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자
(Photo : 기독일보) 이성자 목사.

저는 지금 이 글을 보스턴에서 쓰고 있습니다. Grace의 대학원 졸업식에 참석하러 약 1년만에 이 도시를 방문했는데, 공항에서 숙소로 오는 길, 보스턴 테러 현장이었던 보스턴 마라톤 파이널 라인 지점을 통과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마라톤 행사로 알려진 지난 4월 보스턴 마라톤 대회는 28,000명이 90개국에서 참석한 보스톤시 최대의 축제였는데, 순식간에 공포와 비명의 아비규환의 현장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 이후의 보스턴 시민의 동정을 Grace의 설명을 통하여 들어보니 한 마디로 시민 정신이 고취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단합하여 보스턴시를 강하게 만들자는 "We are Boston strong" 슬로건이 곳곳에 붙어 있습니다. 사건 당일,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푸마는 공동 제작 지면 광고를 발표했는데 네 회사는 "Today we are all in the same team(오늘 우리는 같은 팀입니다)"라는 문구를 통해 국가적인 위기 앞에 경쟁 관계를 떠나 하나임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를 상업적 제스츄어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일단 이들이 위기 앞에서 보여준 공동체 정신은 칭찬할 만하다고 보겠습니다.

보스턴 매거진 5월호 표지 사진에는 형형색색의 운동화들이 하트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으며, 그 가운데에는 "We Will Finish The Race(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는 문구가 있는데, 이 운동화들은 모두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착용했던 것들입니다. 시민들의 협조 끝에 탄생한 이 표지 사진은 보스턴 시민의 화합과 극복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크게 호평을 받았다고 합니다. 메사추세츠주에 본사를 둔 던킨 도너츠는 One Fund Boston에 1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한 도시의 위기를 당해 각계 각층의 시민들이 단합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보스톤과 평소에 경쟁관계에 있는 뉴욕, 시카고도 동일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New York is Boston strong" "Chicago is Boston strong" 즉 우리도 보스톤을 강하게 하는데 동참하겠다는 공동체 의식을 보여준 것입니다.

한편 지난 주 일어난 오클라호마 토네이도 복구작업에서도 비슷한 감동을 받습니다. 일본 히로시마 원자폭탄보다 600배나 강력했다는 그야말로 살인적 토네이도가 40분간 강타했는데 문자 그대로 무어라는 한 도시가 초토화되었고 21명의 사망자, 170여명의 부상자를 낳았습니다. 물론 이같은 테러나 자연 재해 뒤에는 이를 통하여 세상에 경고하시는 하나님의 강력한 메세지가 있을 것입니다. 정말 인생들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권능앞에 겸비하며 겸손히 회개하고 주께 돌아와야 할 것입니다. 실제적으로 이러한 참사가 있었던 도시에는 대개 크고 작은 영적 부흥이 따라옵니다. 일본이 그러했고, 보스턴 교계에서도 기도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며 오클라호마에서도 동일한 부흥의 역사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이같은 재해 가운데 시민들이 서로 섬기고 도우며 단합하는 모습은 주목할만 합니다. 현재 오클라호마 주 재난지역 복구를 위해서도 주정부, 연방정부가 연합하고, 여야가 하나가 되며, 시민들과 경찰, 군부등이 하나가 되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기사를 읽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평론가 (Opinion Writer) E.J. Dionne Jr.는 이번 오클라호마 토네이도에 대하여 충격을 받았는데 그 재난의 심각성에 놀란 것이 아니라, 여야가 보여주는 하나됨에 놀랐다고 기고했습니다. 그는 오클라호마 주 공화당 출신 Tom Cole의원이 그가 오바마 대통령과 최근에 가졌던 오클라호마 토네이도 관련 통화에 관한 멘트를 인용했는데, 대통령이 참으로 친절했고 사려가 깊었으며 은혜스럽기조차 했다는 것입니다. 공화당 의원이 민주당 출신 대통령을 이렇게 긍정적으로 평하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기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지요.

창세기 바벨탑 기사는 인간들이 하나되면 하나님조차 저들이 하는 일을 막을 수 없다고 논평하시며 언어를 혼잡케 하셨음을 기록합니다. 하나님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인간의 단합에는 놀라운 힘이 산출됩니다. 아마도 재난을 당했던 보스턴도, 오클라호마도 잘 재기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다만 저들의 단합이 주 안에서 이루어지기만을 간절히 기도할 뿐입니다, 또한 세상을 능가하는 단합의 공동체 정신을 교회들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부디 보스턴이나 오클라호마 재난이 잘 복구되고 그 도시들이 하나님께 돌아오는 영적인 부흥의 바람이 불어오도록 교회들도 마음을 모아 기도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