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슬람 국가(ISIS)의 대량 학살로 희생된 그리스도인들과 다른 종교 소수자들을 돕기 위한 법안에 서명한 것에 대해 종교 지도자들과 인권 운동가들이 환영의 뜻을 표했다.
13일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이라크와 시리아 대량 학살 긴급 구제 및 책임'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안은 통과되는데 2년이 걸린 초당적 법안으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 테러범들이 자행한 대량학살로 인해 난민이 된 종교 소수자들에 대한 지원을 보장하기 위해 발의됐다.
쿠르디스탄(Kurdistan)에서 난민이 된 수천명의 크리스천들을 돕고 있는 이라크 에르빌의 갈대아 가톨릭 대주교인 바샤르 와르다(Bashar Warda)는 최근 C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제 어려움에 처한 난민들에게 지속적이고 분명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법안은 정부가 이라크와 시리아에 기반을 둔 비영리 단체, 자선 단체 및 NGO(신앙 단체 포함)를 비롯해 기독교인들과 테러 단체가 겨냥한 종교 소수자들에게 인도적 및 복구 지원을 직접 제공하는 권한을 이양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법안은 올해 초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라크의 기독교 공동체에 많은 도움을 제공하겠다는 서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 된 데서 나온 것이다.
이 법안은 이전 의회에서 통과하지 못해 2017년 1월 국제 뉴저지주 공화당 의원인 크리스 스미스에 의해 다시 하원에 소개됐다. 이후 지난 10월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했고 11월 말 역시 만장일치로 하원을 통과했다.
미국 국제 종교 자유위원회(Commission on 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 토니 퍼킨스는 성명을 통해 "이 새로운 법안은 신앙 기반 그룹을 포함해 구호 단체에 또 하나의 힘을 실어 줄 것"이라며 "최근까지 구호 단체들은 거의 전적으로 민간 기부로 운영되어 왔다. 질병이 만연한 겨울에는 식량, 담요 및 의약품과 같은 기본적인 필수품조차도 드물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기독교인과 종교 소수자를 돕기 위해 2천만 달러가 넘는 금액을 제공한 미국 기반의 카톨릭 형제 조직인 콜럼버스 기사단의 칼 앤더슨 대표는 성명서에서 "오늘 서명된 법안은 다시 한 번 1세기 전 오스만 제국의 표적이 된 기독교 공동체와 쇼아의 유대인 대량 학살 희생자들을 돕기 위한 미국의 초기 노력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이슬람 국가 출현으로 수십만 명의 기독교인이 고향에서 쫓겨난 후 미국 정부가 소수 난민 공동체에 원조를 제공 할만큼 충분한 지원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가을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인도적 지원이 유엔을 통하지 않고 직접 신앙을 기반한 기구들로 넘어갈 수 있도록 미국의 정책이 바뀔 것이라고 약속했음에도 와르다 주교는 지난 6월 여전히 기독교 난민들에게 지원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2일 와르다 주교는 CP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8월 이후 펜스 부통령의 특사가 도착해 북부 이라크에서 원조 프로그램에 대해 감독한 후 눈에 띈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에 미국 국제 개발처(Agency International Development)는 콜럼버스 기사단과 협력하여 중동 지역의 공동체가 대량 학살과 박해에서 회복하도록 돕기 위한 협력을 촉진하고 해당 기관을 지역 신앙 및 지역 사회 지도자들과 연결시키는 데 동의했다.
한편, 이라크 기독교 인구는 2003년 150만 명에서 오늘날 약 20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와르다 대주교에 따르면 많은 이라크 기독교인들이 고국으로 돌아갔지만 에르빌 등 쿠르드족 북부의 다른 지역에서 가옥이 완전히 파괴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다르 출신의 다른 기독교인들은 이슬람 국가로 인한 두려움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어 난민으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