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첫 단기선교, 목적지는 아이티. 여전히 끔찍한 가난과 대지진의 잔해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에게 소망은 오직 '그리스도' 뿐임을 뼛속 깊이 체험할 수 있었다.

청년들 중심으로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아이티에 다녀온 열 여섯 명의 크리스탈한인교회(담임 류성진 목사) 단기선교팀을 지난 토요일(22일), 도라빌 남미 일용직 근로자들 배식봉사 현장에서 만났다. 이날은 매주 진행하는 배식봉사에 더해, 아이티에서 선보였던 스패니쉬 찬양과 복음의 메시지를 담은 스킷 드라마, 율동을 선보이며 삶에 지친 이들에게 영의 양식까지 얹어줬다.

스킷드라마에서 예수님 역할을 맡아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 열세 살 청소년, 세례 받은 지 얼마 안 되는 자매, 단순히 못사는 나라 친구들을 돕고 싶어서 가게 됐다는 청년, 비자 문제로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어려움들이 오히려 더 기도하는 동기가 됐다고 고백하는 청년까지... 저마다의 사연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아이티 땅을 밟고 돌아온 팀원들은 입을 모아 '다시 가고 싶다'며 아이티를 향한 그리움을 마음에 깊이 새겼다.

오전 5시 반에 시작해 오후 11시까지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에 무더위까지 더해졌지만, 선교팀원들은 쉴새 없이 고아원, 교회들, 텐트촌, 망자의 무덤, 병원, 선교센터, 한인교회들, 야외공원, 대학 등을 밟았다.

양진영 학생팀장은 "아이티는 너무 가난하고 다방면으로 많은 도움이 필요한 나라였습니다. 쓰레기 더미가 쌓여있고 먼지도 너무 많고 도로는 비포장 도로에 사람들은 직업을 구하지 못해 부서진 건물이나 거리마다 앉아 있었어요. 아무런 계획과 꿈, 희망이 없어 보이는 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함께 할 때 다시 희망을 찾고 웃음을 찾고 삶을 개척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아이들이 얼마나 순수하고 아름다운지, 그 안에 순백의 아름다운 마음이 주님 보시기에도 예쁠 것이라는 생각을 했어요"라고 밝혔다.

양 팀장은 특히 아이들을 위해 손을 뻗어 기도해 줄 때, 자신의 손은 두 개였지만 아이들의 고사리 같은 손들이 자신의 손을 꼭 잡고 기도하려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박은민 청년은 "현지의 모든 게 인상적이었어요. 매우 열악한 환경에 살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아이들은 행복해 보였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손자연 청년은 "목사님의 권유로 가게 됐어요"라면서 "미국에 온지 얼마 안돼 예수님을 믿고 세례를 받고 처음 가는 단기선교였습니다. 여러 걱정도 많이 있었지만 팀원들 모두가 참 좋았고 현지 과일이 달고 맛있었어요(웃음). 그리고 아이들이 정말 사랑스러웠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가고 싶어요"라고 했다.

김유진 청년은 "이전에 나는 크리스천이 아니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지금은 난 크리스천이고 하나님과 많이 가까워진 것 같아요"라며 단기선교를 통해 하나님을 더욱 알게 됐다고 감사를 돌렸다.

이나영 청년은 "선교를 갈 수 있는 기회여서 참여하게 됐는데 비자 문제로 준비하는 과정이 쉽진 않았어요.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더 구체적으로 선교에 대해 생각하고 기도하면서 뚜렷이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단기선교를 다녀 오니 아이티에 대해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경험을 쌓게 됐고, 저 자신 또한 훈련 받을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라고 덧붙였고, 김다중 청년은 "아이티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하고 싶었다"면서 "곳곳에 아직 지진으로 인한 상처가 있지만 재건 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기뻤고, 저희가 나눈 복음과 그리스도의 사랑이 잘 뿌리내리길 바랍니다"라고 기도제목을 나누기도 했다.

류성진 목사는 "교회의 첫 단기선교였는데 다들 잘 준비하고 열심히 해줘서 참 고맙고, 하나님께서 선교팀원들에게도 많은 은혜를 주셨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꾸준히 선교를 다니고자 한다"고 밝혔다.

청년들과 청소년들 중심의 선교팀원들을 섬기기 위해 선교지를 다녀와 본 경험이 있어 함께 따라간 최신애 권사는 "가만이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더운 아이티 현장에서 처음에는 가기 싫어하고, 힘들어 하던 아이들이 하루 하루 지나면서 변화되는 걸 보며 스스로도 놀랄 정도였다. 나중에는 자기들이 찬양하자고 나섰고, 하나님께서 이 땅을 사랑하시는 마음으로 강권적으로 이끌고 계심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크리스탈교회 단기선교팀은 라티노 일용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선교와 함께 단기선교를 위해 준비했던 프로그램들을 활용해 다양한 장소에서 섬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