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 9년 만에 국제결혼 한 가정이 정착해 형제는 중, 고등부 교사로, 자매는 어린이 사역에 열심을 내고 있어요. 언어와 문화의 차이가 있을 지라도 한 교회에서 예배 드리고 신앙생활 해가는 이 모습을 시작할 때 비전으로 보여주셨는데 이제야 첫 열매가 맺힌 것입니다. 이 가정을 위해 미국교회 담임목사님과 제가 협공작전을 펼쳤죠(웃음). 앞으로 우리교회는 이런 분들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인도하려고 합니다.”

훼이트빌제일침례교회 김상민 목사는 감격에 찬 목소리로 개척 9년 만에 비전의 열매를 간증했다. 개척을 위해 기도하던 중, 한 형제의 입술을 통해 ‘훼이트빌’을 알게 됐고, 하나님의 강한 인도하심에 홀홀 단신 내려와 지금은 인근에서 ‘유스와 청년을 잘 키우는 교회’로 소문난 훼이트빌제일침례교회를 찾아갔다.

처음 둘러보고 주유소에서 펑펑 울어
훼이트빌은 애틀랜타 다운타운에서 85번 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30분 가량 떨어진 소규모 도시다. 김상민 목사가 개척할 당시 한인가정은 딱 13가정 뿐이었다. 지금은 인근 피치트리시티까지 포함해 300명 미만의 한인들이 거주한다. 훼이트빌에 대한 부르심을 받고 11월 늦가을 혼자 차로 2시간을 둘러봤지만 한인을 한 명도 만나지 못하고, 주유소에서 개스를 넣으며 펑펑 울었다는 김 목사.

“여긴 못 갑니다 하는데도 하나님께서 ‘내가 그곳에 보냈다’고 하시니 어떻게 해요. 남침례회 국내선교부와 조지아주총회에서도 이곳을 개척한다고 하니 다들 미쳤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13년을 조지아에 살면서 한번도 들어보지도 와보지도 않은 곳이었으니까요. 교인이 없는 것보다 사람 자체가 없는 게 힘들어요. 전도하고 복음 전해야 하는데 전할 대상이 없으니까요. 교회 안 나와도 한인들끼리는 다 알고 지내는 형편이니, 더 예수님 닮아가려고 하고, 복음적으로, 믿음으로 살려고 저를 추스르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옴짝달싹 못하게 파수군을 세우셨다고 할까요?(웃음)”

2년간 기도로 준비해온 미국교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교회가 든든히 설 수 있었던 데는 미국교회의 전폭적인 지지와 후원이 있었다. 개척을 결심하고 미국교회에 전화 걸어 담임목사에게 만남을 요청하자 “내일 점심 사줄 테니 바로 만나자”는 답이 왔다. 만남의 자리에서 김상민 목사가 하나님의 부르심과 비전을 나누자, 미국교회 담임목사 또한 ‘지난 2년간 코리안 미니스트리를 위해 기도해왔다’며 반겼다.

현재, 훼이트빌제일침례교회는 미국교회 7개 사역 가운데 하나인 ‘코리안 미니스트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99% 백인들로 구성된 교인들 속에서 동등한 멤버십으로 사역하고 있고, 코리안 미니스트리가 잘 자리잡으면 다른 한인교회를 돕거나 3-4개의 소수민족 교회가 함께 예배 드리는 소망이 있다고 김상민 목사는 밝혔다.

“훼이트빌에 선한 것이 날 수 있냐고 우스갯소리도 하세요. 우리는 하나님을 위해 위대한 일을 하자고 말은 하지만 기대하지 않을 때가 많고, 가슴 뛰는 열망이 없어요. 우리교회는 교회를 지어서 나가거나 운영비에 할당된 것이 없는 만큼, 조금 더 성장해 재정적으로 축복하신다면 한국교회와 타 민족을 위해 많은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아내와 자녀들까지 목회자로 부르신 하나님
‘주니어 와퍼와 프랜치 프라이…’ 개척하고 근 1년 동안 점심으로 먹던 메뉴다. 15개월간 집이 팔리지 않아 스톤마운틴에서 훼이트빌까지 통근하며 9개월 동안 봉급을 받지 못하는 어려운 시기도 있었다..

