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 프린스조지 카운티의 리버데일은 라티노 도시빈민 55,000명이 밀집해 살고 있는 지역이다. 멕시코,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돌 등지에서 올라 온 라티노들이 낡은 아파트 단지에 둥지를 틀고 있는 곳이다.

리버데일을 관통하는 주요 도로가 케닐워스 애비뉴다. 아침이면 세븐일레븐 공터 주변에 수십명이 몰려들어 일거리를 찾아 배회한다. 애난데일, 컬모, 셜링턴 라티노 노동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메릴랜드 최대 라티노 커뮤니티가 있는 랭글리파크, 타코마 파크 지역은 불과 10여분 거리다.

2007년부터 이 지역에서 라티노들을 주 고객으로 인터내셔날 푸드를 취급하는 ‘라 그란데 슈퍼마켓’의 이수영 사장은, 매장 주변에 모여있는 라티노 홈리스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들 대부분은 남루한 옷을 걸친채 대낮에도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다녔다. 만성적인 경기 침체로 신규 주택 건설이 지지부진 하게되면서 막노동 조차 할 수 없게 된 지역주민들은 막술을 입에 대기 시작했다. 독주에 인박혀 인사불성 된 그들은 빠른 속도로 부랑자가 되었고, 사회부적응자로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창업 3년만에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일으켰던 이 사장은, ‘도시빈민 라티노 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오랫동안 고민하기 시작했다. 평소 그들의 성원을 고맙게 여겼던 이사장은 “사업 성공을 통해 얻은 이윤의 일부를 기꺼이 돌려주어야한다”고 결심했다.

매장 앞 공터에 테이블을 펼쳐 무료급식을 시작하기로 했다. 도시빈민들을 초청하여, 따뜻한 사랑을 나누고, 용기를 심어줘서 진흙탕에 빠진 그들을 다시 일으키는 재활의 장소로 사용할 것을 다짐하게 됐다. 마침 라틴아메리카 선교 비전을 갖고 있었던 신현욱 점장이 그 시기에 부임하면서 이 사장과 의기 투합하게 되었다.

이벤트성 행사로 한두번 생색을 내다 그칠 일이 아니었다.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사역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선, 독자적 행보 보다는 컨소시움(Consortium)을 이뤄 협력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라 그란데가 빈민들의 먹거리를 위해 컵라면과 달콤한 떡 세트, 음료수를 대접하기시작했다. 지척에 위치한 메릴랜드 제일장로교회가 반색을 하면서 달려들었다. 박은우 목사와 실버 봉사자들은 갓 지은 쌀밥과 치킨 테리야키, 따뜻한 커피를 풍성히 마련했다.

코스타리카와 니카라구아에 신학교를 건립하고 벽오지 인디오 교회를 후원하고 있던 나누리선교회가 여섯 보따리 가득한 중고 옷들을 나누면서 구성은 더욱 탄탄해졌다. 여기에 멕시코 치아파스에서 선교사로 사역했던 조영길 목사의 영혼을 두드리는 스페니쉬 설교가 더해지면서 구제와 선교는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영글어 가기 시작했다.

리버데일에 한인들의 아름다운 선행의 손길이 나눠질 수 있었던 것은, 술과 마약에 쩌들어 날로 황폐해져가는 저들을 이대로 내버려 둘 수 없다는 안타까운 마음과, 저들 영혼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모아지면서 사랑의 화톳불을 지피게 된 것이다.

매주 금요일이면 한인과 라티노들이 함께 어울려 찬송을 부른다. 반주없이 아카펠라로 부르는 영혼의 찬양은 천사의 메아리처럼 쇼핑 몰 가득히 아롱지며 울려 퍼졌다.

리버데일에서 매주 금요일이면 계속되고 있는 ‘목적이 이끄는 밥퍼’ 사역은 엄동설한에 가장 힘들어하는 도시빈민들의 언손과 어름짱같은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축복의 통로가 될 것이다.

(도시빈민선교 & 중고차량기증: 703-622-2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