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반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도넛가게로 향한다. 1년에 딱 세 번. 초하루, 추수감사절, 성탄절을 제외한 나머지 362일은 도넛 나눠주는 일로 하루를 연다. 이젠 그에게 일상이 되어버린 ‘도넛 선교’ 덕에 매일 2백여명의 흑인, 라티노 등 여러 인종의 인근 노숙자들이 살아간다. 그들에게 도넛은 간식을 넘어, 삶을 지탱케 하는 ‘양식’이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단지 눈에 보이는 ‘양식’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늘 양식’을 추구하는 고상한 인생으로의 변화를 맛보기 시작한다. 샌버나디노에 위치한 울타리선교교회 이용범 목사와 그를 찾아오는 노숙자들의 이야기다.
이용범 목사는 한국서 건국대학교 행정학 학·석사를 졸업하고 감리교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감리교 총회 파송 선교사로 말레이시아에서 7년간 현지 한인교회를 맡아 목회했다.
한때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한 경력을 지닌 이 목사는, 언뜻 보기에도 ‘선생’ 스타일의 분위기를 풍긴다. 검은 뿔테 안경이 그러하고, 딱 맞아 떨어지는 조근조근한 말투가 이를 증명한다. 한동안 교사로 봉직하다 어느 교회 부흥회에서 성령의 불을 받아 뒤늦게 목사가 됐다. 그러니 신학교 시절은 물론 말레이시아 선교사로 활동할 당시에도 지역 선교사들 중에서 나이로 치자면 단연 고참이었다. 그전까지 뿔뿔히 흩어져 있던 지역 선교사들이 그 덕분에 서로 뭉치고 단합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했다.
안식년을 맞아 미국에 온 건 5년 전. LA에서 노숙자들의 대모로 불리우는 나주옥 목사(울타리선교회)가 그의 처형(아내 나순옥 씨의 언니)이다. 식구들 중 가장 처음 도미한 나 목사에 이어, 둘째 동생 나하나 선교사가 언니를 도와 노숙자 선교에 가세했고, 이제 셋째 동생인 나순옥 씨 가정까지 더해 세를 불린 형국이다. 어찌 보면, 울타리 선교회는 그야말로 진정한 ‘가족 공동체’인 셈이다. 세 자매는 물론 나순옥 씨와 그의 남편 이용범 목사, 그리고 그의 딸들과 사위까지 온 가족이 이 사역에 매달린다.
이 목사는 처음 1년간은 나 목사를 도와 LA에서 도넛을 나눠주고 도넛 박스를 옮기는 등 궂은 일을 마다않고 여기저기 뛰어다녔다. 그러다 4년 전부터는 남가주에서 노숙자들이 많기로 소문난 샌버나디노에 교회를 개척해 지금까지 ‘제2의 울타리선교교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오고 있다.
그에 따르면, ‘도넛 사역’은 웬만한 흑인교회나 미국교회는 엄두도 못 낸다고. 1천 여개 분량의 도넛을 매일같이 박스에 담고 나줘주는 이 일은 체력 소모가 엄청나 근성있는 한국인들이라야 가능한 일이다. “처형(나주옥 목사)은 10년, 저는 4년째 이 사역을 하고 있는데 도넛 가게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이 오히려 놀라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번 정확한 시각에 오니까 말이에요.”
14일 정오. 이곳을 찾은 흑인, 라티노 노숙자 50-60여명이 구원의 감격에 못이겨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다. 물론 개중엔 점심 때 무료로 나눠주는 급식을 받아먹으려고 예배당 좌석만 차지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매주 고기 반찬이 나오기에 인근 노숙자들에겐 한창 인기다. 한 달에 한 번은 흑인들이 굉장히 좋아한다는 메기로 만든 ‘피쉬 튀김’이 나온다. 몇년째 이어지는 경기침체로 인해 이곳 샌버나디노엔 한 집 걸러 한 집이 빈 집이다. 집세를 내지못해 쫓겨난 가정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러니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하는 극빈층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는 추세. 그래서일까. 최근엔 샌버나디노시에서 그의 노숙자 사역 공로를 인정해 푸드뱅크를 연결해 주기도 했다. 하지만 공짜 밥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법. 아무리 집 잃고 가족 잃은 노숙자라지만 예배를 드리는 이에게만 점심 먹을 권리가 주어진다. 이날 메뉴는 소시지 덮밥.
연신 불에 달궈진 후라이팬을 흔들어대며 벌건 소시지를 볶아내는 나순옥 씨는 고된 작업에도 불평 한마디 없이 금새 한상 뚝딱 차려낸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주 이런 작업을 반복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텐데…. 고생으로 흰 머리카락이 느는 건 아내만이 아니다. 남편 이 목사도 매일같이 박스에 도넛을 담고 나눠주는 일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고왔던 손가락이 비뚤어지고 퉁퉁 불었다. 그럼에도 이들 부부는 앞으로도 계속 노숙자들에게 ‘육적’ 양식과 ‘영적’ 양식을 나눠주는 재미로 살겠다는 심산이다.
