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아퀴나스는 중세를 대표하는 철학자요 신학자입니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성경적 세계관에 도입하여 신학을 체계화하여, 중세 신학 정립에 결정적 공헌을 하였습니다.
아퀴나스는 1226년경 이탈리아 나폴리 근교 로카세카 성에서 아퀴노지방 영주인 란돌포 백작의 막내아들로 태어났으며 토마스는 세례명입니다. 아버지 란돌프 백작은 젊은 시절 상처한 후 유력한 가문의 규수 테오도라와 결혼하여 9명의 자녀를 둡니다. 어머니 테오도라는 나폴리 출신의 귀부인으로, 상당한 가문 출신이었으며 남편 란돌포가 사망한 후에는 세상을 뜨기까지 로카세카 성에서 아퀴노가문의 지주 역할을 다한 용맹한 성품의 여성이었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부모는 5살밖에 안된 어린 막내아들 토마스 아퀴나스를 성 베네딕트 수도회 소속 몬테카시노 수도원으로 보냈습니다. 토마스를 몬테카시노 대수도원에 보낸 이유는 그를 미래의 수도원장으로 성장하길 바랐던 부모들의 소망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15세 정도 되었을 때 여러 이유로 수도원에 더 이상 머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토마스는 수도사가 되는 수업을 중단하고 몬테카시노 수도원을 떠나 나폴리대학에 입학합니다. 나폴리대학에서 토마스는 당시의 7개의 필수 학문인 문법, 논리학, 수사학, 대수학, 기하학, 음악, 천문학을 배웁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과 도미니크회 수도사들을 접하게 된 것은 바로 이때로 추정됩니다.
미래의 베네딕토 수도회를 대표하는 몬테카시노 수도원 원장으로 성장해줄 것이라는 가족들의 기대를 저버린 채 18살의 토마스는 도미니크회의 수도자로 입문을 합니다. 당시 상류층과 부유층에서는 청빈한 삶을 실천하고 있던 신생 수도회인 도미니칸 수도회를 무시했습니다. 당시 베니딕트 수도회는 대표적인 수도회였고, 도미니칸 수도회는 신생 비주류 수도회였습니다.
이에 당황한 그의 어머니와 형제들은(이때 그의 부친은 이미 작고.) 도미니칸 수도회의 주선으로 파리로 유학가던 토마스를 도중에 납치하여 로카세카성에 감금합니다. 그리고 1년 이상 회유와 협박으로 도미니크회 탈퇴를 권유합니다. 특히 절세의 미인이었던 몬테 지오반니라는 고급 매춘부를 그의 방에 들어가게 했습니다. 유혹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토마스 아퀴나스는 불이 붙은 장작을 들고 그녀를 쫓아냈습니다. 절제와 거룩을 향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불타는 열정을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어떤 노력으로도 그의 소신을 굽힐 수 없음을 알게 된 가족들은 결국 이듬해 여름 토마스 아퀴나스를 나폴리의 도미니크회 소속 수도원으로 데려다 줍니다. 이로써 토마스는 도미니칸 수도회 수도사로 생활합니다. 귀족의 아들로 태어나 교육을 받고 당시 베네딕트 수도원을 대표하는 몬테카시노의 수도원장이 되는 출세가 보장된 화려한 삶 대신 소박한 삶을 사는 도미니칸 수도사의 길을 선택한 토마스 아퀴나스는 경건과 학문의 거장이 됩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설교자들의 수도회요, 탁발 생활(Mendicancy)을 원칙으로 삼는 도미니칸 수도사로 일생을 살아갑니다. 당시 도미니크 수도회는 걸식을 통한 자신의 청빈과 설교와 봉사를 통한 이웃 사랑의 양대 원리를 견지하였습니다. 걸식과 봉사를 강조하면서도 특히 철저한 학문연구를 강조하였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도미니카 수도회의 후원과 추천으로 파리대학 교수를 지냅니다. 이 기간을 통해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연구와 집필에 몰두하여 신학대전(Summa Theologica)을 완성합니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은 전 교회사를 통하여 수작으로 인정받는 걸작입니다. 중세 신학을 망라하는 방대하고 깊이 있는 책입니다. 신학대전에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행복을 가르칩니다. 당대의 회자되던 8가지 행복 개념을 반박하면서 참 행복의 길을 소개합니다.
처절하리만치 절제하며 학문과 수도에 몰두한 토마스 아퀴나스는 하나님 앞에서 누리는 인간의 행복을 중요하게 다룹니다. 경건한 하나님의 사람들이 누리는 행복이 경건의 중요한 요소임을 설파합니다.
그의 행복론은 이중적 행복(duplex beatitudo) 입니다. 첫째 행복은 세상에서 인간들이 자연적 힘으로 누리는 불완전한 행복입니다. 이 세상 행복이 불완전한 이유는 신의 본질을 볼 수도 없고, 악으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누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불완전한 행복도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둘째 완전한 행복은 신의 본질을 이해하고 신의 속성에 참여함으로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 행복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얻을 수 있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이 완전한 두 번째 행복은 천국에서 완성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