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중국 내 일본영사관 진입을 시도하다 끌려나오는 한 탈북민 여성의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우리역사넷 캡처
지난 2012년 중국 내 일본영사관 진입을 시도하다 끌려나오는 한 탈북민 여성의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우리역사넷 캡처

북한 여성들은 두 번 탈출해야 한다.

탈북 여성들은 악마적인 김정은 정권, 북한 정권 하에서의 노예 생활에 이어 탈북 후에도 중국에서의 성노예 생활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김정은 정권 하의 폭정, 압제, 가난 속에서 자유를 찾아, 생존을 위해 탈출한 많은 탈북 여성들이 중국에서의 성노예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바로 북송의 위협 때문이다. 이들은 중국인들에 의해 온갖 피해를 보면서도 자신을 북송할 수도 있는 중국 경찰(공안)에 신고하지 못한다.

공안과 범죄조직이 연계되어 있다는 폭로도 나오고 있는데, 실제로 공안에 의해 탈북 여성들이 인신매매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또한 말을 듣지 않으면 폭행을 하고 굶기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중국인들의 요구대로 해야 한다. 카메라로 감시를 당하기도 한다. 그렇게 이들은 중국인들에 의해 집에 갇혀 온갖 학대를 당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에서 인신매매를 당해 최소 2번 이상 팔려 넘어가며, 또 고향을 떠난 지 1년 내에 성노예로 전락한다. 그럼에도 이들은 북한에서의 지옥과 같은 생활을 견딜 수 없어 탈북한다. 탈북하면 중국에서 성노예로 전락하는 데도 불구하고. 이들은 대부분 중국 북동부의 매음굴에서 성노예 생활을 하고 있다.

영국 런던에 있는 탈북자 구출 민간단체 코리아미래계획(Korea Future Initiative)은 20일, '성노예들: 중국의 북한 여성과 소녀의 성매매, 사이버섹스, 강제결혼(Sex Slaves: The Prostitution, Cybersex and Forced Marriage of North Korean Women and Girls in China)'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탈북 여성 상당수가 중국에서 매춘과 강제결혼을 강요받고 있다면서 중국 당국을 향해 탈북자 정책, 특히 인신매매와 성매매의 대상이 되고 있는 탈북 여성 정책의 변경을 촉구했다. 또 중국과 국제 사회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충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보고서는 이날 영국 의회 앞에서 발표됐다.

보고서는 약 2년 간에 걸친 중국의 피해자들이나 한국으로 탈출에 성공한 생존자 45명 이상의 피해 여성과 구호단체 관계자 인터뷰 등을 근거로 중국 내 탈북 여성의 60%가 성매매와 강제결혼 등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했다.

피해자 중 50%는 매춘을 강요받았으며, 30%는 강제결혼, 15%는 사이버섹스에 동원됐다. 이들은 30위안, 한국 돈 5천원 정도에 매춘을 강요당하고 있고, 1000위안(약 17만원)에서 5000위안(약 86만원)에 팔려 중국 남성과 강제결혼하고 있다. 대부분은 농촌 지역에 있는 남성들이다. 이들은 중국 남편에 의해서도 성폭행과 학대의 피해를 당한다.

북한 여성에 대한 성적 착취를 통해 중국 '지하 세계'가 벌어들이는 수익이 연간 최소 1억500만달러(약 1천250억원)라고 추정했다. 특히 랴오닝성과 지린성 등 중국 동북부 지역은 인신매매와 성매매가 하나의 산업이 됐다고 지적했다.

피해 여성 연령은 대체로 12세에서 29세 사이이며, 그 이하인 경우도 있다.

2014년  유엔(UN)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탈북자는 수 만 명에 달하는데, 코리아미래계획은 최대 20만 명일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여성인 것을 감안하면, 피해 여성의 수도 수 천에서 수 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오랜 산아제한 정책으로 인한 중국 남성의 '구혼난', 중국의 경제 성장 및 소득 증가와 맞물린 중국 내 외국인 신부와 성매매에 대한 수요 증가 등을 배경으로 꼽았다. 실제로 최근에는 파키스탄 경찰이 파키스탄 소녀와 결혼한 뒤 이들을 인신매매로 중국에 팔아넘기고 있는 다수의 중국 국적자들을 체포해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됐었다. 망신을 당한 중국 당국은 남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활동하는 인신매매 조직에 대해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탈북 여성들은 파키스탄 여성들보다 더 끔찍한 상황에 놓여 있다. 중국 당국도 탈북 여성 보호에 일절 나서지 않는다.

특히 보고서는 탈북 여성들이 세계 각지의 시청자에게 실시간으로 방영되는 웹캠 앞에서 성행위를 하도록 강요받거나 성폭행을 당하는 등 사이버 섹스 피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인 남편이 강제결혼을 통해 북한 여성을 매매, 강간, 착취하고 노예로 만드는 일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런 일이 한국으로 팔려간 북한 여성 상당수에도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보고서에서 한 여성은 "나는 한 호텔에서 다른 여섯 명의 탈북 여성과 함께 매음굴에 팔렸다"면서 "음식도 많이 먹지 못하고 끔찍한 학대를 당했다. 그리고 8개월 후에 우리 중 절반이 다시 팔렸고, 브로커가 나에게 몹쓸짓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은 "여성들이 팔리기 전에 끌려오는 집이 있다"며 "내가 도착했을 때, 많은 탈북 여성들이 있었는데, 모두 소녀였고, 한 소녀는 질과 항문이 찢어진 상태였다"면서 "방을 기어다니면서 일어서려고 벽에 기대는 한 소녀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체액이 누출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바닥에는 피가 있었는데, 계속 울었다"고 끔찍한 숙소의 상황을 폭로했다.

그런데 탈북 여성들이 북한과 중국으로부터만 고통을 당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인들도 있다. 탈북 여성 성매매의 주고객이 바로 한국인이기 때문.

보고서에서 또 다른 한 탈북 여성은 "중국 대련에는 많은 한국인들이 있다. 우리는 호텔의 한국인 객실 문 앞에 한국어로 된 광고 카드를 둔다. 그리고 우리는 대부분 포주에 의해 술집에 끌려 간다. 한국 기업들은 자신의 사업 고객을 위해 탈북 매춘부들을 원한다. 내 첫 번째 매춘에서 만난 사람이 한국인이었다"고 말했다.

탈북 여성들은 사이버 섹스 피해도 많이 당하는데, 심지어 9살 소녀도 사이버 섹스에 동원됐다. 한 여성은 카메라 앞에서 4명의 중국 남성에 의해 집단성폭행을 당하는 사이버 섹스 피해를 당했다. 그런데 보고서에 따르면, 시청자 다수가 한국 남성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성매매에 갇힌 북한 여성의 미래가 암울하다며, 이들을 구하기 위한 긴급하고 즉각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