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1세 목회자로, 한국과 미국에서 신학공부를 마친 뒤 감리교 목사로 다양한 지역에서 15년간 사역해 온 황의진 목사가 지난 12일(주일), 마리에타 지역 성육신루터교회(Lutheran Church of the Incarnation) 담임목사로 취임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황 목사는 약 4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해 정식으로 미국복음주의루터교회(Evangelical Lutheran Church in America, ELCA) 소속 목사로 등록됐다.

연세대학교에서 신학을 마친 뒤, 동 대학원에서 조직신학을 전공한 황의진 목사는 조지아 에모리대학에서 M.Div를 마쳤으며, 이후 시카고 게렛-노스웨스턴 대학에서 예배학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 장로교회에서 성장한 그는 도미한 후 미국연합감리교(UMC)소속 목사로 15년 가량 사역하는 등 다양한 신학적 배경과 목회의 경험해왔다.

"예배학을 전공한 저는 개신교 신학의 시초이며 기독교 예배의 정수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ELCA가 교단을 옮겨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됐다"고 밝힌 황 목사는 파송제인 연합감리교 목사로 애틀랜타, 사바나, 시카고 등 다양한 교회에서 유년과 청소년을 위한 사역을 경험했다. 박사과정을 마친 뒤에는 남조지아연회의 감독의 부름을 받아 알바니(Albany)에서 40마일 떨어진 조지아 남부 시골 백인회중들을 위해 3년간 담임목사로 사역했다. 여러 가지 재미있는 목회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귀한 기회였지만 동시에 3~5년마다 사역지를 옮기면서 힘든 점도 적지 않았다고.

"이번에 취임하게 된 성육신루터교회는 1980년에 설립돼 37년간 마리에타 지역의 복음화를 위해 힘쓰고 있으며, 본당 안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가 유명해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다"라며 교회에 대한 애정을 나타낸 황 목사는 백인교회 담임으로서 고충을 묻자 "이미 조지아 남부 'Deep South'에서 백인들을 상대로 목회한 경험이 있어 그리 큰 어려움은 없다. 물론 처음에는 문화와 언어의 문제로 좌충우돌한 적도 많지만 일정 적응기간이 끝나면 목회자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분위기가 미국교회에도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또 성육신교회는 다른 백인 교회들과는 달리 백인뿐 아니라 흑인, 동양인이 골고루 분포돼있는 독특한 교회다"라고 오히려 교회의 가능성을 나눴다.

다만 교단 내에서 소수인종 목사로 활동할 때, 미국 사회에 뿌리 박힌 인종차별적인 문화나 분위기로 은근한 견제와 탄압도 없지 않아 있다고 솔직하게 밝힌 그는 "사람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만 바라보고 늘 기도와 인내로, 이 모든 것을 감내해왔더니 감사하게도 마리에타에서 백인 위주의 성도들을 목회할 수 있는 은총을 입게 됐다"고 말했다.

황의진 목사와 새로운 신앙여정을 시작한 성육신교회는 앞으로 '인종과 나이를 떠나 하나되는 교회' 그리고 '지역공동체에 영향력 있는 교회(Community Church)'가 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자 한다. 교회 내적으로는 다양한 인종이 모인 교회인 만큼 주 안에서 하나되는 롤 모델이 되고자 하는 것이며, 외적으로는 교회가 위치한 지역을 중심으로 '커뮤니티 가든'이나 '수프 키친' 등을 운영해 지역민들의 일상생활에 가깝게 다가가려는 노력이다. 교단 내에서 진행하고 있는 난민캠프 사역에도 보탬이 되고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