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성공회가 동성애 및 여성 성직자 서품과 관련한 논쟁으로 인해 분열 위기에 놓였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캔터베리 대주교는 최근 “현재 공동체 내의 논쟁들로 인해, 최소한 일시적 분열도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웰비 대주교는 영국에서 발행하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성공회가 일종의 ‘일시적 분리’를 경험할 수 있다. 우리의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우리가 하나로 뭉치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에 따라, 사람들이 떨어져 나갔다가 다시 하나로 뭉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했다.

약 38개 지역에 8천만명의 교인수 규모의 영국성공회는, 다양한 공동체에 속한 성공회 교회들을 대표하고 있다. 성공회는 지난 몇 년간 산업화된 국가들을 배경으로 한 자유주의자들과 남반구 지역의 보수주의자들 간 신학적 견해차로 많은 내홍을 겪어왔다.

논쟁의 초점은 여성 성직자 서품과 동성애 수용 등이다. 예를 들면, 지난 3월 우간다성공회는 반동성애법에 대한 아프리카 내 다른 국가들과의 견해 차이로 공동체를 떠나라는 협박을 받기도 했다.

우간다성공회의 스탠리 엔타갈리(Stanley Ntagali) 대주교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이곳의 이슈는 국가와 교회로, 동성애 및 동성결혼에 대한 우리의 견해를 존중하느냐 하는 점이다. 만약 그들이 우리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동성애는 성경과 배치되는 것이며, 교회의 어떤 지도자들도 동성결혼이나 동성애 합법화를 말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영국성공회는 최근 여성 사제 서품을 허락하는 투표를 실시했다. 최고위원회는 사상 최초로 여성 사제들의 성직자 서품을 인정하기로 했다. 이 안건은 수 차례 상정되지 않았다가, 마침내 2/3의 지지를 얻어서 통과된 것이다.

저스틴 웰비 대주교를 비롯한 영국성공회 지도자들은 결과에 환영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변화로 인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웰비 대주교는 투표를 마친 후 “교회는 다른 의견을 수용하는 좋은 모델이 되고, 우리의 신학에 반대하는 이들을 상대로 한 사랑을 계속해서 보여줘야 한다. 나와 전체 교회의 목표는 ‘모두가 환영받고 성장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은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자 복이며, 하나님의 너그러우심이라고 할 수 있다.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 안에서 온 가족이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라고 했다.

영국 인디펜던트의 보도에 의하면, 웰비 대주교는 교단의 균열과 관련된 발언을 하기에 앞서 다양한 지역의 성공회를 방문했다.

웰비 대주교는 분열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분열이 반드시 필요하다거나 가능성이 더 많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은 아무 것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리고 난 광범위한 대다수가 남아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