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부터 7일(한국시각)까지 한국을 공식 방문 중인 미국교회협의회(NCCC-USA) 대표단이 5일 오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방문, 권오성 NCCK 총무와 남북관계 등을 놓고 환담했다.

NCCK를 찾은 대표단은 미국 NCC 회장인 빅컨(Vicken Aykazian) 주교와 총무인 마이클 키나몬(Michael Kinnamon) 목사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마이클 총무를 만난 권 총무의 요청으로 방한했으며, 오는 6월 미국 워싱턴에서 5년여 만에 개최되는 한·미간 교회협의회를 앞두고 실무협의가 이뤄졌다.

마이클 총무는 “6월 있을 한·미 협의회와 관련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미국 NCC는 한국 NCC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빅컨 회장도 “미국교회가 한국교회의 평화·통일운동에 어떻게 기여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특히 북한의 핵 문제는 기도하고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빅컨 회장이 6월 협의회를 앞두고 한국교회의 제안사항을 묻자 권 총무는 “한·미 모두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통일문제에 있어 교회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생각한다”며 “교회 안의 목소리도 물론 들어야겠지만 이 문제를 맡고 있는 미국 정부 책임자들을 만나 그들의 입장을 듣고 우리의 의지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협의회 이후에도 미국 행정부 주요 책임자들을 만나 입장을 전달할 기회를 갖고 싶다고도 했다.

이에 마이클 총무는 “오는 15일 백악관에서 종교지도자들의 모임이 예정돼 있다”며 “이들이 대북관계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6월 모임에 관해 의견을 나눠보겠다”고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마이클 총무는 “협의회 때 정부 인사들 뿐만 아니라 이 문제들을 논의할 수 있는 미국 교계 인사들도 함께 초청하겠다”며 “이번 협의회는 물론 통일 문제가 중심이지만, 기후변화와 경제위기에 대한 문제도 함께 다뤘으면 좋겠다”고 밝혔고, 권 총무도 이에 동의했다.

이어 권 총무가 미국 대표단에게 제10회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의 한국 유치에 협조를 구하면서 △남북한 및 동북아 평화를 위해 중요하고 △한국교회 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대만교회를 함께 알아갈 수 있는 기회라며 한국 개최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WCC 중앙위원 겸 실행위원인 빅컨 회장은 이에 대해 “현재 한국 외에도 시리아와 사이프러스, 그리스 등이 총회 유치를 신청한 상태”라고 말했고, 마이클 총무는 “한국교회가 평화를 세우는 일에 관심이 많은 것처럼 복음주의를 에큐메니컬과 어떻게 관계시킬 것인가 하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권 총무는 이들에게 지난 1월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 때 만들었던 십자가를 선물로 증정했다. 올해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는 한국 기독교계가 준비한 공동기도문을 전세계에서 사용한 바 있다. 권 총무는 마지막으로 박성원 목사의 WCC 총무 출마에 대해서도 지지를 요청했다.

빅컨 주교는 1951년 터키 출생으로 1992년 아르메니안정교회 대주교에 서품됐고, 현재 미국 워싱턴 아르메니안정교회 교구장을 맡고 있다. 총무인 마이클 목사는 지난 1980년부터 4년간 WCC 신앙과직제위원회 국장, 지난 1988년부터 Lexington, Ky, Theological Seminary 학장을 역임했다.

대표단은 방한 첫날인 4일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담임 김삼환 목사)에는 새벽기도회 참석을 시작으로 장신대, 예장통합 등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대화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한국 방문 이전에는 중국을 들러 삼자교회 관계자들과 대화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