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입양 가족들을 초청해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서로의 경험을 나눔으로 정체성 혼란을 겪을 수 있는 한인 입양아들을 돕고, 입양 부모들을 네트워크 해주는 '입양아 가족 축제'가 지난 4일(토)부터 5일(주일)까지 베다니장로교회(담임 최병호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번 축제의 강사로는 캘리포니아 웨스트엘에이한인교회 장로이자 한국입양홍보회 (MPAK) 창립자인 스티브 모리슨 장로가 나섰다. 10년 전 처음으로 열렸던 제 1회 입양아 가족 축제에 강사로 흔쾌히 발걸음 했던 스티브 모리슨 장로는 다시 선 이 자리에서, 다섯 살에 고아가 되어 온갖 고생을 겪다가, 14살에 미국으로 입양돼 현재 우주과학 관련 회사 'The Aerospace Corporation'의 프로젝트 엔지니어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풀어내며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후 스티브 모리슨 장로는 입양 가족들과 허심탄회한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입양의 실제와 입양을 통해 얻는 어려움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물처럼 주어지는 입양아들을 통한 기쁨과 보람 등을 나누며 서로 배우고 격려하며 보듬는 시간을 만들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입양아 가족 축제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지난 10년간 참 많은 보람과 감동을 느꼈다. 특별히, 입양은 숨겨야 할 것이 아니고 고아와 과부를 섬기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라는 인식의 변화를 이끌게 되어 기쁘다"는 최병호 목사는 "18년 전, 펜실베니아에서 부터 이 사역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쇼핑몰을 다니다 한인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백인들을 많이 봤어요. 감사한 마음에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잔치를 베풀고 선물을 나누었어요. 그런데 단순히 식사로만 그쳐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발전시켜 나가게 된 것이 18년을 오게 됐네요."

최병호 목사는 매년 가수, 교수, 과학자 등 입양 후 성공한 이들을 게스트로 초청해 생생한 간증을 나누게 함으로 입양아들에게 꿈을 심었다. 또 각 가정을 네트워킹 해 입양 자녀를 양육하며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나누고 멘토링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들 입양아 가족의 부모들은 대다수가 교사나 경찰 등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인물들로 '입양아 가족 축제'는 지역 사회 내 한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데도 도움이 됐다.

"이중언어 인재가 부족해 한국 문화를 꾸준히 교육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최병호 목사는 올 여름부터 한국학교 내 특별반을 만들어 한국문화를 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별반은 이중언어 가능자로 이들의 감정과 언어를 고려해 한국문화를 잘 전달할 수 있는 교사가 진행하게 되며 어린이반과 성인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10년간 감동적인 모습도 많았다. 금발을 가진 건강한 자녀들을 두고도 시각장애인이거나 언청이인 아이들을 입양한 가족들이 그 아이를 위해 발걸음하는 모습, 사춘기로 방황하는 자녀를 걱정하며 관계를 회복해 보고자 눈물 흘리는 목회자 부모의 모습, 한국에 있는 생모에게 편지를 보내는 아들을 위해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해 줄 수 있겠냐며 찾아온 부모의 모습 등은 진한 감동으로 남는다.

최병호 목사는 "타 커뮤니티에는 이런 행사가 없어 문의해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한국 입양아를 가진 가족들이 이런 점을 굉장히 자랑스러워 한다. 이 행사를 목회자들에게 계속해서 소개해 왔는데 지금은 이런 행사를 하는 교회들이 많이 늘어나 기쁘다. 입양아 가족 축제는 지역사회는 물론이고 신앙을 위해서도 굉장히 뜻 깊은 일이다. 더 많은 교회들이 동참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