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권
(Photo : 기독일보) 안인권 목사.

미시건 주의 디트로이트에 소냐 카슨이라는 흑인 고아 소녀가 살고 있었다. 그녀는 부모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 보호자가 없이 세상에 버려진 어린 소녀 소냐는 학교는 엄두도 못냈다. 당장 호구지책이 막연했기 때문이다. 의지할 곳이 없었던 13살의 소냐는 남자를 만나 동거하기 시작했다. 그 남자는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 소녀를 감쪽같이 속였다. 알고보니 유부남이었다. 남편되는 사람은 9살난 벤 카슨(BenCarson)과 소냐를 버리고 도망쳤다. 차라리 만나지 말았어야 할 만남은 그녀에게 더 큰 고통만 남기고 끝났다. 혼자도 힘겨웠던 삶이 더욱 불행해졌다. 하나님은 그녀를 불행이 겹친 가혹한 상황 가운데 방치하지 않으셨다. 교회에 발을 들여 놓게되는 우연한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예수님을 만나 새로운 인생 길을 발견한 소냐는 오직 예수님만 의지하며 절박하게 기도에 매달렸다. 의지할 사람도 없고 의지할 재물도 의지할 어떤 것도 없는 그녀는 날마다 기도에 매달렸다. 12살난 아들은 유일한 희망이 아니라 유일한 절망이었다. 디트로이트의 히긴즈 초등학교 5학년에서 꼴등을 전담했다. 5학년이 창피할 정도로 구구단도 모르고 수학 시험 문제 30개를 하나도 맞추지 못하는 등 공부와는 담을 쌓은 아이였다.

왕따를 당하던 벤은 친구와 싸우다가 캠핑용 칼로 친구의 배를 찌르는 사고를 저질렀다. 살인미수 죄로 감옥살이를 하고 나서도 말썽이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아들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기도하며 그를 격려했다. "베니야 너는 영리한 아이란다. 하나님은 너에게 능력을 주셨고 너는 무엇이든지 원하는것을 할 수 있단다. 지금 공부를 포기하면 너는 평생 마약 중독자가 되든지, 부랑자 소굴에서 지내야 한단다. 엄마는 그것을 원치 않고 하나님도 네가 그렇게 되길 바라지 않으신단다. 필요할 때마다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기도하거라. 하나님이 너를 도와주신단다. 너는 반드시 더 잘 할 수 있단다. "어머니는 쉬지않고 아들을 격려했다. 그래도 아들은 좀처럼 변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어떻게 아들을 교육해야 할 것이지를 놓고 하나님께 눈물로 지혜를 구했다. 그렇게 기도하면서 얻은 지혜가 독서학습법이었다. 아들이 방과 후 도서관에 가도록 했다. 아들보다 나을 것이 없는 어머니는 책이라는 선생님을 아들에게 소개해 주었다. 무슨 책이든지 1주일에 2권을 읽고 어머니에게 독후감을 제출하도록 했기 때문에 방과 후 반드시 도서관에 가야만 했다.

아들은 각종 동물에 관한 책을 읽기 시작하여 식물, 광물, 암석 등에 관한 서적으로 흥미를 넓혀갔다. 5학년 2학기의 어느 날 과학시간에 선생님이 검은 돌조각을 하나 들고 학생들에게 질문했다. "이것이 무엇이지? 이것이 화산과 어떤 관계가 있지?"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이때 벤이 손을 들었다. "그것은 흑요석입니다. 용암이 물에 닿아 급격히 냉각되면서 만들어집니다." 이어 벤은 관련된 지식들을 줄줄 이야기했다. 친구들이 깜짝 놀랐다. "쟤가 벤이 맞아?" 선생님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네가 정확히 맞혔다. 아주 놀라워. 너는 정말 대단한 정보를 알고 있구나.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 벤은 단 한번의 승리로 대단한 자신감을 얻었다. 그는 중학교에 들어가서 더욱 공부에 집중했고 성적도 꾸준히 향상되어 3등으로 사우스 웨스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시건대학교 의대에 입학했다. 미시건 대학교는 물론 예일대학교도 수석으로 졸업했다. 의사가 되어서는 만성뇌염으로 하루에 120번씩 발작하는 아기, 그리고 아예 수술을 포기한 악성 뇌암환자를 뇌수술로 고쳐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1987년에는 65명으로 구성된 전문수술팀을 이끌면서 머리가 서로 붙어 태어난 샴쌍둥이, 패트릭 바인더와 벤자민 바인더를 세계 최초로 분리 수술 하는데 성공했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의 손, 신의 손'으로 불리면서 33세의 젊은 나이에 존스 합킨스 대학병원의 소아신경외과 과장이 되었다. 그는 날마다 잠언을 읽고 수술할 때마다 간절히 기도했다. 그는 수술시 환자의 가족들이 해주는 기도의 능력을 늘 체험한다고 고백한다. "하나님이 가장 위대한 의사이시다. 기도하고 수술하면 하나님의 손이 내 손을 붙잡으시는것을 느낀다." 1997년 그는 남아공에서 이틀에 걸친 장시간의 샴쌍둥이 분리수술을 감행한 적이 있다. 19시간째 계속하다 뇌의 일부만 분리한 상태에서 거의 탈진 상태에 빠졌다. 그를 비롯한 수술팀이 절망감에 사로잡혔다. 그는 간절히 기도했다. "하나님, 이 수술을 주도하셔서 저를 통해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을 이루어 주옵소서." 갑자기 전날 밤에 읽은 성경 구절이 그의 머리를 스쳤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를 믿는자는 나의 하는일을 저도 할 것이요. 또한 이보다 큰 일을 하리니 이는 내가 아버지께로 감이니라 너희가 내 이름으로 무엇을 구하면 내가 시행하리니 이는 아버지로 하여금 아들을 인하여 영광을 얻으시게 하려 함이라" (요14:12-13)

기도한 후 다시 수술을 시작했다. 마비될 정도로 지쳐 있었지만 놀라운 힘이 그의 손을 받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수술은 대성공이었다. 세계 최고의 외과의사로서의 성공은 그의 어머니의 기도와 그의 기도가 만든 걸작품이었다. 그는 의대생 시절의 벅찬 공부도 기도로 이겨냈다. 공부하는 과정에서도 하나님의 기적을 수없이 체험했다. 그의 어머니도 그를 키우면서 하나님을 의지할 수 밖에 없었고 자신도 역시 매 순간 기도를 앞세우지 않으면 안되는 삶을 살았다. 기도를 요구하시는 이유는 우리의 한계 때문이기도 하지만 하나님이 하고 계심을 나타내시기 위해서이다. 가장 위대한 인생은 하나님을 나타내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