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에서 흑인들은 높은 범죄율과 학교 중퇴율 등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일어나는 살인 사건 희생자의 절반 이상이 흑인이다. 2012년 살인 사건으로 살해당한 사람이 총 12,765명인데 그 중 절반인 6,454명이 흑인이다.

흑인 남자의 경우 전체 인구의 6%에 불과하지만 살인 사건으로 희생된 사람의 43%을 차지한다. 살인은 10세~24세 사이 흑인 남자 사망의 제1원인이며 이 살인의 90%는 같은 흑인들 사이에 이뤄진 것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9학년이 될 때까지 흑인 남자 청소년의 42%가 중퇴(백인 남자 청소년 중퇴율은 14%)한다. 한 예로 각 주의 방위군에서 운영하는 고등학교 중퇴생 갱생 프로그램인 ‘Youth Challenge Academy’에 참여하는 청소년 대부분이 흑인이다.

전체 청소년 인구의 16%을 차지하는 흑인 청소년들은 전체 청소년 범죄의 28%를 자행하고 있고 감옥에 수감된 청소년의 37%가 흑인이다.

미주리 퍼거슨 사태의 원인이 된 흑인 청소년 마이클 브라운은 가게에서 입으로 씹는 담배를 훔친 후 경찰 수배망에 올라있었고 지난해 플로리다에서 자율방법대원인 조지 짐머만이 쏜 총에 사망한 흑인 청소년 트레이번 마틴은 학교에 마리화나를 갖고 간 이유로 정학을 당한 상태였다.

이런 이유들로 흑인들, 특히 흑인 남자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경험들을 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트레이번 사건 때 “트레이번은 35년 전의 나일 수 있다”며 “미국 내 흑인들 가운데 백화점에서 쇼핑을 할 때 누군가 따라오며 자신을 주시하고 있는 경험을 안 해 본 사람은 없다. 나도 그 중 하나다. 흑인들 가운데 거리를 걸아가다보면 차문이 잠겨지는 소리를 들어본 경험을 안한 사람이 없다. 내가 상원의원이 되기 전까지 그 일은 내게도 있어 왔다”고 말했다.

흑인들에 대한 이런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 흑인들, 특히 흑인 남자 청소년들이 미국사회에서 건강한 시민이 되도록 하자는 움직임들이 흑인사회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며 나타나는 움직임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월에 시작한 ‘My Brother’s keeper’다.

이 표현은 구약 성경에 나오는 인물인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뒤 여호와께서 가인에게 아벨이 어디 있느냐 묻자 모른다며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이니까?(Am I my brother’s keeper?)”에서 나왔다.

가인은 그렇지 않다며 퉁명스럽게 대답한 것이지만 이 프로그램은 반어적으로 우리가 아우를 지켜야 한다는 의미로 이 표현을 사용했다. 이 프로그램은 주로 흑인, 라티노 남자 청소년들의 갱생을 목적으로 한다.

빈곤선 이하에 사는 흑인, 라티노 남자 아이들에 대한 조기교육 확대,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이들의 읽기 능력 향상, 이들의 학교 정학율 낮추기, 이들의 고등학교 졸업율 높이기, 직업교육 강화 등을 구체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디트로이트 시의 경우 읽기능력 시험을 통과한 초등학교 3학년 흑인 남자 학생은 33% (라티노 남자 학생은 28%)에 불과하다. 흑인 남자 청소년들이 기본적인 읽기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공부를 계속 쫓아가지 못해 결국 학교 수업에 관심이 없고 정학내지는 퇴학을 당해 범죄 소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읽기 능력 향상은 주요 목표가 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향후 5년동안 100여개 이상의 시, 기업, 민간단체들과 함께 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이를 위해 2억 달러의 기금을 마련한 상태다. 지금까지 흑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뉴욕, 보스톤, 디트로이트, 워싱턴 DC 등 대도시 시정부가 참여하고 있고 시티 그룹, AT&T 등 기업들이 참여해 필요한 비용을 약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흑인사회 가정의 회복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흑인 가정의 해체는 비행 흑인 청소년이 나오는 배경이 되어 미국사회의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2008년 미국에서 태어난 흑인 아기의 72%는 미혼모를 통해 세상에 나왔다. 흑인 아기 10명 중 7명이 아빠없이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미혼모 출산 비율은 아시안 17%, 백인 29%, 히스패닉 53%로 흑인 미혼모 출산비율이 제일 높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월 ‘My brother’s keeper’를 소개하며 참석한 청소년들에게 “너가 흑인이라면 둘 중에 하나는 집에서 아버지 없이 컸을 것이다. 라티노라면 넷 중에 하나가 그럴 것이다”며 “아버지 없이 크는 소년들이 더 가난하고 학교에서 더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비영리단체인 Children-our investment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살한 청소년의 63%, 가출한 홈리스 청소년의 90%, 무질서한 행동을 하는 청소년의 85%, 고등학교 중퇴생의 71%, 감옥에 수감된 청소년의85%가 아버지없는 집에서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가 있어야 할 자리에 없으면 슬픔이 자라고 그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길거리로 나가 비행 청소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백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오바마 대통령은 “나도 집에 아버지가 없었다. 그것이 화가 났지만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훌륭한 교사들이 나를 격려했다.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열심히 공부하라고, 내가 가진 것을 충분히 사용하라고 했다. 그들은 나를 포기하지 않았고 그래서 나도 나에 대해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My Brother’s keeper’ 진행팀은 지난 5월 보고서를 발표하며 90일 동안의 성과를 소개했는데 그 중 네바다에 사는 3학년 흑인 소년 데이먼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데이먼에게 학교는 결석하는 곳이다. 하지만 아빠를 만난 후 달라졌다. 학교에 빠지지 않고 가는 것이다. 아빠가 학교에서 잘 하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기사 및 사진 : 케이아메리칸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