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복음주의연맹 소속 목회자 700명이 오는 7월 케냐를 방문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케냐에서 동성결혼에 대해 발언하거나 동성애를 지지하는 성향을 보여주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

케냔 데일리 네이션(Kenyan Daily Nation) 신문은 18일 케냐복음주의연맹의 마크 카리우키(Mark Kariuki) 감독이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리카를 방문할 때마다 이러한 성향을 보여왔다면서 케냐 방문 아젠다에 동성애와 관련된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7월에 케냐 방문시 케냐인들의 신앙과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면서 "동성애를 케냐 방문 주요 아젠다 중 하나로 포함시키면 안 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Kenyan Episcopal Conference의 대표인 가톨릭 지도자 존 응주에(John Njue) 나이로비 추기경도 오바마 대통령이 동성결혼을 지지해 미국 사회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성애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사회를 이미 무너뜨렸다"면서 "우리는 우리의 전통과 신앙을 따라서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계속해서 아프리카 정부에 동성애를 차별하지 말 것을 요구해왔고, 2013년 매키 살(Macky Sall) 세네갈 대통령과 만남 후 연설을 통해 동성애자들을 차별하지 말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정부가 동성애자들을 일반인들과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면서 "나는 어떤 종류의 차별에도 반대한다"고 말해왔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7월 미국 대통령이 된 이후 처음으로 케냐를 방문할 예정이다. 케냐는 오바마의 아버지가 태어난 나라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를 새롭게 하고 테러리즘 위협과 안보 협력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케냐의 기독교 지도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케냐 방문에서도 동성애 관련 발언을 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케냐의 문화와 종교적 신념을 존중해주기를 요구하고 있다.

윌리엄 루토(William Ruto) 케냐 부통령도 "케냐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나라라는 점에서 의심에 여지가 없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권위 있는 인물이지만 우리는 하나님만을 신뢰하며, 하나님 외에 다른 사람을 더 신뢰하는 것은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독교 국가인 케냐는 동성결혼을 허용하지 않으며 동성애 행위에 대해 처벌하고 있다. 다른 많은 아프리카의 국가들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