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의 고향 벳새다

예수님의 공생애 3년 가운데 가장 중요한 마을이었던 가버나움에서 동쪽을 향하여 갈릴리 바다 해안을 따라 4마일 정도를 진행하다 보면, 헬몬 산(Mt. Hermon)에서 발원한 요단강과 만나는 지점에 이른다. 이 요단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지나면 베드로의 고향 벳새다(Bethsaida)에 이르게 된다.

갈릴리 최대 도시인 티베리아스에서 이곳까지는 90번 도로를 타고 오다 골란 고원으로 가는 87번 도로를 경유하게 되면 약 13.8마일로, 차로 22분 정도가 소요된다. 보통 관광버스로 이곳을 찾게 되지만 이곳은 일반 성지순례 관광지라기보다는 고고학적 발굴 유적지에 가깝다. 따라서 외국 순례객들보다는 학자들이나 요단강에서 카누를 즐기려는 이스라엘 시민들이 자주 찾는 장소다. 그래서 티베리아스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방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에서 길이 나누어져 북쪽으로 계곡을 타고 888번과 918번 도로를 올라가면 헬몬 산 쪽으로 직행할 수 있다. 1967년 6일 전쟁 이전에는 이곳이 시리아와 국경이었으나 이 전쟁 이후 골란 고원과 함께 이 지역은 이스라엘 영토가 되었다.

벳새다의 역사

어부의 집이란 비석이 보인다. 이곳에는 마가복음 1장 16-18절에 기초한 예수님의 이야기도 나온다.
어부의 집이란 비석이 보인다. 이곳에는 마가복음 1장 16-18절에 기초한 예수님의 이야기도 나온다.

이곳은 “The Fisherman House, 어부의 집”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어부들의 중요 주거지였던 곳이다. 베드로와 안드레, 빌립의 고향(요1:44)이라 기록되어 있고, 예수님께서 갈릴리 해변을 다니시다 시몬과 그 형제 안드레가 바다에서 그물 던지는 것을 보시고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시며 제자들을 부르셨던 곳이다.(막1:16-18)

예수님께서 이적을 많이 행하시던 곳이었으나 도시가 완악하여 믿지 않으므로 화 있으리라고 책망을 당하고 이 후에 도시는 지진으로 완전히 파괴되었다.

요단강 공원 내에 있는 벳새다
요단강 공원 내에 있는 벳새다

현재의 벳새다는 가버나움에서 상류 요단강을 건너 좌측으로 난 도로를 올라가면 나온다. 요단강 공원 내로 들어가서 좌측으로 가면 고대 벳새다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이스라엘 왕국 시대 이전부터 물고기를 잡는 항구 도시로서 역할을 하였던 곳이고 성경에도 도시 이름이 언급되어 있는 것처럼 상당히 번성한 도시었다.

벳새다의 옛 집터들
벳새다의 옛 집터들

고고학적 발굴 결과로 이스라엘 왕국 시대의 집터들이 모습들이 나타났다. 아마 이곳은 요단 강물과 갈릴리 바다가 만나는 지점이기에 상당한 어업이 진행되었음을 보여준다.

장소보다 중요한 영성

마태복음 14장과 마가복음 6장에는 오병이어의 기적이 빈들에서 일어났다고 기술하고 있다. 누가복음 9장에서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데리시고 벳새다라는 고을로 떠나가셨으나 무리가 알고 따라왔고 주께서 이곳에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베푸셨다고 기록하고 있다.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는 오병이어의 기적 후에 일어난 칠병이어의 기적에 대하여 또 다시 기록하고 있다. 갈릴리에 와서 보통 타브하라는 곳에 있는 오병이어 기적 기념교회를 방문하면서 이곳이 벳새다인지 빈들인지 알지 못하고, 누가복음에 따라 벳새다인 줄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정작 벳새다는 이곳에서 상류 요단강을 건너야 나온다. 거리로 치면 타브하와 벳새다는 3마일 정도 떨어져 있다. 사람들이 묻기를 왜 벳새다로 가지 않고 타브하로 오느냐 한다. 그것은 고대 교회의 흔적이 타브하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벳새다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단 말인가? 성지 순례 중에 장소 때문에 의견이 갈리는 곳이 여러 곳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는 예루살렘에 있는 골고다 언덕(예수님 무덤)이며 그 다음이 갈릴리의 벳새다다. 어느 곳이 맞는지는 역사적 자료와 고고학적 증명 또는 교회의 주장에 따라 달라지게 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것은 중요한 일이면서도 중요하지가 않다. 골고다도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된 것뿐이며 벳새다 들판도 주의 영광이 나타난 장소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그곳에서 일어난 주의 역사를 믿음으로 받고 믿음으로 사는 것이다. 따라서 타브하냐, 벳새다냐 하는 장소 싸움도 별 의미가 없다. 장소만 보고 그 안에 하나님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영성이 없다면 모양만 본 것이지 알맹이를 맛볼 수 없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벳새다에서 바라보는 내일

오늘날 벳새다는 순례객들이 잘 모른다. 이곳을 방문하고 싶더라도 순계객들은 여행사들이 잘 정리해 놓은 코스를 따라 관광버스를 타고 정해진 시간 내에 일정을 마쳐야 하므로 벳새다가 어디 있는지조차 모르기 쉽다.

벳새다는 베드로, 안드레, 빌립의 고향(요1: 14)이었고, 예수님이 자주 들르셔서 사랑을 베푸신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중에 믿음이 없어 주님의 책망을 받고(마11:21) 무너진 곳이다. 히브리어로 물고기 사냥의 집이라는 뜻을 가진 벳새다는 로마 황제 아우구스의 딸 벳새다 율리오의 이름을 딴 것이라는 설도 있다. 빌립도 사역을 마친 후 이곳에서 사망하였다고 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갈릴리 바다가 매우 아름다운 곳이며 이스라엘 왕국 시대의 성곽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벳새다 출신 어부 베드로와 안드레, 빌립 그들은 생선을 낚는 어부였으나 예수님을 만나고 사람 낚는 어부가 되었다. 우리도 예수님을 참되게 만났다면 사람 낚는 어부로서 소명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겠다.

소중한 신앙의 유산이 있는 아름다운 곳으로 여러분들을 초대하고 싶다. 벳새다 방문 후 시간이 난다면 요단강 공원 내에서 급류 타기를 즐겨볼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