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의 한 교회가 정치편향적인 표지판을 내걸었다가 향후 투표 장소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됐다.
8일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파스코 카운티의 선거 감독관인 브라리언 코얼리(Brian Corley)는 뉴포트 리치에 소재한 그레이스오브갓(Grace of God) 교회의 투표장 활용을 재고하기로 했다.
미국의 중간선거일었던 지난 6일, 알 칼리슬(Al Carlisle) 목사가 교회에 민주당을 지지하는 교인들을 비난하는 표지판을 세워두었기 때문이다.
표지판에는 "민주당을 찍고서 주일날 '오, 제가 예수님을 얼마나 사랑하는데요'라고 말하지 말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코얼리 감독관은 베이뉴스9(Bay News9) 과의 인터뷰에서 "당초 표지판은 교회와 상관없는 개인이 교회 앞에 세워둔 줄 알았다. 그러나 칼리슬 목사를 만났을 때, 칼리슬 목사는 자신이 직접 표지판을 세웠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사실 좀 당황스러웠다. 솔직히 좀 분하기도 했다. 다른 날에 이 표지판을 세워둘 수 있다. 100개를 세워도 괜찮다. 그러나 이곳이 선거장소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했다.
칼리슬 목사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표지판은 투표장소에서 100피트 이상 떨어져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표지판을 치워달라는 선거 관계자들의 요구를 법적으로 거절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표지판을 내가 차로 이동하는 모든 길에 세워두었다. 난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것을 정말 좋아하실지 잘 모르겠다. 어떻게 이것을 복음의 진리를 증거하고 나눌 수 있는 기회로 잘 활용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민주당 대신 공화당을 찍도록 격려한 것은 아니다. 이는 기독교 신자라고 공헌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예수님께서 그어주신, 건너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낙태와 동성애 문제, 불법 이민 등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을 문제로 삼았다.
그는 "내가 교회의 목회자라고 해서, 시민으로서 나의 견해를 가질 수 있는 권리, 자유할 권리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다른 이들처럼 나도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수정헌법 제1조를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탐파 페이 타임즈(Tampa Bay Times)에 따르면, 코얼리 사무소에는 선거날 당시 오후 2시까지 약 75건의 불만 사항이 접수됐다.
이 교회는 지난 10년 동안 투표 장소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코얼리는 칼리슬 목사가 목회자로 있는 동안은 투표 장소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