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의 한 가족이 딸의 결혼식을 위해 미리 주문해 놨던 행사장과 음식을 200명의 노숙자 가족들에게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윌리와 캐롤 포울러 부부가 외동딸의 결혼준비로 한창 분주하던 때, 결혼식을 40여일 앞두고 딸이 갑자기 파혼을 결정하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파혼을 결정하고) 다음날 아침부터 예약했던 곳에 전화해 취소하려고 준비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남편이 저에게 와서 '아니다. 우리가 할 일은 준비했던것을 '호세아 피드 더 헝그리(이하 호세아)'에 기부하자'고 했죠. 이건 하나님께 받은 비전이었어요. 그가 전날 밤 기도했고, 하나님께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방향을 알려 주셨습니다"라고 캐롤 포울러 씨가 ABCNews에 밝혔다.

포울러 부부는 곧바로 딸이 어릴 때부터 봉사해 온 '호세아'에 연락했다. 호세아 재단은 애틀랜타에 베이스를 둔 노숙자 섬김 단체로 매년 부활절과 크리스마스,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에 다운타운 노숙자들과 수만 명의 저소득층 가족들에게 음식과 이발, 생활용품을 제공하고 있다.

호세아의 퀴사 포스터 씨는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 사실이라고 하기엔 너무 좋은 제안이었기 때문에 장난전화라고 생각했어요. 정말 '최고 중의 최고'라고 꼽히는 예식장 '빌라 크리스티나'에 200명의 노숙자 가족들을 초대한다니요...장난전화처럼 들릴 수 밖에요"라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쉽게 납득하지 않던 호세아 재단 측 관계자들도 포울러 부부의 계속된 요청에 만남을 갖고, 그들의 좋은 의도가 사실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행사를 함께 계획하게 됐다.

마침내 지난 15일, 버스가 200명의 노숙자 여성들과 아이들, 가족들을 '빌라 크리스티나'로 날라왔다. 야외 에피타이저와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에서 2시에 시작된 행사는, 내부로 옮겨졌다. 이곳에는 50명의 아이들이 페이스 페인팅과 저글링, 왕관 등으로 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캐롤 포울러 씨는 "아이들은 치킨 핑거와 프렌치 프라이, 신선한 과일과 초콜렛칩 쿠키를 먹었어요. 어른들은 연어와 치킨을 먹었죠. 모든 접시들이 깨끗이 비워져서 하나도 남지 않았어요. 정말 눈이 확 뜨이는 경험이었죠"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녀는 "결혼식에 가보면 많은 경우 음식을 낭비해요. 우리는그동안 많은 것들을 당연하게 여겨왔어요. 이번에 초청한 손님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먹고 마시는 단순한 파티를 넘어 어른에게 '동기를 제공해 주는 프로그램'을 인도할 스피커가 초청돼 의미를 더했다. 포울러 씨는 "이날 파티에 참석한 여성들과 아이들을 직접 보니 그저 당신과 나 같았어요. 이들은 일하는 가족들이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경기침체든 경제불황이든, 살 곳을 잃어서 다시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너무나 훌륭한 이벤트였어요. 눈물을 흘렸죠"라고 감사를 드러냈다.

딸의 결혼식 취소로 생긴 이벤트였지만 포울러 가족은 기쁜 마음으로 손님들을 일일이 맞이하고 이들과 함께했다. 그녀의 딸 역시 "씁쓸하지만 보상받는 기분"을 느끼며 아이들을 도왔다고 한다.

포울러 부부는 만일 준비했던 행사를 취소해야 하거나, 여의치 못한 사정으로 계획대로 되지 못한다면 자신들처럼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데 기부해 보라고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