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목사에서 담임 목사가 된 소감을 물으니, 아직 실감 못 하는 눈치다. 최근 라 푸엔테에 위치한 하나로커뮤니티교회 담임 목사에 새롭게 취임한 양성필 목사를 그의 목회실에서 만났다. 언뜻 보기에도 얼떨떨한지 현장에 적응하느라 한창 바쁜 와중에 있는 듯 했다.

한국서 장로회신학대학을 졸업하고 목회의 길로 접어든 그는 불과 5년전까지만 해도 한국에 있었다. 분당 평촌교회에서 교육 목사로 재직하면서 찬양인도자로 섬기기도 했고, 미국에 건너온 뒤 베델한인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했다.

올해 나이 41세. 한때 교인수 1천명에 육박하던 하나로커뮤니티교회란 배의 선장 역할을 하기엔 비교적 젊은 편이다. 근황을 물으니 (취임 이후) 제일 먼저 기도회부터 했단다. 전임 목사에 이은 목회 리더십 교체에 따라 교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서다.

이렇게 그는 기도로 정비를 하고, 9월부턴 제자훈련에 돌입할 태세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41세. 남가주에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굉장히 젊은 나이다.

"그런가요.(웃음) 세계비전교회에 최근 취임한 김영빈 목사도 실은 저와 동갑이에요."

- 젊으니까, 나름대로 비전이 많겠다

"아무래도 저 나름대로 꿈꾸는, 이상적인 교회의 컬러를 추구하게 될 것 같습니다. 예전 평촌교회에서 찬양인도자로 섬겼을 때 제가 작사한 곡도 있을 정도로, 찬양에 비중을 두는 편이죠. 찬양을 통해 예배에 활력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이구요. 목회의 비전이란 다른 게 아니라 성도들이 바로 서는 것인데, 찬양과 말씀이 역동적으로 어우러진 예배를 통해 성도들이 하나님과 건강한 관계를 갖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 추구하는 예배의 컨셉이 따로 있나.

"열린예배나 구도자 예배 등 이런 컨셉을 따로 두진 않습니다. 넥타이 풀고 복음성가 많이 부른다고 열린 예배고 찬송가 많이 부른다고 닫힌 예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예배를 통해 성령이 춤추시는 교회가 바른 교회, 역동적인 교회가 아닐까요. 사회자가 가운을 입고 안 입고의 문제를 떠나, 예배 중심의 회복에 역점을 두려 합니다."

- 담임 목사가 된 후 뭐가 달라졌나.

"전체적으로 보는 눈이 생기더라구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는데, 일단 책임감이 생기니 하나부터 열까지 관여하게 되는 점도 달라진 점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이민교회 특성상 2세들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 거 같습니다. 대학교 들어가면서 부모를 떠나 타지로 가는 2세들과의 컨넥션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겠다 싶어서 이번에 1년에 한 번은 그들과 단기선교를 가기로 약속했어요. 현재 중국과 한국을 염두에 두고 있어요.

어떤 목사님이 그러시더라구요. 건강한 교회는 목사 없이도 문제 없이 잘 돌아가는 교회라고. 그런 의미에서 소그룹을 튼튼하게 세워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민교회가 아픔이 많은데, 건강하고 강력한 평신도 소그룹을 통해 영적인,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존경받는 장로·권사·집사님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담임 목사가 된 후) 24시간이 많이 달라졌나.

"부임하자 마자 심방을 시작했고, 현재 새벽예배서부터 금요기도회, 목자훈련, 제자훈련, 주일예배 1·2·3부 다 제가 하고 있어요. 한 주의 스케쥴이 예배만 10-12회 정도 되는데, 부목사 시절에 비해 가르치는 시간이 10배 이상 늘어난 셈이죠.

부교역자가 있긴 하지만, 심방도 아무래도 처음이고 하니까 직접 해야겠다 싶어 시작했는데 이제 2/3 정도 됐어요. 아무래도 저녁에 퇴근하시는 분이 많아서 심방 끝나면 밤 10시반이 되죠."

- 장기적인 기도 제목이 있나.

"2세들을 위한 교회를 만들 계획입니다. EM 교회를 위한 시니어 패스터를 모셔서 1세의 영성과 헌신을 배우게끔 하려 합니다. 지금까지 봐온 케이스들 가운데 나성영락교회가 2세들을 세워주고 서포트하는 면에 있어서 모범적으로 잘 해 온 것 같구요. 저도 장기적으론 이런 EM 교회를 꿈꾸고 있지요. 또 평생의 목회 비전이라고 한다면, 너무 거창하지 않은가 싶기도 한데, 100명의 선교사를 파송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어요.

이건 여담인데, 제 이름이 양성필이잖아요. 한자로 도울 필(弼)자를 쓰는데, 활 궁자 두 개 사이에 백 자가 있어요. 나름대로 제 이름에 대한 해석을 해 보는 거죠.

이게 100명의 성도를 섬긴다는 뜻도 되지만, 100명의 선교사를 세운다는 비전과도 통하죠. 흔히 100명의 선교사를 세울려면 대형교회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 오해하기 쉬운데, 중형교회라도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현재 우리교회도 3명의 풀타임 선교사들을 후원하고 있구요. 참고로 우리교회가 속한 CRC 교단이 선교에 강한 교단입니다. 선교사를 파송하고 리더들을 세우는 일에 참 강하죠. 성도들 자체도 선교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있구요."

- 네,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