김상민 목사는 ‘아이들과 아내가 목회하는 부분이 정말 크다’며 뒤늦게 부르심을 받은 아버지와 남편을 따라준 가족들에게 애틋한 고마움을 나타냈다. 가끔은 왜 하필 훼이트빌이냐며 투정부리고 울던 아이들이었지만, 지금은 어엿한 교회의 일군으로 성장해 목회의 많은 부분을 돕고 있다. 15개월간 그렇게도 안 팔리던 집을 단 하루 만에 계약하고 팔고 나니, 지나온 시간이 바로 하나님께서 가족 모두에게 각자의 소명을 주신 기간이었다고 회고했다.

“결혼해서 자녀까지 있는데 목회자로 부르신다면 될 수 있으면 이 길로 들어서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그만큼 목회의 길을 간다는 것이 본인 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헌신하고 포기해야 하는 게 많기 때문이죠. 주께서 정말 맡기셔서, 그 일이 아니면 할 일이 없다고 확신이 들기 전에는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에요. 목사 안수를 받는 그 순간 부르신 이를 위해 사사로운 일을 버리고 주의 군사로 살게 되니 다른 길이 없어지는 거죠.”

죽고 못사는 친구도 어른들끼리 마음이 안 맞으면 어쩔 수 없이 헤어지게 되는 일들을 겪으면서 아이들도 알게 모르게 많은 상처를 받았을 터. 한번은 어린 막내 아들이 한 성도가 나오지 않자 아버지의 눈치를 보더니 조심스럽게 ‘Can I call him on Monday?’라고 물어 미안한 마음에 많이 울기도 했다. 그러나 김 목사는 하나님께서 목회자 가정에 주시는 축복과 기쁨은 버림과 헌신에 비교할 수 없이 크다고 지나온 세월을 감사로 기억했다.

청년들이 잘 크는 교회
“지난 3년 동안 귀넷 노크로스 지역에 예배처소를 마련해 청년들을 훈련시켰어요. 훼이트빌에서 예배를 마치고 올라가서 귀넷에서 예배 드리고 전도하러 다녔는데, 다 자비로 헌신하면서 기도했어요. 비가 오는 어느 날 청년들이 교회에서 제작한 ‘하나님의 품’ 큐티집을 나눠주며 전도하는 모습을 본 한 목사님이 “김 목사 교인들은 참 대단해. 제일 부러운 게 청년들이야” 하시더라고요. 조만간 귀넷교회를 스와니지역으로 옮겨서 지금까지 쌓은 훈련을 본격적으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훼이트빌제일교회는 인근에서 ‘청년들이 잘 크는 교회’ ‘아이들이 착한 교회’로 소문이 나있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볼 수 없는 순수함과 열정이 깃들여 있기 때문. 중학생 때부터 교회를 나오기 시작해 지금은 대학생이 된 청년들이 찬양팀으로 성가대로 교사로 섬기고 있다. 케네소, 스와니, 다운타운에서 토요일 청년부예배, 유스예배에 참석하고, 다음날 예배까지 드리고 올라가곤 한다. 애들이 부모보다 더 교회를 오고 싶어 해 ‘문제 아닌 문제’다.

위대한 일을 기대하고 시도하는 교회
훼이트빌제일침례교회은 예배와 구제, 훈련에 힘쓰고 있다. 김상민 목사는 하나님을 참으로 예배하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로, 교회 안에 형제를 먼저 사랑하고 섬기는 교회로, 철저한 훈련으로 신앙의 본보기가 될 수 있는 리더를 양성하는 교회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전 교회에서 많이 싸우라고 해요. 부부도 싸우는데 하물며 성도들끼리 안 싸운다면 이상한 거죠. 싸우되 예수님 안에서 화해하고 용서하는 법, 해결해가는 법을 터득해 간다면 이것도 하나의 훈련이 됩니다. 성도 또한 그 교회로 부르신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붙들고, 다른 교회로 보내시기 전에는 부르신 교회에서 목숨 걸어야 합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위대한 일을 기대하라! 하나님을 위해 위대한 일을 시도하라!’는 비전을 갖고 애틀랜타 남부를 든든히 지키며, 진리의 불을 밝히고 있는 훼이트빌제일침례교회의 위대한 발걸음이 기대된다.

훼이트빌제일침례교회는…
205 E. Stonewall Ave. Fayetteville, GA 30214에 위치하고 있으며, 매 주일 오전 10시 45분에 예배를 드린다. 수요예배는 오후 7시 30분, 금요기도회는 오후 8시에 갖고 있으며, 청년부와 유스 예배가 토요일 오후 8시에 드려진다. 문의 (770) 461-8378, (770) 719-9599, 홈페이지 http://home.kcmusa.org/kf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