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길 목사
김영길 목사(감사한인교회)

3주 전에 “거꾸로 계산하기”라는 칼럼을 썼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 칼럼이 여러 성도님들, 특히 5,60대 이상의 성도님들에게 큰 충격을 드렸던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 칼럼을 읽고 남은 삶에 대하여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었다는 말씀을 들려주셨습니다.

그 칼럼의 주제는 인생을 평균 나이(약 79세)로부터 거꾸로 계산하면서 남은 시간을 지혜롭게 살자는 내용이었습니다. 모세는 “우리의 일생이 얼마나 짧은지 헤아릴 수 있게 하셔서 우리가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 하고 기도했습니다(시편 90:12, 현대인의 성경에서) 그런데 지난 칼럼에서는 인생의 남은 날들을 거꾸로 계산해보자는 말씀만 드렸지 그 날들을 잘 살 수 있는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떻게 하면 남은 날들을 지혜롭게 살 수 있는지에 관하여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남은 인생이 짧다는 사실만 생각하면 당황하게 됩니다. 그러나 남은 시간을 지혜롭게 사용하게 되면 마음에 평안이 다가올 것입니다. 인터넷을 열어보면 노년을 아름답게 사는 방법에 대한 여러 글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의 목록을 만들고 그것들을 실천에 옮겨보라”는 말도 있습니다. 젊어서부터 해보고 싶었으나 자식 기르느라 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후회 없이 해보는 것이 과연 우리들의 남은 세월을 지혜롭게 사는 길일까요?

모세는 고독하게 앉아서 남은 세월을 계수하며 지혜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하나님께 지혜로운 마음을 주시라고 기도했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귀하고 보배로운 자기 인생의 남은 날들을 하나님 보시기에 지혜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라는 기도입니다. 모세처럼 우리도 하나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지혜는 하나님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남은 날들을 지혜롭게 살려면 지난날들을 먼저 정리 정돈해야 합니다. 정리는 별로 중요하지 않는 것들을 없애는 일이고, 정돈은 남은 중요한 것들에 순서를 매기는 일입니다. 후회나 미움이나 수치스러움은 남겨 두어봐야 별로 쓸모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을 무슨 보물이라도 되는 양 마음 속 깊은 곳에 간직합니다. 이런 것들을 과감하게 정리한 후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정말로 중요한 일들이 무엇인지 목록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그 목록들에 순서를 매겨야 합니다. 어차피 모든 일들을 다 성취할 수는 없습니다. 순서를 매길 때에는 실천하기 어려운 일들보다 좀 더 쉬운 일들을 앞부분에 놓아야 합니다. 작은 일을 통하여 성취의 기쁨을 얻으면 더 어려운 일도 포기하지 않고 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얼마 남지 않은 날들 때문에 당황하지 마시고 그 날들을 지혜롭게 사용하시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