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효 목사
장재효 목사(서울 성은교회)

삼손은 세상에 태어날 수 없는 사람이 하나님의 나실인으로 태어났습니다. 우리는 가끔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면서 교만해지고 경거망동(輕擧妄動)하고 타락하는 폐단들을 많이 봅니다. 삼손이 세상에 생겨날 수 없는 사람이었는데 하나님이 특별한 용도사명을 목적으로 나게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 사실을 잊어먹은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나실인이란 하나님께 바쳐진 사람입니다. 하나님께 바쳐졌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택하셨다는 말이고 완전한 하나님의 소유물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삼손을 나게 하시기 전에 그 부모에게 천사를 보내 예언하시기를 아이를 잉태한 후에는 “너는 삼가서 포도주와 독주를 마시지 말지며 무릇 부정한 것을 먹지 말지니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머리에 삭도를 대지 말라 이 아이는 태에서 나옴으로부터 하나님께 바치운 나실인이 됨이라 그가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시작하리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는 결혼부터 잘못 시작했습니다. 나실인으로서 같은 나실인과 결혼해야 함에도 잘못된 생각으로 이방여인과 결혼했습니다. 몸으로는 부부였을지 모르지만 영적으로는 원수지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결국 이 여자의 배신으로 인하여 삼손은 엄청난 마음의 상처를 받았고 그 후 그 장인마저도 그 아내를 다른 사람에게 주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이중 배신감을 견딜 수가 없어서 그는 블레셋 사람들을 해치기 위해 여우 삼백 마리를 잡아 꼬리를 둘씩 묶어 횃불을 꽂아 추수 직전의 곡식밭으로 몰아 다 태워버렸습니다.

이로 인하여 여러 가지로 신변의 위험을 느꼈지만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힘을 주셨고 나귀 턱뼈 하나로 블레셋 장정 일천 명을 쳐죽일 수 있게 하셨습니다. 이것은 나실인으로서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사명을 감당하고자 하는 의지가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하나님은 삼손을 통하여 이스라엘을 블레셋에서 해방시키실 것이라는 것을 나타내신 것임에도 삼손은 이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사사기 16장을 보면 삼손이 가사로 내려가 한 기생에게 들어갔다고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이 쓰시기 위하여 구별되이 나게 하시고 나실인으로 택하셔서 무한한 신의 능력을 체험시켜 주시면서까지 이스라엘을 블레셋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하는 사명을 계속해서 독려하시고 재촉하셨지만 삼손은 그것은 뒷전이고 육신의 정욕을 좇아 기생을 찾아간 것입니다. 삼손이 기생에게 들어갔다는 소문을 들은 블레셋 사람들은 “삼손이 여기 왔다 하매 곧 그를 에워싸고 밤새도록 성문에 매복하고 밤새도록 종용히 하며 이르기를 새벽이 되거든 그를 죽이리라” 했습니다.

잠언 5:20에 “내 아들아 어찌하여 음녀를 연모하겠으며 어찌하여 이방 계집의 가슴을 안겠느냐” 했습니다. 이것은 선민사상으로 길들여진 이스라엘의 전통에 의해 이스라엘 사람은 절대로 이방인과 결혼할 수 없고 기생과 합할 수 없음을 밝힌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러나 삼손은 사명을 받은 자로서 자기 백성의 어려움을 목도하면서도 그 백성을 블레셋으로부터 구해내고자 하는 생각은커녕 무사안일주의로 육신의 정욕에 치우쳐 방탕하고 타락하는 일에 정신이 홀리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삼손이 범죄하는 장소에서도 그의 생명이 위태로움을 염려하시어 하나님이 능력을 쏟아 부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삼손은 그 밤중에 일어나 성문짝들과 두 설주와 빗장을 빼어 그것을 모두 어깨에 메고 헤브론 앞산 꼭대기로 갔고, 매복해 있던 블레셋 사람들은 이것을 보고 모두 도망을 갔을 것입니다.

삼손은 지난번에도 여자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깨닫지 못하고 이번에도 음녀로 인해 죄를 지었으나 하나님께서 아직도 포기하지 않으시고 그에게 힘을 주신 것입니다.
사사기 16:1에 “이 후에 삼손이 소렉 골짜기의 들릴라라 이름하는 여인을 사랑하매” 했습니다. 들릴라라는 이름은 ‘연약한 자’라는 뜻입니다.

