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저녁, 맥클린 캠퍼스 예배당에서는 은혜합창단의 발표회가 있었습니다. 이 합창단은 65세 이상된 교우들로 구성되었는데, 토요일 오전마다 모여서 연습한지가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음악을 전공하신 김수관 목사님께서 자원하여 지휘자로 봉사하고 계시고, 민혜원 권사님께서 반주를 맡고 계십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솔직히 별 가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 동안 존폐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수관 목사님의 끈기 있는 헌신과 친절한 지도에 감동하여 다시 힘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예배 시간에 헌금송 순서를 맡기도 하다가, 마침내 발표회를 한 것입니다.

발표회 한 시간 동안 정말 행복했습니다. 참석한 분들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합창단원의 평균 연령이 70은 족히 넘을텐데, 마치 소년 소녀처럼 마음을 다해 노래하는 모습이 큰 감동이었습니다. 세 곡의 동요로 발표회를 열었는데, 그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마치 어린이처럼 보였습니다. 아마도, 마음으로는 교복 입은 소년 소녀의 때로 돌아가 있었을 것입니다. 부르시는 노래마다 나름대로의 감동을 선사했는데, 특별히 “내일 일은 난 몰라요”는 각별하게 들렸습니다. 연세로 보나 건강 상태로 보나, 그 찬양의 가사가 구절 구절 마음을 파고 들었습니다. 그것이 합창단원들 모두의 신앙 고백처럼 들렸습니다.

합창이 연주되는 동안 그리고 연주 후에 다과를 나누는 시간 동안 교우들의 얼굴에 깊이 들어 찬 미소를 보고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합창을 하신 분들이나 구경하신 분들이 모두 행복해 하는 것 같았습니다. 뛰어난 음악을 들어서가 아닙니다. 약한 기력을 모두 끌어 모아 마음을 다해 노래를 했기 때문에 감동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합창을 하면서 젊음이 회복되는 것을 느꼈는지, “아, 우리 늙지 않았어!”라고 큰 소리를 치는 분도 계셨습니다. “노래를 하는 동안 정말 행복해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나이 들었다는 사실에 대해 겸허하게 인정하면서도 젊게 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습니다. 단장으로 섬기시는 한인섭 장로님께서 나중에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올 해에는 음악성보다는 은혜로 승부했는데, 내년에는 음악성까지 욕심을 내 보고 싶습니다.”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지금처럼만 하셔도 충분합니다.’

올 한 해 동안 노인층에 대한 사역에 있어서 여러 가지의 변화를 이룬 것에 대해 감사를 드립니다. 은혜합창단이 든든히 자리를 잡았고, 화요일마다 어르신들이 교회에 모여 여러 가지의 프로그램으로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김웅수 장로님께서 봉헌하신 기금으로 코이노니아 사역이 출발하여 홀로 계신 어른들을 돌아보는 사역도 방향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 노년 인구가 점증하고 있음을 생각할 때, 참으로 바람직한 변화입니다. 2011년에는 더 바람직한 발전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여러분의 기도와 헌신을 기대합니다.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2010년 11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