 쓰신 교우께서는 우리 교회를 칭찬하려는 뜻으로 이렇게 쓰셨습니다만, 저는 뜨끔했습니다. 저 자신도 의로운 주인의 뜻에 맞도록 목회하기 원하지만, 늘 부족함과 빗나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같이 깨인 교우들이 많이 계시다는 점에서 저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2011년 1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