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린이 주일입니다. 어린이 주일은 교회력에 따라 지키는 절기는 아니지만 일년중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특별히 의미를 되새겨 보아야 할 사건이나 주제를 정하여 지키는 특별 지정 주일중의 하나로서 우리 한국 교회에서는 오랫동안 지켜온 특별주일입니다. 우리 한국 교회가 어린이 주일을 제정하여 지키게 된 데에는 어린이날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는데 어린이날은 아시는 대로 어린이들이 올바르고 슬기로우며 씩씩하게 자라도록 하고, 어린이에 대한 애호사상을 앙양하기 위하여 지정한 국가 기념일로서 매년 5월 5일을 정하여 지키고 있습니다.

이 어린이날이 국가 기념일로 제정된 배경을 보면 1919년의 3·1독립운동을 계기로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하고자, 1923년 방정환을 포함한 일본유학생 모임인 ‘색동회’가 주축이 되어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하였다가 1927년 날짜를 5월 첫 주일로 변경하였다가 1945년 광복 이후에는 5월 5일로 정하여 행사를 하여왔으며, 1973년에는 국가 기념일로 지정하였다가 1975년에 공휴일로 제정된 것입니다.

어린이날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이 “어린이 헌장”인데 그 어린이 헌장은 1957년 3월 1일 한국동화작가협회의 마해송·방기한·강소천·이 종항·김요백·임인수·홍인순 등 7인이 기초해서 처음 발표하였고, 이를 보완 수정하는 작업을 거쳐 같은 해 5월 5일 정부에서〈어린이 헌장〉이라는 명칭으로 9개항으로 된 내용을 발표하였고, 이를 1988년에 11개항으로 개정하여 발표하게 된 것입니다.

오늘 어린이 주일을 맞이하여 1957년에 발표하고 1988년에 개정되어 발표된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을 소개하면 아이들이 어른의 전유물처럼 취급되던 시절에 그들을 어린이로 부르며 그들을 전인적(全人的) 한 인간으로 존중하고자 그들의 권리를 보호하려는 운동에 앞장서셨던 분들의 노고를 기억해 봅니다.

어린이 헌장 전문 (1957년)

어린이는 나라와 겨레의 앞날을 이어나갈 새 사람이므로 그들의 몸과 마음을 귀히 여겨 옳고 아름답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힘써야 한다

1. 어린이는 인간으로서 존중하여야 하며 사회의 한 사람으로서 올바르게 키워야 한다.
2. 어린이는 튼튼하게 낳아 가정과 사회에서 참된 애정으로 교육하여야 한다.
3. 어린이에게는 마음껏 놀고 공부할 수 있는 시설과 환경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4. 어린이는 공부나 일이 몸과 마음에 짐이 되지 않아야 한다.
5. 어린이는 위험한 때 맨 먼저 구출하여야 한다.
6. 어린이는 어떠한 경우에라도 악용의 대상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
7. 굶주린 어린이는 먹여야 한다. 병든 어린이는 치료해주어야 하고, 신체와 정신에 결함이 있는 어린이는 도와주어야 한다. 불량아는 교화하여야 하고 고아나 부량아는 구호하여야 한다.
8. 어린이는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고 과학을 탐구하며 도의를 존중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9. 어린이는 좋은 국민으로서 인류의 자유와 평화와 문화발전에 공헌할 수 있도록 키워야 한다.”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 (1988년 개정)

대한민국 어린이헌장은 어린이날의 참뜻을 바탕으로 하여 모든 어린이가 차별 없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니고 나라의 앞날을 이어나갈 새 사람으로 존중되며 아름답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함을 길잡이로 삼는다.

1. 어린이는 건전하게 태어나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 속에 자라야 한다.
2. 어린이는 고른 영양을 취하고,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받으며, 맑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
3. 어린이는 좋은 교육시설에서 개인의 능력과 소질에 따라 교육을 받아야 한다.
4. 어린이는 빛나는 우리 문화를 이어받아, 새롭게 창조하고 널리 펴나가는 힘을 길러야 한다.
5. 어린이는 즐겁고 유익한 놀이와 오락을 위한 시설과 공간을 제공받아야 한다.
6. 어린이는 예절과 질서를 지키며, 한겨레로서 서로 돕고, 스스로를 이기며 책임을 다하는 민주 시민으로 자라야 한다.
7. 어린이는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고 과학을 탐구하는 마음과 태도를 길러야 한다.
8. 어린이는 해로운 사회 환경과 위험으로부터 먼저 보호되어야 한다.
9. 어린이는 학대를 받거나 버림을 당해서는 안 되고, 나쁜 일과 힘겨운 노동에 이용되지 말아야 한다.
10. 몸이나 마음에 장애를 가진 어린이는 필요한 교육과 치료를 받아야 하고, 빗나간 어린이는 선도되어야 한다.
11. 어린이는 우리의 내일이며 소망이다. 나라의 앞날을 짊어질 한국인으로, 인류의 평화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세계인으로 자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