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공동체의 성경적 구조, 책임과 권한 분배로부터 시작
최근 한국교회의 많은 문제들은 재정과 이성 문제라는 두가지 큰 이슈로 정리할 수 있다. 여기에 교회 내 공동체의 관계와 소통 문제가 겹치면서 많은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 교회 내에서 문제시되고 있던 이슈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이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금까지 대안 제시에 실패한 교회들의 유형을 살펴보면, 교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아닌, 문제를 덮고 지켜내기 위한 목적으로 대안을 찾았던 것을 실패 원인으로 분석할 수 있다.
교회의 성경적 모델은 가장 먼저 책임과 권한의 분배로부터 시작돼야 하는데, 반대로 책임과 권한을 분배시키지 않으려는 발상에서 대안을 찾은 것이다.
예를 들어 몇몇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기존 탑 리더 중심의 조직 구조를 유지하게 위해 교회를 세습하고, 직분자들이 사역의 전문성을 가지며 해당 분야의 영향력을 가지고 의견을 내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기존 직분제도를 거부하는가 하면, 성경해석 보급이 보편화되면서 목회자의 설교를 분별하는 일을 견제하기 위해 성경공부 무용론을 주장하는 일들이 많아진 것 등이 대표적이다.
어떤 경우 이런 문제들이 제기될 때 그 동안 교회가 감당하고 있었던 구제나 사회사업의 선한 영향력을 말하면서, 제기된 문제들을 인정하지 않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일들도 있다. 그러나 교회는 드러나는 문제 자체를 해결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이처럼 교회가 드러난 문제 외의 공로로 스스로 위로를 삼거나 대안의 기준을 교회의 역사와 과거의 전통에 두지 말아야 한다. 오직 우리가 찾아야 할 대안은 성경에 있으며, 성경에서 제시하는 모델을 찾고 적용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대안이 될수 있다.
구약 사사기를 통해 찾는 교회 공동체의 모델
이스라엘에게 가나안은 하나님 나라의 모형이었다. 따라서 가나안의 정복은 하나님 나라의 모형을 세워가는 일이었고, 가나안 정복의 실패는 하나님 나라보다 세상의 나라를 더 소망했던 이스라엘의 죄악의 결과였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지키시기 위해 가나안 땅에 들어가 땅을 12지파로 분배하도록 하셨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이 한꺼번에 타락하는 일을 막으셨다. 이렇게 하나님은 한 지파가 타락했을 때 다른 지파들이 나서 이를 해결해 나가는, 이른바 책임과 권한이 분배된 구조를 모델로 제시하신 것이다.
이스라엘의 1세대는 출애굽 이후 약 40년 동안을 거친 광야 가운데 지내며 혹독한 신앙의 훈련을 받았다. 그러나 가나안 땅에 들어간 것은 오직 여호수아와 갈렙뿐이었다. 그 이유는 가나안에 들어갈 믿음이 없었다는 것이다.
1세대는 40년의 세월에 대한 보상심리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마치 지금 몇몇 교회들이 드러난 문제에 대해 다른 공로를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하나님은 단호히 믿음의 문제는 믿음으로만 해결하셨다.
그 믿음은 두 가지 개념으로 정리된다. 바로 하나님에 대한 유일신앙을 가지는 것과, 죄에 대해 거룩한 삶을 사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곧 하나님 나라의 속성이기도 하다.
따라서 하나님 나라의 모형인 교회는 사람이나 물질을 하나님보다 더 높이 섬겨서는 안 되며, 죄에 대해 단호히 하나님 앞에 회개하며 거룩함을 사모해야 한다.
비록 광야 1세대는 오랜 세월의 훈련가운데 그 믿음을 가지지 못했지만, 이후 세우신 다윗을 통해 사울에게서 도망다니며 모진 훈련을 받게 하셨고, 결국 그는 여호수아와 갈렙처럼 믿음으로 세워져 이스라엘의 왕이 될 수 있었다. 이것이 구약 사사기에서 발견할 수 있는 교회 공동체의 모델이다.
신약 초대교회를 통해 찾는 교회 공동체 모델
초대교회는 '직분'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적용했다. 예수님이 세우신 열두 제자들은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자 이 직분 제도로 교회를 운영했다. 그리고 직분별로 권한과 책임이 구분되도록, 아주 구체적인 직분의 자격과 사역을 설명하고 있다.
이는 마치 가나안 땅에서 땅을 분배한 것과도 같다. 비록 빌립보 교회 안에서 유도디아와 순두게의 다툼처럼 사사로운 문제들이 있었지만, 사도 바울의 복음의 전진에만 집중하라는 권면들과 그가 보인 삶을 통해, 초대교회는 복음이라는 본질에 집중할 수 있었다.
사도 바울은 교회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강조한다. "그는 몸인 교회의 머리시라 그가 근본이시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먼저 나신 이시니 이는 친히 만물의 으뜸이 되려 하심이요(골 1:18)".
그리고 우리 성도는 교회라는 몸의 각 지체가 되어 각자의 분량에 맞는 섬김으로 교회를 이루어갈 것을 말한다. "그에게서 온 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받음으로 연결되고 결합되어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느니라(엡 4:16)".
이처럼 성경은 분명히 교회 공동체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재철 목사 부부가 예배 후 교회를 떠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
현대 교회에서도 찾을 수 있는 교회 공동체 모델
대표적으로 이재철 목사와 김동호 목사를 말할 수 있다. 이재철 목사는 지난 18일 주일 설교를 끝으로 조기은퇴했다. 은퇴하면서 교회 공동체 조직을 4명의 목사에게 공동 담임하도록 결정했다. 공동 담임목사 4명은 대외총괄, 목회 및 행정총괄, 영성총괄, 교회학교 총괄로 구분하여 각자 분야별로 권한과 책임을 나누게 했다.
이는 기존 직분제도의 장점을 살려 탑 리더의 권한과 책임을 나누어 공동으로 담당하게 한 것으로, 100주년 기념교회의 미래와 더불어 향후 한국교회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할 좋은 모델이다.
또 김동호 목사는 높은뜻숭의교회를 담임으로 섬기던 중 교회를 4개로 나눴고, 순회설교자로 섬기다 은퇴했다. 그 이유는 사람이 교회의 주인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 경우에도 오직 예수 그리스도가 교회의 머리이며, 우리는 각 지체별로 모인 공동체임을 가장 중요한 목회의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런 본이 되는 교회들처럼 계속 성경에서 그 모델을 찾고, 사람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가 교회의 머리가 되기를 고민하며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백성훈 목사(<팀사역의 원리> 저자, 김포 이름없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