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의학계에 충격을 줬던 '머리 이식 수술'과 관련된 연구 논문이 추가 공개된 가운데, 이를 주도한 런 샤오핑 박사팀은 오는 2017년 머리 이식 수술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윤리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런 박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의료팀을 꾸렸고, 수술을 철저히 준비 중"이라고 했다. 준비가 끝나면 언제든 수술을 시작할 수 있다고.

이번 수술에는 이탈리아 신경외과 전문의 세르지오 카나베로 박사와 건국대 의생명연구원 김시윤 연구 교수도 참여한다.

수술 과정은 다소 복잡하다. 먼저 기증자의 머리와 피기증자의 신체 온도를 떨어뜨린 뒤, 기증자의 목 부위 조직을 해부해 척수를 절개하고 이를 피기증자의 신체에 연결하는 것이다.

앞서 의료팀은 원숭이 머리를 이식한 다음 혈액 공급에 성공했으며, 다만 골수신경 연결은 이뤄지지 않아 목 부위 아래는 마비 상태에 있었다고 밝혔다.

런 박사는 "윤리적인 문제 때문에 머리를 이식한 원숭이를 20시간 후 안락사시켰다"면서 이번 실험은 원숭이의 머리를 영하 15도에서 동결할 경우, 수술하는 동안 생존 가능하며 뇌손상 없이 수술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중국 공산당 건강위원회 부국장을 역임한 황 지에푸 박사는 뉴욕타임스에 "잘린 척추와 신경은 절대 다시 연결될 수 없다"면서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이론"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윤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 어떻게 한 사람의 머리를 다른 사람의 신체에 이어붙일 수 있는가?"라고 했다.

미국 가이젤 의과대학에서 신경학을 가르치는 제임스 L. 버나트 교수는 "머리 이식 수술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 "무모한 시도"라고 주장했다.

기독의료치과협회(Christian Medical & Dental Associations) 데이비스 스티븐스 박사는 "인간의 머리를 이식하는 수술은 비윤리적"이라며 "성경에 나타난 생명의 거룩함을 믿는다면, 어떻게 윤리적으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가? 또한 환자가 처할 위험이 너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윤리적으로 실험실에서 증명되지 않은 이러한 형태의 경험을 현실로 옮기는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만약 실패할 경우 어떻게 되는가? 환자의 머리는 심각한 손상을 입을 것이고, 죽을 수도 있다"고 했다.

스티븐스 박사는 런 박사와 그의 팀의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법칙에 대한 예외가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사고로 사지가 마비된 이들은 종종 절망과 자살 충동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망과 치유를 간절히 붙잡기 원하는 이들은 표적이 되기 쉽다. 난 그들이 환자들에게 진실된 정보를 제공하고 동의를 얻었는지 매우 우려된다"고 했다.

수술 절차와 관련해 스티븐스 박사는 "왜 런 박사와 그의 연구팀이 보다 덜 논쟁적인 아이디어를 고려해 보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면서 "만약 가능하다면, 팔다리가 마비된 환자의 척추 신경을 연결하는 것은 어떠한가?"라고 조언했다.

머리 이식 수술을 받을 사람은 척수성 근위축증을 앓는 러시아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발레리 스피리도노프(31)다.

이 수술에는 신경외과 전문의뿐 아니라 혈관 전문가, 정형외과 전문의 등 150명 규모의 의료진이 투입된다. 중국 하얼빈 의과대학 부속병원에서 예정된 수술은 시작부터 종료까지 36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비용은 130억 원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