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에서는 골퍼(Golfer)들에게 다음과 같이 회자(膾炙)되는 말이 있다.

티-타임(Tee Time)을 함께 예약할 동료 네 사람이 있는가?

보통 조국에서 골프를 한번 치려면 적어도 네 사람이 있어야 골프장 부킹이 된다. 골프를 치려는 골퍼들의 수요는 많고 땅덩어리 작은 조국의 골프장 공급은 적기 때문이란다. 단 둘이서 골프를 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그래서 골프회원권 프레미엄이 수천만원씩 호가(呼價)하는 사회인 것이다.

누구나의 삶에는 언제나 예기치 않는 상황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에, 만일 Tee Time을 약속한 동료중에 급한상황이 발생해서 참석을 하지 못하게 되면, 어렵사리 부킹한 골프장에서 세 사람이 골프를 치기 위해서는 긴급히 동서남북 어디에서든지 나머지 한 사람의 골퍼를 찾아 대령할 수 있어야 하고, 언제든지 누구에게서나 긴급요청을 받아 골프를 치러 갈 준비된 사람으로 인정받는 동료가 되어야 조국에서는 그 인생이 살아남고 성공할 수 있다고….

변화무쌍한 인생의 항로에 함께 할 수 있는 네 사람 있는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신이 선택되고 동료들에게 인정된 사람인가? 를 빗대어 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버젓이 허장성세(虛張聲勢)하는 자들이 처처에 발호(跋扈)하며, 풍진세월(風塵歲月)을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는 자들이 주변에 가득한 요즘같은 허접한 세상에서,…

“꽃잎은 겨우 한 계절을 살면서도
세상에 죄 지은 일 하나 없는 양
언제 보아도 해맑게 웃는 얼굴이다.
잠시 살다가 총총 사라지는
가난한 목숨의 저리도 환한 미소
마음 하나 텅 비워 살면
나의 생에도 꽃잎의 미소가 피려나”

“사랑하는 목사님 내외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문득 떠오르는 싯귀가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목사님만의 특유한 미소 잊지 마시고 목사님, 사모님 힘내시오. 화이팅!!!!!!!!!!!!!”

진로변화(進路變化)에 적절하게 대응할 기회를 찾기 위해, 먼 길 멘토를 찾아 나섰다가 집에 돌아와 보니 위와 같은 위로의 편지가 먼저 와 있었다.

조국과 세상 원근각처에 수십년 지기 죽마고우(竹馬故友, Friends)들이 있어 언제나 힘이 나고, 이민사회에서 신의(信義)로 언제나 버팀목이 되어 주시는 선배(先輩, Senior)들, 지역교계(敎界)에서 일천(日淺)한 후배의 목회시작때부터 십수년을 지켜보시며, 지금까지 신뢰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멘토(Mentor)들, 삶의 뼈 속 깊은 온갖 풍상과 속트림을 함께하며 따뜻하게 나눌 수 있는 동료(Co-worker)들 등등 함께 할 수 있는 네 사람이 동서남북 도처에 자리하고 있고, 인생의 고비고비마다 나보다 강한 모습으로 인내하는 사랑스런 아내(Wife)가 곁에 있어 오히려 감사할 뿐이다.

이들 모두 비록 골퍼(Golfer)들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또 다시 진로변경을 해야 할 시기가 닥쳐왔을 때, 곁에서 격려와 기도를 아끼지 않는 분들이다. 인생의 격랑(激浪)속에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 격려를 하고, 함께 해 주는 네 사람의 존재가 새삼 느껴지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 노규호 목사(뉴호라이즌커뮤니티교회 전도목사)