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란타새교회 심수영 담임목사
(Photo : 기독일보) 아틀란타새교회 심수영 담임목사

미국 내 한인 교회들이 당면한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문제를 꼽으라면 단연 '다음 세대의 신앙유전'이다. 타지에서의 외로움과 설움을 뜨거운 신앙 하나만 붙들고 이겨내 온 1세대들이 '모세'와 같은 진취적인 개척자들이라면, 부모 세대에 비해 안정되고 풍요로운 외적 환경 가운데 한 차원 더 깊고, 성숙한 신앙을 이어갈 '여호수아' 같은 이들이 2세라 할 수 있다.

1세와 2세의 '다름'보다는 '하나됨'을 주목하며, 온 가족과 세대가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는 교회가 있어 주목된다. 아틀란타새교회(담임 심수영 목사)에서 올해 1월부터 격월로 '온 세대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성도들의 반응, 특히 자녀들의 호응이 크다고 한다.

많은 교회들이 부활절, 성탄절같이 특별한 절기에 한해 한어권과 영어권이 함께 예배를 드리는 행사를 마련하고 있지만, 예배가 '행사'로 그치기 마련이다. 또 언어와 문화, 신앙습관이 다른 이들이 단순히 한 곳에서 같은 예배를 드린다고 해서 마음까지 하나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다. 그래서 온 세대 예배를 드리기에 앞서 예배 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은 준비가 선행된다.

"오래 전부터 온 세대가 함께 예배 드리는 장을 마련해 보고 싶었어요. 세대와 세대가 함께 사는 가정이 모여 교회를 이루는데, 이민교회들은 많은 경우 세대별로 나눠진 예배를 드리기 때문에 가족이 다 함께 예배의 자리로 나오는 기회가 적습니다. 특히 언어와 문화의 차이 때문에 함께 예배를 드려도 자칫 양쪽 다 은혜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죠. 그래서 온세대예배는 모두 한국어로 찬양하고 설교합니다."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자녀들이나 2세들을 위해 미리 배포된 찬양집과 동영상 링크를 보며 연습할 때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가사의 의미를 설명해 주면서 자연스럽게 신앙적인 대화가 오고 가게 된다. 찬양팀이나 성가대에도 어린이들부터 장년들이 골고루 세워져 세대가 하나되는 즐거운 예배를 만들고 있다.

심수영 목사는 "가르치기 보다는 예배를 드리면서 부모님이 가진 하나님을 향한 열정을 자녀들이 보고,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되길 바라고 있어요. 1세냐 2세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어떻게 하면 그리스도께 더 가까이 가느냐의 문제죠. 교회 내에서도 세대별 이원화가 심각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십자가 아래서 만나면 하나되게 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참된 자유로 나의 나 됨을 먼저 인정할 때 상대방을 용납할 수 있어요"라고 자신했다.

거칠고 팍팍한 이민자의 삶이었지만 뜨거운 신앙을 지켜온 부모 세대를 보고 자란 심수영 목사는 소명을 받고 목회자가 된 이후 이 신앙의 유산을 다음 세대가 이어갈 수 있는 다리역할을 해오고 있다.

NCA GOT TALENT
(Photo : 기독일보) NCA GOT TALENT

'온 세대 예배'와 함께 지난 금요일 있었던 'NCA 갓 탤런트'가 세대와 세대를 잇는 노력의 일환으로 교회 내에서 다양한 달란트를 가진 성도들이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든 것이다. 예상보다 많은 팀이 참가해 훌륭한 실력을 뽐내 내심 놀랐다는 그는 '초등학생부터 50, 60대 어른들까지 폭소를 자아내는 퍼포먼스, 수준 높은 연주와 노래, 태권도 등을 선보였다. 이번에는 처음이라 망설이던 분들이 다음엔 꼭 나온다고 하셔서 앞으로 매년 개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대와 세대가 하나되는 노력은 교회 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몇 년 전부터 시작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캄보디아 선교 역시 매년 여름 청소년과 청년, 장년들이 함께 하며 귀한 열매를 맺고 있다. 올 여름부터는 교단 내에서 막 개척을 시작한 플로리다 탬파 지역의 열린교회를 찾아 20여명 정도의 팀이 자비량으로 내려가 일주일동안 섬머캠프를 섬기고 돌아올 예정이다.

"이제 막 교회가 세워져 아직 지역사회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일주일간 열리는 아카데믹 캠프를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고, 교회를 찾는 분들에게 교회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캠프에는 청소년들도 참여하는데, 우리가 돕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런 기회를 통해 우리 자녀들이 리더로 세워질 수 있는 기회를 부여 받는 것이죠. 앞으로는 애틀랜타 지역에서도 여름 캠프 사역이나 주일학교 교사 파송 등으로 섬기고 싶습니다. 섬김이 곧 축복이니까요."

이번 온 세대 예배는 오는 금요일(17일) 오후 8시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