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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교회가 형성된 후부터 지금까지 70,000,000명 정도의 신앙인들이 예수님을 위하여 순교를 당했다.[1] 공개적으로 순교된 사람들만 헤아려도 이 정도니 비공개적으로 순교 당한 자들까지 세자면 100,000,000명이 족히 넘을 것이다.

역사가들의 기록에 따르면 기독교인들은 참으로 끔찍한 죽음을 맞이했다. 동물의 가죽으로 덮혀진 후 개들에게 찢겨 죽었고, 타르에 흠뻑 적셔진 후 불붙임을 당해 로마의 밤을 밝히는 땔감처럼 죽었다. 맹수에게 먹이 감으로도 던져졌고, 교수형을 당하기도 했으며, 공개적으로 강간과 고문을 당하다가 화형을 당하기도 했다.[2]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는 사라지지 않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터툴리안은 이 질문에 순교자들의 핏속에는 생명의 씨앗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3] 그렇다. 이들의 담대한 죽음은 바람을 타고 이곳 저곳까지 전해져 칼날과 맹수와 끓는 기름 앞에 있는 기독교인들에게는 용기를, 믿지 못하던 자들에게는 믿음을 가져다 주었다. 이렇게 순교자들이 흘린 피 위에는 어김없이 생명의 싹이 돋아났던 것이다. 노틀담 대학의 신약과 교수로써 초대교회 기독교를 가르치는 자유주의 신학자 캔디디아 모스도 "순교자들의 죽음은 기독교를 존재하게 했던 필수적인 요소"였다고 인정했다.[4] 죽음 속에 생명이 있다는 터툴리안의 아이러니컬한 말은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말씀의 또 다른 표현일 것이다.

놀라운 사실이 하나 더 있다. 계 6장을 보면 앞으로 다가올 대환난시에 피를 흘릴 순교자들이 또 등장한다. 이들은 "하나님의 말씀과 그들이 가진 증거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할 영혼들"이다. 초대 교회 때만 순교자의 피가 필요했던 것이 아니라 세상의 역사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서도 순교자의 피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나 순교자의 피가 필요하지 않은 때는 없나 보다. 언제나 어디서나 주저 없이 흘리는 순교자들의 피가 생명이 되어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마지막 한 사람에게까지 흘러가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전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방식이기 때문일까?

그런듯 하다. 억울하게 죽은 아벨의 피도 땅 속에서 울부짖거늘 더 억울하게 죽은 스데반과 그 밖의 순교자들의 피가 더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역동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이러한 순교자들의 피는 골고다에서 가장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신 그리스도의 피와 함께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며 예정된 마지막 한 사람을 향해 쉬지않고 굽이쳐 흐를 것이다. 이 화음이 멈추지 않는 한 기독교는 결코 망할 수 없다.

[1] Antonio Socci, Nuovi Perseguitati: Indagine sulla Intolleranza Anticristiana nel Nuovo Secolo del Martirio (Alexandria: Piemme, 2002)
[2] Eusebius, Church History
[3] Tertullian, Apology
[4] Candida Moss, The Myth of Persecution: How Early Christians Invented a Story of Martyrdom (New York: HarperCollins,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