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구 트루스포럼 대표.
김은구 트루스포럼 대표.

China Inside Out : A wake up call from a Korean perspective (2)

-Encroachment of Maoism on Democracy

정말 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중국과 경제적 이해관계를 향유하면서 현실을 애써 외면한다. 이는 자유무역이 세계 평화를 증진한다는 원칙에 대한 투철한 신념의 표현일 수도 있고, 그저 돈에 눈이 먼 이기심의 발로일 수도 있다. 어쩌면 지금까지 한 번도 직면하지 못한 두려운 상황을 피하고 싶은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중국은 변하지 않았다. 트루스포럼은 홍콩시위가 시작될 무렵, 시진핑의 중국이 중화사상과 마오이즘에 기반한 과거로 회귀하고 있으며 미국과 체제 전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는 취지의 대자보를 서울대에 게시했다. 홍콩시위에 관해 처음으로 붙은 대자보였기에 중국인 유학생들 사이에서 크게 논란이 되었고 이튿날 Zhao라는 중국인 친구의 항의 글이 게시됐다. 그의 생각이 모든 중국인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들 안에 잠재된 위험한 인식의 단면을 여과 없이 드러난 것 같아 안타깝고 씁쓸했다. 중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마오이즘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중국공산당의 기본 정신이다. 대미 정책에 변경이 있었을 뿐 처음부터 바뀐 것은 없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전쟁은 쉬지 않고 계속되어 왔다." "중국인 친구들에게 전한다. 우리는 세계의 일부다. 이는 친구와 적이 공존하는 가운데 살고 있음을 말한다. 친구와 가깝게 지내고 적과는 더욱 가깝게 지내라. 더 강해지기 위해 그들로부터 배우라."

관용과 다양성이라는 미명 아래 증오와 폭력을 내포한 다양한 형태의 사회주의를 비판 없이 수용한다면 이는 민주주의의 치명적 자만이다. 마오이즘은 마오의 교시에 바탕을 둔 중국식 공산주의를 말한다. 이는 중국의 공산혁명과 문화대혁명을 이끌고 무수한 생명을 앗아간 혁명적 사회주의 사상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마오이즘은 우리의 민주주의 시스템 안에 다양한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다.

유럽에서 마오이즘은 소련에 실망한 많은 사회주의자들에게 또 하나의 희망이 되었다. 스탈린의 독재에 좌절한 유럽의 사회주의자들은 마오와 그가 이끄는 문화대혁명을 찬양했다.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면 될 줄 알았는데 스탈린의 독재를 보니 실망스럽고, 또 다른 사회주의 국가를 만들기 보다는 마오의 말처럼 한 사회의 문화를 뿌리부터 개혁하는 것이 더 나아 보였다. 유럽좌파의 정신적 지주, 사르트르가 마오를 찬양한 이유다.

한국의 운동권도 마오를 찬양했다. 운동의 중심세력이 민주화운동이라는 미명 아래 마르크스주의와 주체사상에 심취했다는 건 이제 주지의 사실이다. 이들은 외세의 침입에 대항하며 민족문제을 극복하려 한 마오를 높이 평가했다. 계급모순과 함께 민족모순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한국과 중국이 비슷한 상황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문대통령을 비롯한 현정권의 많은 실세들이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다.

문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이영희 교수를 칭송했다. 이 교수는 대한민국 건국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마오와 문화대혁명을 열렬히 지지했으며 반미 감정을 견인한 인사다. 2011 발간한 문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에는 베트남에서 미국의 패전을 예견한 이 교수의 글을 읽으며 "적어도 글 속에서나마 진실의 승리를 확인하면서, 읽는 나 자신도 희열을 느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적혀 있다. 2017년엔 중국에 3불 정책을 약속하며 적극적인 친중행보를 보였다. 2019년 중국 방문에서는 중국을 높은 봉우리에 비유하고 한국을 작은 나라라 칭하며 중국몽에 함께하겠다고 했다. 박원순 시장은 2015년 중국 방문 당시 시진핑의 일대일로 정책을 지지하면서 한국은 말 엉덩이의 파리처럼 중국에 찰싹 붙어가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중국속담을 인용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일국의 수도를 대표하는 사람의 발언으로는 보기에는 심각하게 부적절하고 듣기 거북한 치욕스러운 표현이다.

개혁개방을 통해 중국은 세계와 소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국제사회는 중국이 개방된 사회로 나아갈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자유무역의 이상과는 달리 중국공산당은 오히려 마오이즘과 중화사상을 강화하며 이를 굳건한 기반으로 삼아 중국을 운영하고 있다. 자유무역은 중국의 경제적 이익을 증진시켰지만 중국에 보편적 가치를 내면화함에는 실패했다. 이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다면 국제사회는 치명적인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