블레셋 사람의 방백들이 들릴라에게 가서 “삼손을 꾀어서 무엇으로 말미암아 그 큰 힘이 있는지 우리가 어떻게 하면 그를 이기어서 결박하여 곤고케 할 수 있을는지 알아보라 그리하면 우리가 각각 은 일천일백을 네게 주리라(삿6:5)”고 꾀었습니다. 그래서 들릴라는 삼손에게서 그 힘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혈안이 되었습니다.

블레셋은 큰 돌로 사람 모양으로 깎아 만든 다곤신을 섬겼습니다. 영적으로 이스라엘 하나님을 의식하고 살던 그들은 삼손이 하나님의 나실인이란 것을 알기에 더욱 없애고 싶어 했을 것입니다.

들릴라는 “청컨대 당신의 큰 힘이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으며 어떻게 하면 능히 당신을 결박하여 곤고케 할 수 있을는지 내게 말하라”고 삼손에게 노골적으로 말하며 그 힘의 근원을 알아내려 했지만, 삼손은 여러차례 거짓으로 말하여 곤경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삼손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망각하고 살았던 것입니다.

여러 번 삼손을 잡을 수 없었던 들릴라는 “당신의 마음이 내게 있지 아니하면서 당신이 어찌 나를 사랑한다 하느뇨 당신이 이 세 번 나를 희롱하고 당신의 큰 힘이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을 말하지 아니하였도다” 하며 날마다 그 말로 그를 재촉하여 졸랐습니다. 그래서 삼손의 마음이 번뇌하여 죽을 지경이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삼손이 번뇌하였다는 것은 자신이 나실인이고 자신의 사명이 블레셋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해내는 것이라는 생각은 남아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삼손은 “내 머리에는 삭도를 대지 아니하였나니 이는 내가 모태에서 하나님의 나실인이 되었음이라 만일 내 머리가 밀리우면 내 힘이 내게서 떠나고 나는 약하여져서 다른 사람과 같으리라”고 진실을 말하게 됩니다.

여기서 여러분들은 삼손의 머리카락이 마치 그의 힘의 근원인 것처럼 잘못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 머리털 자체는 하나님과 그의 부모 사이에 세운 언약의 증표입니다. 삼손은 이 언약의 상징을 누설하고 파기함으로 하나님 사이의 언약을 위반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에게서 떠나신 것입니다.

머리털을 밀린 삼손은 블레셋 사람들에게 잡혀 두 눈을 뽑히게 되고 가사에 내려가 놋줄로 매고 옥중에서 맷돌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그는 이런 상황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고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블레셋 사람의 방백이 다곤신이 자신들의 원수인 삼손을 붙잡을 수 있게 했다고 즐거워하며 제사를 드리며 그들의 신을 칭송했습니다. 그리고 그를 불러 자신들을 위하여 재주를 부리게 하자고 합니다. 이것은 하나님을 믿는 자들이 처신을 잘못했을 때 그 사람 신세가 불행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를 세워 기대 가운데 사용하시려던 하나님의 영광이 엉망이 되고 마귀의 놀이개감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재주를 보기위해 삼천명 가량이 모여 있는 집을 버티고 있는 기둥을 찾아 서서 하나님께 간절한 기도를 드립니다.

“주 여호와여 구하옵나니 나를 생각하옵소서 하나님이여 구하옵나니 이번만 나로 강하게 하사 블레셋 사람이 나의 두 눈을 뺀 원수를 단번에 갚게 하옵소서”

만약 그가 사명자의 투철한 의식이 있었다면 자신의 두 눈을 뺀 원수를 갚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자신의 잘못된 처신으로 비참하게 된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하나님이 기대걸고 맡기신 나실인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에 죄없는 이스라엘 백성이 브레셋에게 더 큰 행패로 시달림 받은 것을 생각하고 힘을 간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자신도 죽을지도 모를 일에 힘을 달라고 하는 삼손을 좋게 여기셨고 그가 마지막에 사명자로서의 일을 감당하고자 하는 것으로 생각하시고 능력을 주셨습니다.

삼손은 “블레셋 사람과 함께 죽기를 원하노라” 하고 힘을 다하여 몸을 굽히매 그 집이 곧 무너져 그 안에 있는 모든 방백과 온 백성에게 덮이니 삼손이 죽을 때에 죽인 자가 살았을 때에 죽인 자보다 더욱 많았다고 했습니다. 이로 인하여 이스라엘은 서서히 해방의 새벽을 맞이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