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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한 말인지는 몰라도 “여자는 거울과 같이 살고 남자는 지갑과 같이 산다”는 말을 살아가면서 실감한다.
이웃에 사는 정 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었다. 그는 도민회에 부부가 같이 가게 됐다. 본인이 사회를 볼 예정이라 남보다 좀 일찍 가야 해서 아침부터 아내에게 서두르도록 일러 두었다고 한다. 떠날 시간이 임박해 자동차 엔진을 켜 놓고 빨리 나오라고 큰 소리로 역정을 내자 화가 난 아내가 차에 오르면서 원망이 터져 나왔다는 것이다.
“나도 어제 늦게까지 일하고 주말에 좀 쉬고 싶은데 무슨 도민회고 사회고 하며 나를 볶느냐”는 불평이었다.
그 말에 화가 난 정 씨가 “내가 며칠 전부터 미리 말했고 외로운 이민 생활에 옛 친구를 만나 회포를 풀 수 있는 것이 뭣이 잘못이야” 하자, 아내는 “누가 잘못이라고 했어? 힘들게 일하는 아내를 생각해서 혼자 가든지, 아니면 여자는 시간이 걸리는 것을 알아서 기다려야지. 그렇게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르니 내가 무슨 기분으로 가겠어”라고 했다.
혈압이 오를대로 오른 정 씨는, 운전대를 확 틀어 집으로 돌아와 본격적인 부부 싸움 태세로 들어갔다. 그리고 며칠간 서로 말을 안했다고 한다.
여자는 예쁘게 보이려는 본성이 남자보다 강하고 특히 사람이 많이모인 곳에 갈 때는 더 신경을 쓴다. 거울 앞에서 머리를 만지고 화장품을 몇 겹으로 바르고 긴 눈썹을 붙이고 귀에 걸고 목에 걸고 손목에 채우고 또 그 모임에 맞는 옷을 찾아 입고 향수를 뿌리고 옷에 맞는 신을 골라 신는다.
그리고 또 한 번 거울에 앞뒤를 비춰보기 때문에 외출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것을 이해해 주는 것이 정상이다.
어디나 미인이 섞이면 그 분위기는 부드럽고 웃음이 넘치는 것이 사실이다. 들리는 말에는 뒷간이 변소로 바뀌고 거울이 나오면서 여자를 위해 화장실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반면, 남자의 특징은 여자보다 적극적이고 베푸는 면이 있다는 것이다. 베푸는 상징은 바로 지갑이다.
몇 주 전에 친지들의 모임에서 저녁 때가 되자 성이 김 씨인 한 친구가 “오늘 저녁은 내가 쏜다”고 하자 “야! 김 사장 괜찮다” 하고 큰 함성이 터졌다.
사실 김 씨는 그가 속한 기관에서 행사가 있으면 성의껏 기부한다. 그러니 그가 가는 곳마다 친구가 많고 또한 존경을 받는다. 자신도 넉넉하지 않지만 지갑을 열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돈을 잘 버는 사람보다 잘 쓸 줄 아는 사람, 돈을 얼마나 가졌느냐보다는 얼마나 잘 쓰느냐가 그 사람의 평가 기준이다.
근래는 지갑의 용도가 달라진다. 그 안에는 돈만 있는 것이 아니고 별것이 다 들어 있다. 자동차 운전면허증, 자동차 보험증, 신용카드 외에 각종 회원증, 명함 등을 넣어서 다니다 보니 지갑은 터질 지경이다.
나는 지갑이 없어서 망신당한 일이 몇번 있으나 여기선 두가지만 털어 놓으리라.
어느 날 한국에서 손님이 오셔서 관련이 있는 분들께 연락해 한 식당으로 불러냈다. 가격은 보지 말고 맛있는 것을 시키라고 큰소리를 쳐서 음식이 푸짐하게 나왔다.
늦도록 옛 친구들의 근황과 한국의 상황을 들으며 흥분하다 일어날 시간이 되었다. 계산서를 들고 계산대에 가서 지갑을 찾았으나 이것이 웬일인가! 지갑이 없었다. 할 수 없이 한 친구를 불러 도움을 청해서 그의 신용카드로 긁었다.
또 한번은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오니 현관문에 ‘Final Notice’라고 적힌 우체국 쪽지가 붙어 있었다. 한국에서 온 소포였는데 이것이 나를 급하게 만들었다. 한국으로 되돌아가면 어떻게 하나 싶어 한 시간이라도 빨리 우체국으로 달려가 내 차례를 기다렸다.
내 차례가 되어 직원에게 쪽지를 보여주자 내 신분증을 보자고 한다. 그래서 지갑을 찾았으나 없었다. 몇 번이고 뒤지고 또 뒤졌지만 지갑이 안 나와 염치를 무릅쓰고 직원에게 사정했다. 내가 본인이 틀림없다고. 그러나 결국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본인인 것을 확인하기 전에는 줄 수 없다며 상자를 안으로 들여놓고 다른 손님을 받는다.
나는 돌아오면서 얼마나 나 자신을 미워했는지 모른다. ‘어떻게 운전을 하면서 면허증도 없이, 그리고 우편물을 찾으러 오면서 지갑도 안 챙기고 올 수 있나?’
