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겨울철 감기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이가 적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기를 단순한 질병 혹은 쉬면 저절로 낫는 병으로 가볍게 생각한다.

하지만 감기 증상이 악화되면 기관지염을 비롯한 폐렴, 축농증, 중이염 등 다양한 합병증이 올 수 있기에 제때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감기에 대한 증상별 처방을 연구해 한방으로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곳이 있어 화제다. 한방에서의 감기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 새빛한의원 이은숙 원장에게 들어봤다.

■ 감기의 원인= 일반적으로 감기의 원인은 다양한 바이러스 침투에 있다. 이 바이러스가 체내 번식하면서 빠른 속도로 변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백신을 그때 마다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방에서도 기전은 비슷하다. 인체가 몸 안에 들어온 나쁜 기운을 이겨낼 힘이 부족할 때 감기에 걸린다. 정기가 튼튼하면 당연히 사기가 들어올 엄두도 못 낸다. 체질이 원래 약한 경우는 물론 평소에 건강해도 일순간의 피로나 과로 혹은 신경을 많이 쓰거나 스트레스에 노출된 경우, 체했을 때 등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에는 나쁜 기운으로 인해 쉽게 감기에 걸린다.

찬 기운이 목이나 등의 인체 깊숙한 곳으로 침투하지 못하게 체표에서 정기와 싸우는데 이때 나타나는 증상이 바로 오한, 발열,인후통, 전신근육통 등이다. 환절기에 찬 기운으로 목이나 등이 오싹해지면 감기가 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찬 기운’을 ‘사기(邪氣)’라 하는데, 열을 동반한 ‘풍열사(風熱邪)’, 오한이 함께 하는 ‘풍한사(風寒邪)’로 나뉜다.

또한 감기가 급하게 진행되는 ‘실증’인지 혹은 감기가 왔는지도 모르게 서서히 진행하는 ‘허증’인지에 따라 그 진단과 처방이 달라진다.

■ 감기의 한방적 치료= 양약에서 콧물 약으로 쓰이는 항히스타민 성분은 현기증, 졸음, 권태감, 나른함 등을 유발한다. 해열제, 소염제를 복용하면 경우에 따라 신경이 예민해지고 위장장애가 올 수 있다.

따라서 감기약을 5일 이상 장기간 혹은 권장량 이상 다량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일시적 복용은 가능하나,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도록 권장한다.

감기의 가장 흔한 증상은 기침을 비롯해 콧물과 인후통이지만, 때로전형적인 증상 없이 발열, 두통, 근육통만 나타나거나 한두 가지 증상만 보이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양상들이 다른 중증 질환의 초기 증상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특히 결핵의 초기 증상은 기침에 가래, 신경과민, 피로감, 미열을 동반한다. 천식 또한 천명(가래가 끼어 목에서 나는 소리), 호흡곤란,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알레르기성 비염도 재채기, 콧물 등 증상이 나타나 항상 감기에 걸린 것처럼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며칠간 계속되면 전문의와 상의하는 게 좋다.

개개인의 감기 유형이 다른 만큼 일률적으로 동일한 약을 먹고 좋아지기란 힘들다. 새빛한의원 이은숙 원장은 단순 증상이 아닌 원인 치료를 목적으로 7~8가지 증상들을 세분화하여 처방한다. 콧물, 재채기, 근육통 등을 동반한 콧물 감기는 목소리가 깊이 잠기면서 나른해지는데, 보통 소청룡탕을 주 처방으로 해서 개인의 증상에 따라 약재를 가감해 처방한다.

열이나 콧물 없이 팔이나 다리 관절이 몹시 아픈 몸살엔 구미강활탕을, 몸에 열이 나거나 열이 없어도 목 주변 통증이 심한 편도선염, 인후부염증이 동반되고 오한과 두통, 전신관절통이 두드러진 목 감기엔 은교산을 각각 주 처방으로 한다.

또한 콧물과 열은 없으면서 기침만 심하게 할 때는 지수산과 사삼맥문동탕을, 오한 감기엔 갈근탕을 기본으로 환자의 체질에 맞게 약재들을 가감한다.

감기엔 가벼운 운동으로 무거워진 몸을 푸는 것이 좋으며, 따뜻한 생강차로 차가워진 몸을 살짝 데워주는 것도 생활의 지혜다. 생강은 감기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혈중 콜레스테롤의 상승을 강력히 억제하며 혈액순환뿐 아니라 속이 매스꺼워 구토감이 있을 때에 대단히 좋다.

환자들 입장에선 가뜩이나 요즘 같은 불경기에 진료비 부담 때문에 병원에 가길 꺼린다. 하지만 한방 치료제는 20~30불로 저렴하게 처방 받을 수 있으므로 감기 기운이 있을 경우 가급적 빨리 내원해 상담받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