행정을 전공한 학자 스타일에 교육계에 몸담은 바 있는 이 목사는 특유의 달란트를 살려 이제 인근 지역주민들을 위한 교육 서비스도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쓰고 있는 교회 바로 옆 건물을 사용해 ‘애프터 스쿨’ 형식의 교육의 장을 마련해 학생들에게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주소: 1298 N. D St. San Bernardino, CA 92405 전화: 213- 595-7074
이용범 목사는 한국서 건국대학교 행정학 학·석사를 졸업하고 감리교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감리교 총회 파송 선교사로 말레이시아에서 7년간 현지 한인교회를 맡아 목회했다.
한때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한 경력을 지닌 이 목사는, 언뜻 보기에도 ‘선생’ 스타일의 분위기를 풍긴다. 검은 뿔테 안경이 그러하고, 딱 맞아 떨어지는 조근조근한 말투가 이를 증명한다. 한동안 교사로 봉직하다 어느 교회 부흥회에서 성령의 불을 받아 뒤늦게 목사가 됐다. 그러니 신학교 시절은 물론 말레이시아 선교사로 활동할 당시에도 지역 선교사들 중에서 나이로 치자면 단연 고참이었다. 그전까지 뿔뿔히 흩어져 있던 지역 선교사들이 그 덕분에 서로 뭉치고 단합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했다.
안식년을 맞아 미국에 온 건 5년 전. LA에서 노숙자들의 대모로 불리우는 나주옥 목사(울타리선교회)가 그의 처형(아내 나순옥 씨의 언니)이다. 식구들 중 가장 처음 도미한 나 목사에 이어, 둘째 동생 나하나 선교사가 언니를 도와 노숙자 선교에 가세했고, 이제 셋째 동생인 나순옥 씨 가정까지 더해 세를 불린 형국이다. 어찌 보면, 울타리 선교회는 그야말로 진정한 ‘가족 공동체’인 셈이다. 세 자매는 물론 나순옥 씨와 그의 남편 이용범 목사, 그리고 그의 딸들과 사위까지 온 가족이 이 사역에 매달린다.
이 목사는 처음 1년간은 나 목사를 도와 LA에서 도넛을 나눠주고 도넛 박스를 옮기는 등 궂은 일을 마다않고 여기저기 뛰어다녔다. 그러다 4년 전부터는 남가주에서 노숙자들이 많기로 소문난 샌버나디노에 교회를 개척해 지금까지 ‘제2의 울타리선교교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오고 있다.
그에 따르면, ‘도넛 사역’은 웬만한 흑인교회나 미국교회는 엄두도 못 낸다고. 1천 여개 분량의 도넛을 매일같이 박스에 담고 나줘주는 이 일은 체력 소모가 엄청나 근성있는 한국인들이라야 가능한 일이다. “처형(나주옥 목사)은 10년, 저는 4년째 이 사역을 하고 있는데 도넛 가게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이 오히려 놀라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번 정확한 시각에 오니까 말이에요.”
14일 정오. 이곳을 찾은 흑인, 라티노 노숙자 50-60여명이 구원의 감격에 못이겨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다. 물론 개중엔 점심 때 무료로 나눠주는 급식을 받아먹으려고 예배당 좌석만 차지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매주 고기 반찬이 나오기에 인근 노숙자들에겐 한창 인기다. 한 달에 한 번은 흑인들이 굉장히 좋아한다는 메기로 만든 ‘피쉬 튀김’이 나온다. 몇년째 이어지는 경기침체로 인해 이곳 샌버나디노엔 한 집 걸러 한 집이 빈 집이다. 집세를 내지못해 쫓겨난 가정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러니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하는 극빈층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는 추세. 그래서일까. 최근엔 샌버나디노시에서 그의 노숙자 사역 공로를 인정해 푸드뱅크를 연결해 주기도 했다. 하지만 공짜 밥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법. 아무리 집 잃고 가족 잃은 노숙자라지만 예배를 드리는 이에게만 점심 먹을 권리가 주어진다. 이날 메뉴는 소시지 덮밥.
연신 불에 달궈진 후라이팬을 흔들어대며 벌건 소시지를 볶아내는 나순옥 씨는 고된 작업에도 불평 한마디 없이 금새 한상 뚝딱 차려낸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주 이런 작업을 반복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텐데…. 고생으로 흰 머리카락이 느는 건 아내만이 아니다. 남편 이 목사도 매일같이 박스에 도넛을 담고 나눠주는 일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고왔던 손가락이 비뚤어지고 퉁퉁 불었다. 그럼에도 이들 부부는 앞으로도 계속 노숙자들에게 ‘육적’ 양식과 ‘영적’ 양식을 나눠주는 재미로 살겠다는 심산이다.
행정을 전공한 학자 스타일에 교육계에 몸담은 바 있는 이 목사는 특유의 달란트를 살려 이제 인근 지역주민들을 위한 교육 서비스도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쓰고 있는 교회 바로 옆 건물을 사용해 ‘애프터 스쿨’ 형식의 교육의 장을 마련해 학생들에게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주소: 1298 N. D St. San Bernardino, CA 92405 전화: 213- 595-7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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