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최근 종교계 사립학교와 이들의 성 정체성에 대한 관점을 조사하려는 데 대해, 한 사회학자가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런던에서 16세 이상 된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인 JFS Sixth Form Centre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는 닐 데이븐포트(Neil Davenport)는, 최근 spiked-online.com에 “왜 종교계 사립학교에서 동성애자들을 비난해서는 안 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올렸다.
그는 칼럼에서 “종교의 자유를 수호하는 세속적 사회에서, 영국 정치인들과 운동가들이 종교 학교에서 가르치는 가치들에 쓸데없는 참견을 하는 것은 분노할 만한 일이다. 종교 학교들을 대상으로 한 고발은 놀랄 정도로 설득력이 없어 보이는 편협함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데이븐포트는 계속해서 ‘反동성애’ 커리큘럼과 관련해 종교계 사립학교를 조사하는 행위가 어떻게 ‘부모의 자주권에 대한 공격’이 될 수 있는지 설명했다. “정부는 종교계 사립학교에서 성과 관계성에 대해 어떻게 가르치는지를 조사함으로써, 사실상 학부모가 자신의 아이들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가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운동가들은 학부모가 준비한 도시락의 영양 성분에 대한 정책에 만족하지 않고, 학부모가 선택한 수업의 도덕적인 내용까지도 검열받고, 심지어 금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초 영국인본주의협회(British Humanist Association)는 교육청 관계자들에게 “영국의 약 19개 학교가 교과과정에서 반동성애적인 언어를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고, 주로 종교계 사립학교가 동성애를 권장하는 자료들을 금지했던 1980년대의 교육 교재를 사용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섹션28’로 불리는 이 교재는 지난 2003년 토니 블레어의 노동당 정부 시절에 교체됐다. 영국에서 다양한 기독교 교회들이 세운 ‘신앙 학교(faith school)’는 제3학교로서, 정부로부터 지원을 요청해서 받을 수 있다.
영국 교육부 대변인은 B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은 내용을 알리고, 종교계 사립학교들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국인본주의협회 대외협력 업무를 맡고 있는 파반 달리와(Pavan Dhaliwa)는 “우리는 종교계 사립학교들에 대해 조사하기로 한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러한 학교의 정책들은 반드시 속히 업데이트되어야 하고, 학교는 어린 학생들이 그들의 성적 정체성 혹은 성별로 인해 차별을 받지 않도록 보장하는 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데이븐포트는 “현대 사회는 이러한 소수자들의 의견을 견뎌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면서 “자유로운 사회는 현존하는 모든 종류의 관점, 편견, 그리고 판단을 단속의 요소나 공식적인 조사 없이 허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해져야 한다”면서 “동성애자들의 인권을 위한 로비스트들이 한때 자신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됐던 수단인 검열을 요구할 만큼, 소수자들의 오래된 관점을 두려워하게 됐는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