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성공회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캔터베리 대주교가 동성애 이슈와 관련해 교단의 ‘깊은 불일치’(profound disagreement)로 인한 분열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저스틴 웰비 대주교는 최근 BBC 라디오4’s ‘투데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분열은 재앙이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실패보다 크시다. 그러나 교단의 분열은 실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는지에 대해 본보기를 세우기 어렵고, 깊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이는 좋은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스스로의 선택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부르심으로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웰비 대주교는 영국성공회 세계지도자회의에 앞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 이는 보수 성향의 아시아·아프리카의 대주교들이 동성애 이슈와 관련해 이번 회의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동성애에 대해 영국성공회는 공식적으로 반대하는 반면, 미국성공회는 보다 진보적 관점이다. 2003년 진 로빈슨(Gene Robinson) 신부는 성공회 역사상 처음으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식적으로 밝혔고 그는 논란 끝에 주교에 올랐다.
동성애를 범죄로 여기는 국가 출신의 수많은 사제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변화시키려는 서양 지도자들에 반대하는 시위를 계속해 왔다. 특히 나이지리아, 케냐, 우간다 출신 사제들은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웰비 대주교는 최근 인터뷰에서 영국성공회 교단 내 일부 지도자들이 동성애에 대해 서로 너무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했다. 그리고 분열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적다고 했다.
그는 “분명히 화합을 원하지만, 화합이 항상 동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실 이러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오히려 화합은 의견이 잘 일치되지 않는 길을 찾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이번 주 회의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사람들이 회의실을 나가기로 결정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하지만 이것이 교단을 갈라 놓지는 않을 것이다. 분열되는 상황이 발생해도, 성공회는 ‘가족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람베스궁에서 열리는 세계지도자회의에서는 종교적 동기에 따른 폭력, 아동·약자·환경 등 기독교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슈들을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