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로빈슨 목사
(Photo : 사진 출처 : 뉴 비전 라이프 뱁티스트 처치 영상 캡처)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을 용서하고 간증자로까지 초대한 필립 로빈슨 목사

테네시주 머프리즈버로(Murfreesboro)에 있는 뉴비전라이프침례교회(New Vision Life Baptist Church)의 필립 로빈슨(Phillip Robinson) 목사가, 아버지를 살해한 남성을 용서하고 14일(현지시각) 주일예배 간증자로 세워 화제다. 놀라운 용서와 화해의 소식은 이 교회 교인들 뿐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줬다.

로빈슨 목사의 아버지인 웨인 로빈슨(Wayne Robinson)은 테네시주 한 식료품점의 주인이었는데, 1986년 가게 앞에서 론 해머(Ron Hammer)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해머는 이후 기독교인이 됐는데, 이날 인터넷 전화를 통해 자신의 회심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로빈슨 목사의 용서가 자신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대해 털어놨다.

해머는 “1996년 10월 내 삶을 그리스도께 드렸지만, 예수께서 나에게 주기를 원하셨던 진정한 복은 받지 못했다”며 “그런데 하루는 예수께서 나에게 ‘너는 로빈슨의 가족들에게 너의 죄에 대해 고백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셨고, 이에 나는 자리에 앉아 로빈슨 여사에게 편지를 썼다”고 말했다. 그는 “그 때는 내가 죄를 범한 지 20년 후였다”며 “나는 로빈슨이 어떻게 해서 죽게 됐는지를 설명하면서, 누구에게도 피해를 줄 의도가 없었고 의도치 않은 사고였다고 적었다”고 덧붙였다.

로빈슨 목사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해머가 편지를 보내오기 전까지는 항상 그에게 보복하기를 원했다. 그를 죽이고 싶었다”고 당시의 심정을 밝혔다.

해머와 그의 공범은 웨인 로빈슨이 1만 달러나 되는 돈을 가지고 가게로 돌아오고 있을 때 범행을 저질렀는데, 해머는 법정에서 이를 부인했었다. 해머는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무장강도죄로 35년이 더 추가됐다.

로빈슨 목사는 “법원의 선고에 만족했다”면서 “복수하고 싶은 내 마음을 법원이 대신해줬다”고 말했다. 8년 후 범인을 용서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긴 했지만, 13년이 더 지나 해머가 편지를 보내오기 전까지는 둘의 화해가 이뤄지지 않았다. 로빈슨 목사는 “그가 먼저 연락을 해오기 전에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해머는 편지에서 자신이 웨인 로빈슨을 총으로 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용서를 빌었다. 로빈슨 목사도 그를 용서했다. 그리고 로빈슨 목사가 뉴비전라이프침례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한 후부터 둘은 서신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해머는 교인들에게 “로빈슨 목사가 보내 온 답장은 정말 감동적이었다”면서 “그날 편지에 적힌 지혜로운 말, 그리고 하나님께서 나에게 전하도록 그의 마음에 새겨 놓으신 말들은 나의 삶을 바꾸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나는 로빈슨 목사가 나에게 베풀어준 용서로 인해 너무나 큰 복을 받았다”고 전했다.

로빈슨 목사와 그의 어머니는 지난해 5월 해머를 가석방해 달라고 당국에 요청했다. 그리고 해머가 석방된 후, 두 달 만에 이들은 처음으로 만났다.

로빈슨 목사는 교인들에게 자신은 해머를 용서했을 뿐만 아니라 친구로 생각한다면서, 책을 공동집필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