여자는 거울을 자주 보고 흩어진 곳을 고치며 아름다움을 계속 지니고 남자들은 지갑을 지참해서 필요할 때 쓰면서 나처럼 망신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이웃에 사는 정 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었다. 그는 도민회에 부부가 같이 가게 됐다. 본인이 사회를 볼 예정이라 남보다 좀 일찍 가야 해서 아침부터 아내에게 서두르도록 일러 두었다고 한다. 떠날 시간이 임박해 자동차 엔진을 켜 놓고 빨리 나오라고 큰 소리로 역정을 내자 화가 난 아내가 차에 오르면서 원망이 터져 나왔다는 것이다.
“나도 어제 늦게까지 일하고 주말에 좀 쉬고 싶은데 무슨 도민회고 사회고 하며 나를 볶느냐”는 불평이었다.
그 말에 화가 난 정 씨가 “내가 며칠 전부터 미리 말했고 외로운 이민 생활에 옛 친구를 만나 회포를 풀 수 있는 것이 뭣이 잘못이야” 하자, 아내는 “누가 잘못이라고 했어? 힘들게 일하는 아내를 생각해서 혼자 가든지, 아니면 여자는 시간이 걸리는 것을 알아서 기다려야지. 그렇게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르니 내가 무슨 기분으로 가겠어”라고 했다.
혈압이 오를대로 오른 정 씨는, 운전대를 확 틀어 집으로 돌아와 본격적인 부부 싸움 태세로 들어갔다. 그리고 며칠간 서로 말을 안했다고 한다.
여자는 예쁘게 보이려는 본성이 남자보다 강하고 특히 사람이 많이모인 곳에 갈 때는 더 신경을 쓴다. 거울 앞에서 머리를 만지고 화장품을 몇 겹으로 바르고 긴 눈썹을 붙이고 귀에 걸고 목에 걸고 손목에 채우고 또 그 모임에 맞는 옷을 찾아 입고 향수를 뿌리고 옷에 맞는 신을 골라 신는다.
그리고 또 한 번 거울에 앞뒤를 비춰보기 때문에 외출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것을 이해해 주는 것이 정상이다.
어디나 미인이 섞이면 그 분위기는 부드럽고 웃음이 넘치는 것이 사실이다. 들리는 말에는 뒷간이 변소로 바뀌고 거울이 나오면서 여자를 위해 화장실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반면, 남자의 특징은 여자보다 적극적이고 베푸는 면이 있다는 것이다. 베푸는 상징은 바로 지갑이다.
몇 주 전에 친지들의 모임에서 저녁 때가 되자 성이 김 씨인 한 친구가 “오늘 저녁은 내가 쏜다”고 하자 “야! 김 사장 괜찮다” 하고 큰 함성이 터졌다.
사실 김 씨는 그가 속한 기관에서 행사가 있으면 성의껏 기부한다. 그러니 그가 가는 곳마다 친구가 많고 또한 존경을 받는다. 자신도 넉넉하지 않지만 지갑을 열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돈을 잘 버는 사람보다 잘 쓸 줄 아는 사람, 돈을 얼마나 가졌느냐보다는 얼마나 잘 쓰느냐가 그 사람의 평가 기준이다.
근래는 지갑의 용도가 달라진다. 그 안에는 돈만 있는 것이 아니고 별것이 다 들어 있다. 자동차 운전면허증, 자동차 보험증, 신용카드 외에 각종 회원증, 명함 등을 넣어서 다니다 보니 지갑은 터질 지경이다.
나는 지갑이 없어서 망신당한 일이 몇번 있으나 여기선 두가지만 털어 놓으리라.
어느 날 한국에서 손님이 오셔서 관련이 있는 분들께 연락해 한 식당으로 불러냈다. 가격은 보지 말고 맛있는 것을 시키라고 큰소리를 쳐서 음식이 푸짐하게 나왔다.
늦도록 옛 친구들의 근황과 한국의 상황을 들으며 흥분하다 일어날 시간이 되었다. 계산서를 들고 계산대에 가서 지갑을 찾았으나 이것이 웬일인가! 지갑이 없었다. 할 수 없이 한 친구를 불러 도움을 청해서 그의 신용카드로 긁었다.
또 한번은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오니 현관문에 ‘Final Notice’라고 적힌 우체국 쪽지가 붙어 있었다. 한국에서 온 소포였는데 이것이 나를 급하게 만들었다. 한국으로 되돌아가면 어떻게 하나 싶어 한 시간이라도 빨리 우체국으로 달려가 내 차례를 기다렸다.
내 차례가 되어 직원에게 쪽지를 보여주자 내 신분증을 보자고 한다. 그래서 지갑을 찾았으나 없었다. 몇 번이고 뒤지고 또 뒤졌지만 지갑이 안 나와 염치를 무릅쓰고 직원에게 사정했다. 내가 본인이 틀림없다고. 그러나 결국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본인인 것을 확인하기 전에는 줄 수 없다며 상자를 안으로 들여놓고 다른 손님을 받는다.
나는 돌아오면서 얼마나 나 자신을 미워했는지 모른다. ‘어떻게 운전을 하면서 면허증도 없이, 그리고 우편물을 찾으러 오면서 지갑도 안 챙기고 올 수 있나?’
여자는 거울을 자주 보고 흩어진 곳을 고치며 아름다움을 계속 지니고 남자들은 지갑을 지참해서 필요할 때 쓰면서 나처럼 망신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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