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 한 초등학교에서 '산타, 추수감사절, 충성맹세' 등의 단어를 금지시켜 논란이 일자 시교육국이 직접 나섰다.

뉴욕포스트는 15일(현지시간) 뉴욕시 교육국이 "산타클로스, 추수감사절, 충성맹세 등의 단어가 특정 종교와 관련있다"며 사용을 금지한 브루클린 선셋파크의 PS169초등학교 유진 젤라 김(33) 교장에 제동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앞서 지난 13일 유진 젤라 김 교장이 학생들의 민족적 다양성을 위해 종교적 느낌을 풍기는 크리스마스, 추수감사절 등의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교장은 유대교의 상징인 다윗의 별을 연상시킨다고 트리에 장식하는 별도 금지했다.

 

뉴욕 한인 교장, '산타, 추수감사절, 충성맹세' 등 종교적 표현 금지시켜

뉴욕포스트에 지난 13일 실린 기사. ©뉴욕포스트 캡쳐

 

유대교인이 많은 미동부에서는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해피 할리데이'라는 인사말이 일반적이며, 이에 따라 PS169초등학교에서도 '크리스마스 파티'를 '겨울 축하'로 부르고 하나님께 추수감사를 드리는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도 '수확축제(Harvest Festival)'로 대체하여 사용해 왔다.

 

미국판 '국기에 대한 맹세'인 '충성 맹세(the Pledge of Allegiance)'는, '하나님 아래(under God)'라는 표현이 기독교를 상징한다며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1892년 만들어진 '충성 맹세'는 1954년까지 '하나님 아래'라는 문구가 없었지만, 조지 맥퍼슨 도허티 목사의 제안을 독실한 장로교 신자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받아들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편, 뉴욕시 교육국은 학교 측에 '산타클로스는 일반적 관점에서 홀리데이의 상징물로 사용해도 된다'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보냈고, 김 교장이 작년 5월 부임한 이래 금지한 '충성 맹세'의 아침 방송도 재개됐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이와 더불어 김 교장이 이메일을 통해 "초래된 혼선에 대해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169초등학교는 전교생 1,600명의 95%가 아시안이나 히스패닉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