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추위가 맹렬합니다. 얼마 전에 애틀랜타의 기온이 6℉까지 내려가더니, 이번 주간에도 12℉까지 내려갔습니다.
이제까지 지구상에서 측정된 가장 낮은 기온은 1983년 7월 21일 남극의 러시아 보스토크 기지에서 관측된 영하 89.2℃(-129℉)였습니다. 영하 50℃(-58℉) 이하로 내려가면 화학섬유로 만든 옷들이 부서지기 시작한다고 하니 인간이 생존하기 어려운 추위입니다. 미국 중서부와 캐나다에 거의 이 정도의 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기록적인 추위에 대해선 ‘극소용돌이’(polar vortex)가 남쪽으로 내려온 게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요즘 매년 겨울에 만나게 되는 기록적인 한파는 새삼 기후 변화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지구 온난화는 여러 인과과정을 거쳐 결국 새로운 빙하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듀마노스키의 주장처럼, 지구의 역사에서 유독 길고도 평화로웠던 지난 11,700년 간빙기의 끝자락, 그의 책 제목이기도 한 ‘긴 여름(Long Summer)의 끝’에 우리 인류가 위태롭게 서 있는 것 같습니다.
기후의 미래에 대해선 비관론과 낙관론이 엇갈립니다. 한편에선 지구온난화의 위기가 과장됐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온실가스로 말미암아 온난화가 더 이상 방치될 수 없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려운 과학적 진실인 것으로 보입니다. 기후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는 이제 자연과학의 문제인 동시에 정치적, 사회적 과제라는 점입니다. 여전히 우리 인류는 기후 변화에 제대로 대처할 정치구조를 갖고 있지 못합니다. 그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려 방치해 두고 있는데, ‘기후의 역습’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뿐만 아니라 다음세대와 그 다음세대 역시 이 지구의 주인인데 우리 세대가 그들의 권리와 재산을 미리 앞당겨 쓰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추위는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서서 지구의 미래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게 합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우리에게 “정복하고 다스리라”고 하신 뜻은 “책임을 지라”는 것입니다. 일시적인 불편함만 호소할 게 아니라 인류와 지구의 미래에 대해 책임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무튼 계속되는 강추위에 건강 유의하시고, 동파(凍破) 피해가 없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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